밥집에서 흔히 반찬으로 나오던 계란 프라이가 사라지고 있다. 빵집에서는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카스텔라를 못만들고 있다.
하루 평균 50여 명의 손님이 찾는다는 대전의 한 식당은 계란 프라이 서비스를 위해 하루 계란 두 판(30구 기준) 씩을 사뒀다.
하지만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계란 프라이를 반찬에서 뺄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비싼 건 둘째 치더라도 도매와 소매 매장 어디를 가도 계란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식당 주인은 “지금까지는 기존에 구매해놨던 계란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거의 소진되면서 앞으로 계란 프라이를 서비스로 드릴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계란 자체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손님들이 계란을 서비스로 안준다고 불평할까봐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여파로 시중에서 계란이 귀해지면서 서민과 영세업자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동네 빵집들도 계란을 구하지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계란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다 계란을 사려고 매일 아침 마트와 시장을 뛰어다니지만 하루 분량을 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전을 벗어나 인근 도시 시장과 마트까지 찾아가 계란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중구 선화동의 한 빵집 주인은 “과거에는 도매업자로부터 계란을 받아 사용했지만, 계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계란 공급이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계란을 구하기 위해 출근 전 지역 시장과 마트를 찾아다니지만 1인 구매량이 제한돼있어 하루 빵을 만들기 위한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며 “공주에 있는 시장이나 마트까지 찾아가 계란을 구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카스텔라는 재료의 90% 이상이 계란으로 만들어지는데, 계란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량을 반 이상 줄였다고.
기존 단골들이 꾸준히 찾아오면서 장사는 평균을 유지하고 있지만 계란 값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은 나빠졌다.
빵집 주인은 “계란 값이 2배 가까이 뛰었지만 빵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빵 가격을 올린다면 그나마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질까봐 할 수 없이 기존 가격으로 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계란 값이 계속 오르면 어쩔 수 없이 가게 운영을 위해 빵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 제빵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제빵회사는 최근 카스텔라 등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품목에 대해 생산을 중단했다.
일부 대형마트는 계란 수급이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지역 인근 대형마트에서는 텅 비어있는 계란 진열대를 보는 것이 흔한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