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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중, 신도시 이전 VS 현 위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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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중, 신도시 이전 VS 현 위치 고수
  • 안성원
  • 승인 2016.02.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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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대평중 부지 신설 이전 두고 동문들 찬·반 대립

세종시교육청이 금남면의 금호중을 3생활권 대평중(가칭) 부지로 이전 재배치 하는 내용을 행정예고한 가운데, 금호중 동문들이 찬·반으로 대립하면서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시교육청 계획에 찬성하고 있는 총동문회와 현 위치 유지를 고수하고 있는 ‘금남면 학교(금호중·금남초·감성초) 사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로 동문들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진 못했다. 양쪽의 주장은 무엇인지 <세종포스트>가 반대파 박재성 비대위 사무국장(29회)과 찬성파 임상수 총동문회장(21회)을 각각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대론 “현 위치에서 발전할 수 있는 방안 찾아야”


박 사무국장의 주장은 완고했다. 금호중이 현재 위치를 유지한 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것. 그 배경에는 학교 부지를 산하기관으로 활용하려는 교육청의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불신의 시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교육청은 3생활권 개발로 인접한 금호중의 학생 고갈을 우려해 신도시로의 이전을 추진한다고 한다. 비대위가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금호중은 마을 주민들이 65년 전 쌀 한말, 땅 한 평씩 기부해서 세운 학교다. 주민이 주인이다. 그런데 지금은 교육부 소유라면서 교육청이 자기들 필요에 따라 쓰려고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지금은 금호중만 거론되지만 추후 금남초, 감성초까지 같은 방법으로 폐교를 유도해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치 정해놓은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다.”


-금남초, 감성초 폐교 문제는 최교진 교육감이 공식적으로 사실 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여론이 반발하니까 잠시 무마시키기 위한 언론플레이고, 잠잠해지면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마을 원주민들에게는 고향을 상징하는 마음의 안식처가 이제 세 개 학교밖에 없다. 이걸 굳이 없앨 이유가 없다. 현 위치에서도 학군 변경 등 행정적 조치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교육청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 같다.
“신정균 전 교육감 때 90억 원을 들여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했다. 부지도 1만여 평으로 대평중 부지 1만 2000㎡(4000여 평)의 두 배가 넘는다. 주변에 산도 있어 친환경적인 농어촌특성화 학교로 기대가 컸다. 그런데 교육감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말을 바꾼 것이다.


또 최근 어진중으로 교명을 바꾸기로 한 성남중은 신도심 개발 당시 교명·학적 승계와 관련해 LH, 행복청, 교육청, 학교, 동문회 모두 합의했다. 그런데 새 입주민들이 사립학교 이미지가 강하다고 반대하니까 바뀌게 됐다. 교육청이 입주민들에게 교명을 승계하겠다는 서명을 70%이상 받고, 대평중 부지에 1만 8000㎡(6000여 평)을 추가로 보전하지 않는다면 동의할 수 없다. 이게 어렵다면 없던 일로 하고 현 위치를 유지하라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교육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찬성이 많았다. 그래서 동문들의 향수로 실수요자들의 권리가 침해받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찬성은 일부 주민들의 주장이다. 솔직히 아이들이 뭘 알겠나. 여론조사 대상도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들은 빠졌다. 공식적인 협의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를 빼고 법적 기구도 아닌 동문회의 의견으로 밀어붙이는 건 명분을 잃은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도 담을 수 있는 여론조사가 필요하고, 제대로 된 설명회도 열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바로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할 것이다. 현수막도 100여 곳을 추가해 여론을 확산시키고 교육청의 행정예고도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찬성론, “당장보다는 미래의 경쟁력 고민해야”


임 회장은 반대파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이전계획이 현 위치에서 금호중에게 닥칠 어두운 미래를 타개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만 찬성하는 동문들 사이에서도 교명 유지를 위한 법적인 담보의 필요성이 나오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전하게 되면 학교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신도시로 이전함으로써 학생 수가 많아지고 동문 후배들이 계속 배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금호중 학생 대부분이 대평리에 사는데 대평중이 생기면 도보로 갈 수 있는 학교를 두고 금호중까지 오려 하겠나. 이번 이전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학교 축소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부득이 이전을 결정했다. 이전 후 더욱 발전한 서대전고와 충남고 사례도 있다.”


-비대위는 여론수렴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법적 기구여서 총동문회 이사회 표결 때 운영위원장을 초청했다. 하지만 이전을 찬성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니까 자리를 떳다. 이후 접촉을 시도했는데 잘 안됐다. 동문회 입장에서는, 학부모, 교직원 모두 시간이 지나면 학교를 떠나게 되고, 결국 남는 건 동문들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중요 사안을 교직원과 학부모 의견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성남중의 사례를 들며 금호중의 교명도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금호중과 성남중은 차이가 많다. 성남중은 예전 사립학교 당시의 이미지가 상당히 안 좋았고, 신설 이후에도 사립이미지가 남아있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금호중은 폐교가 아니라 이전이기 때문에 교명을 다시 제정할 필요가 없고, 학적도 그대로 승계하게 돼 있다. 일말의 부담감도 있지만 주관기관인 교육청이 자신하니까 믿을 수밖에 없다.”


-비대위에서는 1만 8000㎡의 부지 등 교육여건이 열악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 주장대로 대평중 부지에 1만 8000㎡여 평을 추가한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그만큼 자산평가를 해 그 비용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혜택을 주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엔 반응도 없었다. 현 위치를 고수하기 위한 주장만 할 뿐이다.”


-앞으로 대응 방향은?
“이사회의 운영규칙에 따라 의결한 것이기 때문에 재의결 하거나 변경할 계획은 없다. 교육청도 구두로는 약속을 하고 있다. 다만 원로들도 교명승계를 보장하는 법적인 담보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교육청에게는 행정예고에 담긴 교명 및 기수승계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법적인 담보를 요구하려 한다. 동문회장으로서 이런 갈등 사태가 안타깝다. 잘 봉합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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