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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했던 주택시장, 잔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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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했던 주택시장, 잔치는 끝났다
  • 송영웅
  • 승인 2016.07.1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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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 2016년 주택시장 전망

 


공급과잉, 수요침체 ‘거래절벽’ 예고

대내외 경제여건도 악화 ‘연속 적신호’

강남재건축·세종시만 ‘국지적 강세’ 예상

 

지난해 반짝 호황을 누렸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올해도 온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단언할 순 없지만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7년간의 빙하기를 겪었던 것처럼 또 한 번 4~5년간의 ‘거래 절벽’ 시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


우선 지난해 유난히 심했던 주택 공급 과잉이 첫 번째 근거다. 작년 국내 인·허가를 받은 주택 수는 전년대비 50%(48.5%) 가량 늘어난 76만 5328가구로, 1977년 관련 통계치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일산, 분당 1기 신도시가 공급되던 1990년(75만378가구)의 기록도 훌쩍 뛰어 넘었다. 당시만 해도 베이비붐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주택 형태도 아파트로 바뀌던 시기여서 수요가 풍부했다. 정부가 통상적으로 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주택 수요는 넉넉히 잡아도 39만 가구 수준이다. 적정 수요의 2배 가까이가 일시에 시장에 쏟아져 나온 셈이다.


그나마 이런 엄청난 물량이 지난해 상당수 소화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게(?) 몇 가지 요소들이 동시에 작용해준 덕택이었다. 핵가족화로 1, 2인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전세값 상승과 대출이자 하락으로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 수요로 전환됐다.


여기에 경제부처 수장에 오른 최경환 부총리의 주택시장 부양 드라이브 정책까지 가세하면서 그간 막혔던 주택 거래의 숨통이 일시에 트였다. 이 틈을 타 건설·시행사들은 묵혀 두었던 분양 물량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런 ‘밀어내기 분양’ 후유증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2015년 11월 현재 미분양 아파트 증가율은 54.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에도 전달대비 23.7%가 늘어 미분양이 6만 1512가구로 늘었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은 올해 1/4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20% 증가한 6만 50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주택 구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것도 올해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주택 담보대출 증가로 국민들의 가계대출이 1200조 원을 넘어서 경제의 최대 불안요소로 부상함에 따라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대폭 강화했다. 가계 대출을 이 상태로 방치했다간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개인의 주택 담보대출은 강화하면서 시행·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을 하면서 하는 집단대출은 그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개인에 대한 차별이자, 주택업자들에 대한 특혜’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조만간 국내 담보 대출 이자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져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게 위험한 투자가 될 공산이 커졌다.


올해 들어 부동산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해진 심리도 시장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연초부터 터진 중국과 홍콩의 연이은 주식시장 폭락과 세계 금융시장의 요동치는 모습은 국내 금융계를 불안 속으로 몰아넣었다. 여기에 중국의 7% 성장률이 무너지면서 경착륙 우려가 부각됐고, 유가가 속락하면서 중동, 러시아, 남미 등 산유국들의 국가경제가 파산 지경에 처했다.


여기에 그동안 국내 산업경제를 이끌었던 전자, 철강, 해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들이 수출 부진에 고전하고 있어 국내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경기 침체에 대비해 대량 해고와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지금 경제 심리는 그야말로 냉각될 대로 냉각된 상태다. 그나마 미국경제가 유일하게 살아나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의 늪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어 회복 속도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1,2인 가구분할이 계속되고 있어, 소형주택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전셋값이 여전히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세에서 매매로의 전환도 적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한 때 붐을 이뤘다 꺼졌을 만큼 이미 지난 5년여 동안 소형주택 공급이 상당히 이뤄졌다. 전셋값 강세 현상도 저금리에 기초한 것이어서 미국 금리인상이 본궤도에 오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래 대한민국의 주축이 될 젊은이들이 주택을 재테크나 부의 수단이 아닌, 거주의 공간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 세종시 등 일부 호재 지역에서 국지적 강세는 있겠지만 당분간 주택시장은 동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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