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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 자극하는 위험천만한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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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 자극하는 위험천만한 '세종시'
  • 이희택
  • 승인 2016.01.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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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마루에서


“세종시 보람동 본청에서 대전 서구 만년동까지 10분밖에 안 걸려요.”


얼마 전 점심식사를 같이 한 30대 남성 공무원 A씨의 출장 무용담이다. ‘설마’라는 감탄사가 연신 나올 수밖에 없는, 어찌 보면 대단히 과장된 얘기로 들린다.


제한속도 시속 80㎞를 과감히 무시하고, 160㎞ 이상 속도로 달릴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이 도로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양방향각 1개만 설치됐고 아직까지 통행량이 많지 않아 A씨도 그렇게 했다.


A씨처럼 상당수 운전자들은 세종시 곳곳에서 이런 ‘질주본능’을 표출하고 있다. 필자 역시 솔직히 고백하건데, 정속 운전자는 아니다. 하지만 신도심 초기에 있을 법한 현실로 치부하기에는 3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고, 위험천만한 상황이 시민안전을 수시로 위협하고 있기에 문제다.


지난 해 상반기 S부처 소속 40대 여성 공무원과 전입한 지 얼마 안 된 B부처 30대 여성 공무원이 연이어 사망한 안타까운 사연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밤 시간대 야근을 마치고 각각 자전거와 도보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돌진하는 택시와 승용차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가장 많은 교통사고 원인은 ‘과속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다.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심각하다. 다음으로는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직진우회전 차량의 통행 방해,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등의 순서다.


지난 4년간 평균 교통사고 건수는 약450건에 이르고, 사망자는 2년 연속 20명, 부상자는 760명에 이른다. 신도심 사고건수 점유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도 위험천만한 운전 풍토와 무관치 않다.


지난 2014년(482건)의 경우 한솔동(53건)과 도담동(62건), 아름동(30건) 등 신도심 사고가 약1/3을 점유했다. 그해 차량 1만대 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8개 특광역시 중 1위, 17개 시도 중 6위를 기록하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다소한산한 신설 도로가 많고 경찰과 시의 재정여건상 ‘신호과속’ 단속기 설치(5개 이하)가 더디면서, 과속과 신호위반 운전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최근 아찔한 사고는 공사차량에 의해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세종에서 부강으로 향하던 마티즈 차량이 월산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중 직진 중인 공사 차량과 부딪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햇무리교를 지나 시청 방향으로 우회전하려던 차량은 갑작스레 직진 차로에서 우회전한 공사 차량과 보도 사이에서 샌드위치 되는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국책연구단지와 시청교육청 종사자들, 그리고 필자가 너무나 자주 만나는 일상이다. 공사차량이 2개 차로를 나란히 과속 주행하거나 회전교차로서 2개 차로 중간을 불법 점유해 달릴때면, 위협감마저 느낀다. 공사 차량 실명제와 수시 단속으로 도시 내 교통안전을 확보하겠다는 행복도시건설청의 외침이 공허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세종서의 교통전담 인력은 10여명에 불과하고, 교통량 대비 수억 원대 신호·과속 단속장비 설치도 부담스런 현실이다.


인구 21만 명, 승용차 등록 6만 대를 돌파한 세종시의 위험천만한 질주, 현실 탓만 하고 이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 밀마루에서는 <세종포스트> 기자들이 취재현장의 단상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세종포스트> 사옥 인근의 옛 지명 '밀마루'에서 착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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