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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5%도 저금리였던 시대여,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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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5%도 저금리였던 시대여, 응답하라!
  • 박진우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2.2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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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의 경제'썰'] 이율 낮아진 현실, 원금과 기간 주목하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극중 바둑 우승 상금 5천만 원을 두고 이웃들이 설전을 벌인다. 그 중 한일은행(現 우리은행) 직원으로 나오는 성동일은 이렇게 말한다. “은행 금리가 쪼까 내려가지고 15%여. 그래도 목돈은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 따박따박 받는 게 최고지라.” 이 말을 듣던 이웃들의 반응. “은행에 뭐 하러 돈 넣어. 금리가 15% 밖에 안 되는디..”

연 15% 금리가 저금리라고 천대받던 시절이 있었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진 시대, 은행이 단순 금고 기능으로 전락해버린 현 시대를 사는 요즘에는 그야말로 꿈같던 시절의 이야기다. 낮아진 금리로 인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수익을 얻을까 고민하며 재테크를 전전긍긍하는 요즘이지만 방송에 나온 80년대만 해도 굳이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부동산 가격상승에 높은 이율의 사금융, 그저 은행에만 맡겨도 지금으로선 엄청난 수익을 거뜬히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당시 신문기사에도 저금리라는 이슈가 언급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소개된 저금리의 기준은 예·적금 금리가 10%대로 떨어졌다는, 그래서 사람들이 은행에 등을 돌린다는 ‘황당뉴스’ 같은 이야기였다.

이런 모습을 보면 요즘 경제활동 인구들은 분명 시대를 잘 못 타고 난 것이 분명하다. 그저 버는 대로 하루하루 쓰면서 살아가거나 작정하고 재테크 서적을 수십 권은 독파해야 그나마 1~2%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반면 정부나 시장은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표현으로 저금리, 저성장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자신들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럼 과연 이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돈을 모으고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모은다'라는 것을 이율, 수익률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분명히 생각해봐야 할 것은 수익은 아래와 같은 공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 수익 = 원금 × 이율(또는 수익률) × 기간 >

어차피 이제 가운데에 포진한 수익률이라는 개념은 과거에 비해 반토막, 아니 몇 분의 몇으로 쪼개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리는 바로 원금과 기간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물론 소위 목돈이라는 개념의 원금을 어떻게 만드냐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대한 확실한 답은 “절약은 투자를 이긴다”라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줄줄 새는 돈, 불필요한 지출, 중복 지출 등을 잡아서 기본 덩어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절약이라는 도구가 쓸 거 다 쓰면서 뭔가 획기적인 투자처만 찾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깨달아야한 한다. 

또 기간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장만 묵히면 좋은 게 아니라 금융자산도 묵히면 묵힐수록 좋다. 특히 복리로 운용되는 상품일 경우 그 시작은 미미할 지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엄청난 가속도를 만들 수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시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리가 응답하라고 외치는 1988년은 비단 그 때의 아름답고 풋풋했던 추억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때의 찬란했던 저금리의 기억. 그래서 더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박진우 
흥국생명 미디어교육 총괄
한국외국어대학원 국제금융학과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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