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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4세 보육' 손 놓은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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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4세 보육' 손 놓은 세종시
  • 안성원
  • 승인 2015.12.02 13: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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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 선호 불구, 市 시설확충 노력 '미진'

국공립 어린이집 부족으로 보육대란을 겪고 있는 세종시. 하지만 세종시가 시설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3월 기준 22개의 공립단설유치원의 원아모집 경쟁률은 평균 1.84대 1(1780명 모집/3283명 지원)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만 3세가 2.65대 1(645명 모집 1710명 지원)로 가장 높으며, 만 4세 1.7대 1(566명 모집/ 965명 지원), 만 5세 1.07대 1(569명 모집/ 608명 지원)의 순이다.

시교육청은 39명의 부족분이 발생한 만 5세에 대해 두루·고운·종촌유에 각 1개씩 모두 3개 학급을 증설해 모두를 수용하기로 했다. 만 5세는 한국 나이 6~7세의 학령 직전의 아동들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연계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어린이집이 수용을 꺼리는 추세, 학부모들의 유치원 선호도 등을 반영한 조치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그러나 원아모집 경쟁률이 더 높은 만 3·4세 보육에 대한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시교육청은 정원보다 넘치는 만 3세 1065명, 만 4세 399명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유치원은 시교육청이, 어린이집은 세종시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실 대안이 없다. 방법이 있다면 보육시설(어린이집)을 확충해서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며 “학부모들은 국·공립을 선호하지만 (시설)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확충에 나서야 할 세종시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육시설용지 중 국·공립 시설 전무…“시, 의지 있나”

세종시 국·공립 어린이집은 총 10곳. 출범당시 3곳(모두 조치원)에서 7곳이 늘었다. 모두 동지역이다. 그런데 동지역의 7곳 중 한솔동의 나성, 송원 어린이집 2곳만 단독으로 건립됐고 나머진 모두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공공건물에 입주한 형태다. 부지마련이 어려워서였을까?

아니다. 신도시지역에는 ‘보육시설용지’가 마련돼 있다.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등 보육관련 시설을 위한 땅으로, 이를 매입한 사업자는 면적의 70% 이상을 보육시설로 활용해야 한다. 유치원은 교육연구시설로 학교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육시설용지는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4생활권까지 총 15곳(1생활권 7곳, 2생활권 2곳, 3생활권 3곳, 4생활권 3곳)이 계획돼 있다. 이중 11곳이 공급됐지만 국·공립 시설이 계획된 부지는 한 곳도 없다. 모두 민간에 경쟁 입찰로 공급됐다. 

LH가 보육시설용지를 민간에 경쟁 입찰로 내놓으려면 행복청의 승인이 필요하고 행복청은 ‘행복도시토지공급지침’에 따라 사전에 해당 부지에 대한 의견을 정부나 지자체에 물어야 한다. 만약 지자체나 정부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활용할 의도가 있으면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다. 

즉, 세종시가 국공립 어린이집 설립 의지가 있었다면 충분히 민간에 공급되기 전에 부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행복청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시는 11곳이 민간에 공급되기까지, 또 그 이후에도 단 한 번도 행복청에 공식적인 의견을 전달한 적이 없다. 

특히 1생활권의 고운·종촌·아름동 지역은 정원부족 현상이 유독 심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그래서 보육시설용지도 생활권 중 가장 많은 7곳이 마련됐다. 하지만 이중 6곳이 민간에 매각되기까지 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마지막 남은 1곳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가 국공립 어린이집을 세울 의지가 없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만 3·4세 ‘낙동강 오리알’ 신세…시-교육청 협의기구 ‘필요’

그나마 만 5세 아동 학부모들은 한시름 놓았지만 만 3세, 4세 아이들의 경우 막막하다. 인원은 가장 많지만 유치원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면서 보육, 아동교육 현장에서 갈 곳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유치원은 정책적으로 학령에 가까운 나이순으로 인원을 모집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만 5세, 4, 3세 순으로 확충하게 된다. 반대로 어린이집의 경우, 영·유아를 모두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린 영아 중심의 시설, 운영 등이 이뤄지면서 만 3세, 4세 아이들이 외면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세종시의 어린이집 212곳 중 117곳이 가정어린이집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는 어린이집이 확충돼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책임을 시에게 묻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시가 계획했던 국공립 어린이집은 복합커뮤니티 내의 시설이다. 보육시설용지를 시가 매입해야 한다는 교육청 시각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론을 폈다. 

이 관계자는 또 “국공립시설을 설치하려면 설계비, 인건비 등을 확보하는 데만 2년이 걸린다. 그래서 당장 필요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필요한 단독 건립보다는 아파트 관리동 유휴공간 등을 활용해 우선 설치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세종시 아름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영유아 보육에 대한 이원화된 행정체계로 학부모들의 한숨만 늘어 간다. 시민 한모(31)씨는 “사실 시민입장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어딘지는 중요치 않다. 당장 내년에 아이를 보낼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기관들이 협의기구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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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아빠 2015-12-01 09:24:18
이*희시장하고 최*진교육감은 행사장에서만 친한가?
아님 정치적인 색깔만 같은 색으로 입은건가?
단 한번도 시민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생각한 적이 없는 나쁜 정치인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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