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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공청회' 논·습지 존폐논란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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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공청회' 논·습지 존폐논란 '평행선'
  • 안성원
  • 승인 2015.09.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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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 세종시 중앙공원 조성사업 주민공청회
반대 시민, 논 면적 축소 별도 서식지 마련 주장 
기본계획안 도출 과정 합리적인가 ‘집중 추궁’
찬성 목소리도 등장…‘시민 전체 대상 여론조사’ 제안 


중앙공원의 금개구리 서식지(논 습지) 확장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시행사인 LH가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15일 저녁 7시 도담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중앙공원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안) 공청회가 그 무대였다. 

논 습지 확대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LH관계자와 공원 기본계획자 및 환경영향평가 담당자 등 전문가들에게 연달아 질문을 쏟아내며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일부 논 습지의 보전에 찬성하는 방청객도 의견을 던지며 토론의 열기를 더욱 가열시켰고, 회의는 반대와 찬성이 오가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시민들은 연구용역의 계약과정과 책임자의 전문성에 대해 추궁하는 등 논 습지 확장 계획안이 나오기까지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그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중앙공원, 국제공모 때부터 ‘보전지역’ 존재


공원기본계획안 설계를 담당한 해인조경설계 노선주 대표의 설명으로 공청회가 시작됐다. 노 대표는 2007년 국제공모에 당선될 때 이미 도시의 중앙을 비워놓는 ‘생산의 대지(Productive Landscape)’ 개념이 예정돼 있었고,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희귀종 양서류도 서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친환경 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중앙공원 사수위원회(이하 사수위)의 박남규 위원장은 장남평야와 지역의 습지를 직접 조사한 결과와 현지 주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논은 금개구리를 위한 최적의 서식환경이 아니라면서 “공원은 주인인 시민에게 돌려주고, 금개구리는 대체 서식지를 찾아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화여대 이상돈 교수의 사회로 박남규, 신창호, 선태청, 한봉수 씨 등 4명의 시민패널(이하 사수위측)과 노선주 대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유신코퍼레이션 김순정 이사, 금개구리 보전방안 연구용역 책임자 한봉호 서울시립대교수 등(이하 전문가측)이 참석한 가운데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 크게 세 가지 쟁점이 부각됐다. 현재 중앙공원에 계획된 논 습지가 과연 금개구리가 서식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인지, 금개구리의 서식환경을 위한 조사와 계약과정은 공정했는지, 그리고 서식지 이전 가능성 등이 그 내용이다. 


먼저 논이 금개구리에게 최적의 서식지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수위측은 “문헌과 연구결과를 찾아보니 금개구리는 1~1.5m 깊이의 웅덩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논을 만들어 보전하는 계획을 세운 건 모순”이라며 “충북 강내면 교원대 근처 휴경지에서 금개구리가 집중적으로 발견된 것으로 추정컨대 미호천을 따라 장남평야에 왔고, 행복도시 예정지로 휴경되면서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 갖춰지면서 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측은 웅덩이가 있는 습지가 더 최적의 환경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장남평야 일부 구간이 아니라 전체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최적의 서식환경을 특정 지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장남평야 전체를 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금개구리에 대한 연구도 부족했고, 단일 면적에서 장남평야처럼 많은 개체수가 발견된 사례도 없었던 만큼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던 것. 장남평야의 금개구리는 2012년 조사에서 800여 마리가, 최근에는 2만 5000여 마리가 발견됐다. 

2만 5천마리까지 늘어난 금개구리 “이주 가능” 

금개구리 보전방안 연구용역에 대한 공정성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수위측은 연구용역팀이 금개구리 보호를 주장하는 녹색연합 부설연구소였기에 편향적인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관계자는 “당시에는 조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단체가 요구하는 전문가를 선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했다.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더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공원 밖 서식지 조성 가능성에 대한 토론도 뜨거웠다. 사수위측은 금개구리가 800여 마리에서 2년 여 기간 동안 2만 5000마리로 늘었다면 그만큼 적응력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고, 다른 서식지로 이주시킨다 하더라도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사수위측과 공청회에 참석한 상당수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논 습지 면적을 줄이거나 대체서식지로 이주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전문가측은 금개구리 특성상 이동성이 적기 때문에 이주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금개구리를 다른 서식지로 옮긴 타 지역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이주는 성공했지만 적응을 못하거나 개체수가 줄고 있다는 연구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원래 장남평야에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2007년 행복도시 사전환경영향평가엔 금개구리 발견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살지 않았다는 주장부터 60년째 살고 있다는 원로 방청객이 금개구리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증언까지 이어졌다. 

또한 논 습지를 찬성하는 시민들도 목소리를 냈다. 도담동에 거주하는 정모 씨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논 습지를 유지해 세종시만의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개구리 때문에 생태 습지를 지킬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수위측을 향해 주민의 여론을 대표할 수 있는지 대표성과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의견에 사수위측은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진정한 시민들의 의견’을 확인하자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중앙공원과 금개구리 보존 문제가 세종시의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오른 가운데, 이날 공청회가 중앙공원 추진 과정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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