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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신화는 옛말, 큰 흐름은 ‘대세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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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신화는 옛말, 큰 흐름은 ‘대세하락’
  • 김재중
  • 승인 2014.09.0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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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세종시 ‘아파트 분양사(史)’

2011년 핫이슈는 ‘포스코 더샵’ 분양
2012년 중반부터 실수요자 관망세
2013년 평균 경쟁률 1.14대 1에 불과

세종시 신규분양 시장이 한두 달 새 지옥과 천당을 오가고 있다. 불과 2개월 전 사상 초유의 대량 청약미달 사태를 겪었던 분양시장이 2-2생활권 분양개시와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전문가들은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뜨거운 청약열기가 반드시 매매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 때문.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세종시 아파트 청약경쟁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편집자>

첫마을 아파트 2단계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민간공급 아파트가 막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시점은 2011년 하반기부터다. 이 무렵 1-2생활권 대우 푸르지오와 1-4생활권 극동 웅진스타클래스, 1-5생활권 포스코 더샵이 분양열기를 고조시켰다.

그해 10월 대우 푸르지오 분양에서 총 906세대 모집에 5778명이 몰렸다. 평균 6.37대 1의 경쟁률. 이전기관 종사자와 당해지역 거주자가 절반 정도 물량을 확보했고, 나머지 1순위 기타지역 청약자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본격적으로 청약경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정부세종청사와 인접한 1-4생활권 웅진스타클래스 분양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총 732세대 중 특별공급분이 512세대였고 여기에만 이전기관 공무원 1605명이 몰렸다. 청사 인접단지라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분양 열기는 일반 공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웅진스타클래스 일반 공급 물량은 161세대. 여기에 일반인 4830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당해지역 거주자가 아니면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상황이 처음으로 연출됐다. 당해지역 거주자들의 경쟁률만 2.7대 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때부터 ‘1-4생활권 대세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청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파트를 사 두면 돈이 된다는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정점은 같은 해 11월 분양한 ‘포스코 더샵’이 찍었다. 이전기관 종사자 대상 특별공급 797세대 모집에 5453명이 몰려 평균 6.84대 1의 경쟁이 펼쳐졌다. 일반 공급 물량은 2개 블록을 합해 186세대 뿐. 여기에 무려 1만 1713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호수공원 조망권을 가진 레이크파크 아파트 전용면적 84㎡ 한 주택형은 당해지역 청약에서만 23대 1로 마감되는 등 과열양상이 빚어졌다.

세종시 거주를 원하는 인근 대도시권 주민들에게 ‘세종시 아파트 청약받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해를 넘겨 2012년이 되면서 청약열기는 한 층 더 고조됐다. 1월 분양에 나선 ‘한신휴플러스 리버파크’는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 소량만 공급되면서 30대 1에 육박하는 경쟁이 펼쳐졌다. 2월 1-3생활권 엠코타운의 경우 576세대 모집에 7211명이 몰리며 평균 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기가 많은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115세대 모집에 3861명이 몰려 33.5대 1의 경쟁이 벌어지는 등 2012년 상반기 세종시 분양시장은 ‘불패신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고분양가 논란도 뜨거운 분양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첫마을 1단계 공급시 3.3㎡당 600만원대 였던 분양가격은 2단계 때 700만원을 넘어서고 민간공급 첫 분양인 푸르지오가 75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극동, 한신, 호반 등 중견건설사들도 공급가격을 750만원 전후로 책정했다. 고분양가 논란에 결정적으로 불을 지핀 아파트는 ‘포스코 더샵’이었다. 이 아파트가 세종시에서 유일하게 3.3㎡당 800만원을 넘겼다. 더샵 센트럴시티가 평균 813만원, 더샵 레이크파크가 882만원에 분양됐다.

이 무렵 세종시 아파트를 청약 받으려면 서울 재개발지역 아파트와 맞먹는 당첨가점을 얻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2011년 말 푸르지오 당첨가점은 최저 57점 최고 74점. 포스코 더샵은 최저 62점에 최고 72점. 60점 이상은 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서울 재개발지역 아파트 당첨가점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2012년 중반기 이후에도 중흥 센텀파크, 현대 힐스테이트 등이 청약열기를 이어갔다. 1순위 조기마감에 중소형 평형은 당해지역 마감. 이런 청약마감 패턴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청약관문이 이렇게 견고하다보니 음성적으로 분양권을 거래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무렵 일부 아파트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그해 4월 분양에 나선 ‘한양수자인 에듀파크·에듀시티’ 2개 블록 공급규모는 1238세대. 이중 약 70%인 857세대가 일반에 공급됐다. 이전기관 종사자가 특별공급을 신청하지 않아 상당수 물량이 일반 공급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5월 센텀파크 분양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전체 공급량의 76%가 일반에 공급됐다. 당첨가점도 60∼70점대에서 30∼40점대로 뚝 떨어졌다. 이전기관 종사자 등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이 자리를 투자목적의 외지인들이 채우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해를 넘겨 2013년이 되면서 세종시 신규분양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민간공급 아파트 최초로 순위 내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중흥건설이 2013년 3월 분양한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와 ‘에듀하이’ 아파트가 불명예의 주인공이었다. 총 1212세대 중 282세대가 3순위까지 청약자를 모집하고서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세종시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은 입지조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불안정한 국면을 이어갔다. 올해에도 미분양이 속출했다. 지난 7월 세종시 보람동 3-2생활권 중흥S클래스 에코시티 아파트 900세대 중 605세대가 청약 미달됐다. 일부 중대형에서 소량 청약미달이 발생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전체 공급량의 70%에 가까운 많은 물량이 미달된 경우가 없어 부동산업계가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분양된 행복도시 내 아파트는 약 3만 세대 규모. 2013년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14대 1에 불과했다. 미분양 주택도 늘고 있다. 7월말 현재 세종시 미분양 주택은 1344세대로 전월대비 345%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세종시 분양시장은 2011년 말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고 있는 중이다. 큰 흐름에서 보면 대세하락이란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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