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국내 척추고정술의 최고 권위자
상태바
국내 척추고정술의 최고 권위자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6.05.26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의(名醫)를 찾아서 | ①최현배 유성선병원 척추관절센터 소장
최현배 유성선병원 척추관절센터 소장이 지난 1일 내원한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최현배 유성선병원 척추관절센터 소장이 지난 1일 내원한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환자마다 치료법 달라… 상담에 가장 많이 투자

"환자 가족처럼 여기면 과잉 치료 없앨 수 있어"

고정술, 나사못보다 통증 1/5이상 낮아 인기

선병원재단(이사장 선두훈)은 정형외과를 모태로 한 병원이다. 반세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2002년 중부권 최초로 대전선병원에 척추관절센터를 개소했다. 척추·관절·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협진 체계를 구축한 것. 최근에는 유성선병원 정형외과를 척추관절센터로 격상시켰다. 그 중심에 최현배(55) 소장이 있다.

최 소장은 고려대 의대 출신이다. 서울부천세종병원, 청주한국병원을 거쳐 천안우리병원 개원 멤버로 영입됐다. 대학병원에서 손대기 어려워하는 환자들까지 치료하면서 ‘척추’하면 ‘최현배’란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친이 외교관인 덕분에 고교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어머니가 의사가 되기를 바라시기도 했지만, 언젠가 본 영화가 진로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그는 제목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얼마나 긴급한 상황이었던지 의사가 환자의 심장을 마사지하면서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더라"고 했다. 그는 영화장면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고, 의사란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

정작 의대에 가서 과 선택을 할 때는 고민이 많았다. 청소년기 자신을 매료시켰던 흉부외과는 물론 이빈인후과에서도 ‘콜’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선택은 신경외과였다. "당시 고대는 일주일에 심장 여는 일이 한 두 번이었다"는 게 이유였다. 그래서 ‘심장 여는 것’만큼이나 스릴 있어 보이는 신경외과를 택했다. "응급환자가 많아 24시간 거의 잠을 못자고 일 해야 하는 조건"이 그가 말하는 ‘스릴’이다.

레지던트 1년차였던 1994년만 해도 교통사고 환자가 지금보다 10배는 많았다. 뇌출혈 환자도 4배 정도 많았다. 뇌출혈 환자를 하룻밤에 3명이나 수술한 적도 있다. 젊은 혈기에 힘든 줄 모르고 환자를 봤는데 나이는 거스를 수 없었다. 전문의 자격을 얻고 머리와 허리를 다 봤는데, 지금은 허리만 본다. 충청권에는 2001년 3월에 내려왔다. 청주한국병원에서 하루에 100명 정도씩 환자를 진료했다. 선병원재단이 유성선병원 정형외과를 척추관절센터로 격상시키기 위해 책임자로 그를 주목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는 환자와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보호자와의 상담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환자와의 교류가 깊어질수록 의사의 진단이 더 정확해진다"고 했다.

그는 최근 산에서 넘어진 뒤 경부통 및 좌팔 저림이 심해 밤새 잠을 못 이루는 환자를 진료했다. 척추병원에서 MRI 촬영을 하고 지인의 권유로 최 소장을 찾아온 환자였다. 척추병원에서 시술을 권했는데, 이왕이면 최 소장에게 시술을 받고 자 했던 것. 하지만 최 소장은 "시술하면 비용만 버리는 것"이라며 자신은 시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병변이 발견돼 시술로는 근본치료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시술을 해봤자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였다. 환자는 최 소장에 대한 믿음이 깊어졌고 수술을 앞두고 있다. 최 소장은 "환자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과잉치료가 없어진다"고 했다.

그는 쉽게 수술을 권하지도 않는다.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현재 상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기다려준다. 대신, 어려운 결정을 내린 환자에게 최고의 수술로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지금까지 그가 집도한 수술은 5000례에 가깝다. 그중 절반은 국소마취만으로 절개 없이 시술하는 ‘고주파열 치료’와 기존 나사못 대신 통증이 1/5이상 낮은 ‘형상기억합금 척추고정술’이다. 까다로운 수술이지만 그는 "수술시간이 짧고 마취 위험성도 낮아 수술을 무서워하는 환자들이 선호한다"고 했다.

국내에서 ‘형상기억합금 척추고정술’로는 연세대 출신 K박사와 함께 최 소장이 최고 권위자로 통한다. 병이 있는 디스크를 제거 후 인공뼈를 넣어 붙을 때까지 잡아줘야 하는 데 나사못 대신 니켈과 티타늄의 합금인 니티놀(Nitinol)을 사용하는 게 ‘형상기억합금 척추고정술’이다. 니티놀은 몸 안에서 좁혀지면서 인공뼈를 잡아준다. 80세 노인도 오전에 수술하면 저녁이나 다음날이면 보행기를 잡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예후가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소장이 상담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습관’이다. "티끌이 태산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세와 생활습관, 체중조절, 운동량 등으로 척추신경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로 혼수(coma) 치료를 받고 휠체어를 거쳐 다시 걷기까지 1년여 시간을 버텨낸 환자를 통해 그는 배웠다. 사람은 생각보다 강한 존재라는 것을.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입니다"라며 꾸벅 인사하는 환자들의 손을 잡을 때마다 그는 ‘의사가 되기를 참 잘했구나’하고 느낀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