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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공존의 길’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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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공존의 길’ 찾다
  • 이충건
  • 승인 2013.1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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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연구팀 중재안, 100만㎡ 생태습지 조성

평행선 달리던 '환경 vs 개발' 대타협 계기
'인간-자연 공생' 성공사례 될까, 상징적 의미


행복도시가 ‘금개구리 생태마을’이 된다. 산림청이 조성하는 국립중앙수목원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중앙공원 얘기다.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에서 추천한 서울시립대 한봉호 교수팀의 ‘금개구리 현황조사 및 보전방안 연구용역’이 최종 보고를 앞두고 있다. 한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남평야에 멸종위기 보호종 금개구리 1000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개구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장남평야가 맹꽁이 등 다른 양서류는 물론 조류, 포유류가 어우러진 생태의 보고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LH는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앙공원의 마스터플랜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산림청도 LH와의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국립중앙수목원 기본계획에 금개구리 보전방안을 반영키로 했다. 다시 말하면 행복도시 중앙녹지공간이 ‘보존할 자연 공간’과 ‘인간이 이용할 공간’으로 새롭게 구획 정리된다는 의미다. 환경단체의 문제제기로 촉발된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문제가 생태학과 도시계획의 융합을 통해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그렇다고 ‘원칙’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환경단체가 100% 수긍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 금개구리가 다수 발견된 호수공원 서북쪽 원형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서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 같은 의견대립이 개발주체인 LH 내부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성토(盛土)’, 즉 개발지에서 발생한 토사를 중앙녹지공원에 쌓아야 할 토목부서와 개발단계에서 전향적으로 기본설계 변경을 결정한 사업부서 간 잠재된 갈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생태학은 ‘성토’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고 했다. LH가 금강연계 둔치공원 포함 100만㎡의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키로 한 것은 사라질 ‘성토’ 대상지만큼 녹지공간의 성토량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기에 가능했다. 한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LH와 산림청이 제대로 반영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는 게 바람직해 보이는 이유다.

우리 인간이 이룩한 현대문명과 기술의 발달은 600만 년 전의 대재앙, 공룡의 멸종에 비견할만한 대살육의 시작이었다. 지금도 이와 똑같은 규모의 재앙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행복도시 중앙녹지공원의 마스터플랜 변경은 의미가 크다. 인간이 금개구리를 살려내는 과정, 생명존중의 역사를 후대에 남길 수 있어서다. 따지고 보면 작금의 생명경시 풍조도 인간이 약자인 자연을 파괴하며 스스로 만들어 낸 것 아닌가.

LH가 개발 도중에 기본계획을 변경한 첫 사례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도시계획 초기단계부터 생태평가가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그래도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국립중앙수목원 사업기간을 조정해 놓고 국민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늘어난 복지수요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느라 준공시점을 늦추게 됐다는 변명쯤은 했어야 옳다. 아직 많은 국민이 국립중앙수목원이 2017년 개장할 것으로 믿고 있어서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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