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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늘었다’고 호들갑 떨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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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늘었다’고 호들갑 떨더니…
  • 김재중
  • 승인 2013.10.08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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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의 뉴스리뷰 | 언론, 미분양 함정에 빠지다

8월 세종시 미분양 75.6% 감소
"불패신화 막 내렸다"던 언론 ‘머쓱’

밀마루전망대에서 바라 본 세종시 전경.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세종포스트DB

지난 7월 ‘세종시 부동산 불패신화가 막을 내렸다’고 호들갑을 떤 언론이 머쓱해 질만한 통계가 발표됐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전국 미분양아파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세종시 미분양 아파트는 180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말 739세대에 비해 75.6% 줄어든 결과다. 이 기간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줄어 든 이유는 8월 여름철 비수기를 맞아 세종시 신규아파트 분양이 뜸해지면서 기존에 발생한 미분양 물량이 소진된 까닭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몇몇 지역 언론과 경제신문은 세종시 미분양 통계를 근거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는 식의 부정적 보도를 쏟아 낸 바 있다. 당시 충청권 한 일간신문은 ‘부동산 세종불패 끝나나’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종시 부동산 불패 신화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 이유로 "미분양 물량 증가와 함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세종시 분양열기 주춤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경제신문도 ‘세종시가 수상하다. 미분양에 값까지 뚝’이라는 제목의 부동산 분석 기사를 통해 "세종시 주택시장에 이상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며 "분양시장에선 미분양이 늘고 있고 매매시장은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 신문들은 공통적으로 세종시 미분양 물량이 4월 424세대에서 5월 619세대로 46%(195세대) 늘어난 점을 자기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이런 논리라면 지난 1개월 동안 미분양이 75.6% 소진된 것에 대해서는 어떤 해석을 내 놓아야 할까. 언론이 미분양 통계의 함정에 빠졌다는 방증이다.

미분양은 시장 읽는 척도 아니다


세종시 미분양 통계 추이는 미분양 물량이 단기적 시장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지난 2월 이후 발생하기 시작한 미분양 물량이 매월 널뛰듯 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프 참고)



물론 부동산시장에서 ‘미분양은 시장침체의 신호’라는 등식이 성립된 지 오래다. 물건이 안 팔렸다는 이야기니 시장침체의 신호로 해석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미분양아파트’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엄격하게 나눠서 바라봐야 한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건물이 완공된 이후 공실로 남아있는 아파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완벽하게 외면 받고 있다는 의미에서 ‘악성 미분양’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준공 후 미분양은 고스란히 건설사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하청업체 연쇄부도 등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토교통부는 매달 미분양아파트 통계를 발표하면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통계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최근 자료를 보면 지난 8월말 기준 전국에서 2만 6453세대 아파트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세종시에서는 아직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종시에서 사업 중인 중견건설사 한 임원은 "사업계획을 세울 때부터 1차 청약에서 계약률 100%를 달성할 것이라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현재 세종시 아파트 공급규모로 볼 때, 이 정도 미분양은 기업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종합적으로 읽어야

전문가들은 한 지역 부동산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매매와 전월세 거래량과 시세 변화, 땅값 변동 추이 등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세종시 주택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인근 지역인 충남은 0.12% 오르고 대전이 0.07% 하락했다. 감정원은 세종과 충남지역 주택매매가격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8·28 부동산대책 발표로 저가매물 소진과 매물회수에 따른 가격상승이 나타나면서 매매거래 분위기가 다소 호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말 세종시 정부부처 2단계 이전을 앞두고 전세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지난달 세종시 전세가격은 전월대비 0.68% 올랐다. 서울(0.91%),경기(0.81%)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땅값 상승률도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지가 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땅값은 0.21% 올라 전국평균 0.001%를 크게 상회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 매매는 보합, 분양권은 약세, 전·월세는 강세국면으로 본다"며 "언론이 대세상승이라는 큰 틀에서 시장을 바라봐야지 단기 등락을 부풀려 해석하는 것에 대해 업계 불만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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