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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 미성숙, 5無도시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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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 미성숙, 5無도시 걸림돌
  • 김재중
  • 승인 2013.05.24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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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행정기관 관리감독 탓만” 자성의 목소리

"5無(무) 도시 맞나요?"

최근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정부는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건설하겠다며 전봇대, 쓰레기통, 담장, 광고입간판, 노상주차가 없는 ‘5무(無) 도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쓰레기통은 없지만 쓰레기가 널려있고, 광고입간판은 없지만 불법 현수막이 넘쳐 나며, 도로에는 불법주차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많다.

첫마을 입주민 이 모(47) 씨는 "널려있는 쓰레기를 보거나 불법 주차된 차들로 중앙선을 넘나들어야 할 때마다, 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시설을 아무리 잘 갖추어 놓으면 무엇 하나.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무용지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인프라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는데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성숙한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첫마을 아파트 상가밀집 지역에 설치된 자동크린넷 쓰레기 투입구 주변에서 수북하게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LH 담당자는 "단순 기계고장이나 오작동으로 몇 시간 정도 시스템이 정지된 적이 있지만 이제까지 결정적 결함이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상인이나 주민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투입하지 않아 운영회사 직원들이 순찰을 돌며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차문제도 마찬가지다. 주차장 설치부족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지만, 정작 설치된 주차장은 비어있고 주변에 불법주차가 버젓이 판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첫마을 입주민 김 모(38) 씨는 "최근 한솔동 주민센터 인근에 넓은 임시주차장이 마련됐지만, 불과 50∼100m를 걷기 싫어 노상에 불법으로 주차하는 사람이 많다"며 "단속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시민의식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주민들 사이에 자성의 목소리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세종시닷컴, 세종맘카페, 첫마을 연합카페 등 회원 5000명 안팎을 거느린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쓰레기, 불법주차, 소음 등 각종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넘쳐 난다.

카페개설 초기, 결로나 국도1호선 소음문제 해결 등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쓰레기 처리나 불법 주차 등 생활민원에 대한 주문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 이웃 주민의 양심불량을 지적하거나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내용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댓글을 통해 공감대를 표현하는 주민들도 많다.

첫마을 아파트 한 입주자 대표는 "첫마을 아파트에는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 주민이 많이 살고 있다"며 "주민들은 부당하게 피해를 입는 것도 싫어하지만 자신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더 싫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선진국형 공동체 문화가 형성돼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첫마을 아파트에 거주하는 정부부처 공무원 A씨는 "정주여건을 보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주민들 사이에 함께 잘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는 것 같다"며 "시민의식이 점점 진화해 가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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