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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방과후학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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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방과후학교가!
  • 박숙연
  • 승인 2013.03.22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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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초 생태체험 학습 현장을 가다


"오늘부터 15주간의 다양한 농사체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체험을 하면서 땀으로 일군 농작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 간의 화합도 다질 수 있을 겁니다. 놀러왔다 생각하면 안 되고 고생할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16일 오전 10시 세종시 연동초등학교 생태체험학습장. 이 학교 임재선 교장이 세종시 전역에서 모인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날은 세종시교육청이 운영하는 ‘학생이 찾아가는 방과후학교’의 일환으로 연동초에서 마련한 토요 생태체험(주말농장) 학습이 시작되는 날이다.

잠시 후 삼삼오오 가족끼리 둘러앉은 테이블로 매 주 마다 과제로 제출해야하는 탐구, 관찰일지와 재배해야할 체험농장 농작물 식재 계획서가 전달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던 학생과 학부모의 얼굴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바뀌었다.

▲ 연동초 임재선 교장이 첫마을에서 찾아온 15가족을 대상으로 1학기 동안의 토요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주5일 근무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주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주말농장이다. 직접 농사를 지어 무공해 먹거리를 장만할 수 있어 좋고, 자연의 신선한 공기를 즐기며 가족 나들이도 겸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아이들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면서 음식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반찬을 남기지 않는 습관을 붙이고 편식하는 버릇까지 고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특히 흙을 만질 기회가 없는 도시 아이들에게는 실질적인 체험학습의 효과까지 있으니 그 인기가 대단하다. 시교육청이 첫마을 소재 학교를 대상으로 주말농장 체험학습 신청을 받았는데 15가구 모집에 40가구 이상이 접수했을 정도.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얼마든지 주말농장을 체험할 수 있다. 게다가 자녀의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접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다.

선정된 15가족은 추첨을 통해 텃밭을 배정받았다. 각각의 가족들에게 주어진 10평 남짓의 텃밭에 상추, 아욱, 근대, 쑥갓 등의 잎줄기채소 2줄, 감자 1줄, 고추, 가지, 토마토, 오이 등의 열매채소 1줄, 고구마 1줄 이렇게 5줄을 심었다.

"도시에 살 때는 가족농장이나 텃밭을 가꿔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엄두를 못 냈는데 이렇게 시작하게 돼서 너무 기뻐요. 우리 가족이 직접 기른 무공해 채소를 먹을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설레네요. 채소 값이 많이 비싼 데 경제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두 딸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 모 씨가 기대에 부풀어 이렇게 말했다.

참가자들은 곧 책에서나 보았을 법한 농기구들을 챙겨 밭으로 나갔다. 밭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맨땅에 삽질. 돌, 잡초 등을 제거하고 삽이나 괭이로 흙을 파서 부드럽게 만든 후, 둔덕과 고랑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이랑 만들기’라고 한다. 온가족이 힘을 모아 삽질을 하고 다시 씨앗을 심기 좋도록 둔덕을 다독거렸다. 삽질 몇 번에 땀이 비 오듯 흐르고 허리가 아프다며 원두막을 찾아 쉬는 가족도 있었지만 몇 번쯤은 해본 듯 익숙하게 이랑을 만들어내는 가족도 있었다.

▲ ‘이랑 만들기’가 끝나갈 즈음 신정균 세종시교육감이 깜짝 방문했다.

이랑 만들기가 끝난 후 해야 할 일은 거름주기. 밑거름으로 퇴비를 뿌려주고 덧거름으로 화학비료를 뿌리는 것이 좋다. 밑거름으로 분배된 퇴비 2포대를 뿌리는 일도 쉽지 않다. 포대가 너무 무거워서 들기조차 버겁다. 퇴비와 비료를 뿌린 후엔 잘 섞이도록 또다시 여러 번의 삽질을 해주어야 한다. 서로에게 질책과 격려를 하는 가운데 그들만의 농장이 모습을 갖춰나갔다.

농사초보에겐 허리 펼 새가 없이 힘든 작업이었지만,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1주후에 씨를 뿌리고 열심히 물을 주면 싹들이 쑥쑥 자랄 것이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처럼 무럭무럭 란 채소들로 차린 녹색식탁을 꿈꾸며 각 가족의 이름이 붙은 농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한 장씩 촬영했다. 활짝 웃는 가족들의 모습이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박숙연 기자 sypark@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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