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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은 아빠로서 최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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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은 아빠로서 최고의 선택입니다"
  • 이현
  • 승인 2021.05.21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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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세 남매 이야기(2)] 평범한 군인 출신 아빠가 홈스쿨링을 시작하기까지
홈스쿨링 아빠가 전하는 우리 집 이야기
장교 전역 후 조치원 아파트에서 생활했던 모습.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린 직후의 모습이다.

공교육을 뒤로하고 새로운 교육의 길을 개척하는 세종시 홈스쿨링 가정. 홈스쿨링 아빠의 고민(?)이 가득했던 ‘홈스쿨링 세 남매의 두 번째 이야기를 소개한다.

듣고 싶은 이야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과 이메일 등을 통해 언제든 문의가 가능하다. <편집자 주>


바쁜 장교에서 갑자기 홈스쿨링 아빠로...


홈스쿨링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아빠 이현 씨는 여느 집보다 끈끈한 가족애로 항상 많은 곳을 여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홈스쿨링을 생각하고 있는 가정에게 우리 가정이 겪었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정의 출발을 돕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홈스쿨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최대한 솔직하게 소개하려 한다.

군인으로 근무한 나는 2009년 9월 말 최전방 GOP 부대에서 전역하고, 처음 민간 사회에 발을 디딘 곳이 바로 조치원이었다.

20평도 안 되는 군인 아파트에 있다 민간인(?) 아파트에 살자니 모든 게 낯설고 신기했다. 부대에서는 바쁜 생활에 아이들 얼굴도 거의 못 보고 지내다, 같이 식사하고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는 일상의 즐거움을 갖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다 6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육군본부에서 연락이 와서 수원에 있는 반도체 회사에 차장급으로 재취업할 의사가 있는지 문의 전화가 왔다. 하지만 군대를 나온 이유가 너무나 명확했기 때문에 나는 바로 그 오퍼를 정중히 거절했다. 아내는 지금까지도 당시를 떠올리면 어이가 없다고 한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나가고 보자’는 심정으로 무작정 나와 경제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홈스쿨링 교육이 전역의 가장 큰 이유였기 때문에 재취업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도대체 무슨 배짱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모를 일이다.

2개월 후 지인의 소개로 업체 과외를 시작하게 됐다. 다른 직업에 비해 오후 3시까지는 아이들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홈스쿨링을 계획하는 내게는 최적의 일자리였다.

업체의 소개 수수료가 꽤 비쌌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여러 명의 학생들을 소개받아 군 생활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수입을 올리게 되고, 성적이 오르는 학생들을 보면서 보람도 있어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행복한 기분마저 들었다. 막내가 이제 돌을 너무 예쁜 시기였기 때문에 더 감사한 마음이 들던 시간이었다.

1년 정도 지나 큰아이가 8살이 됐을 때, 대전으로 이사를 했다.


홈스쿨링을 하려면 학교에 등록해야


대전으로 이사하자마자 첫째 초등학교 입학통지서가 나왔다. 처음엔 가슴이 철렁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초등학교가 의무교육이라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보고 두려움이 들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마음으로 여러 홈스쿨링 카페나 블로그 등을 뒤져보기도 하고 책을 사서 보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카페에 소개된 글에 정원 외 관리자를 학교에 신청하면 된다고 하는 글을 보게 됐다.

바로 학교 행정실로 전화했고, 우리는 홈스쿨링 가정이라 아이를 정원 외 관리자로 편성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냐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했다. 정원외 관리자는 실제 등교는 하지 않지만, 반에는 편성되어 있고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나중에 다시 학생을 학교로 보내고 싶으면 수학시험 점수가 80점을 넘으면 학교에 돌아올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의무교육이라 처벌받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실제 할 수 있게 된 것이 마냥 신기했다. 스스로도 “어렸을 때 나도 학교 안 가고 공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며 상상만 하던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게 된 것에 기쁜 마음이 컸다.

사실 이때만 해도 홈스쿨링에 대해 잘 모르고, 잘 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어 초등학교 정도만 하고 ‘중학교 때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세 아이 모두 고등학교까지 홈스쿨링을 하고 있고, 큰아이는 올해 11월에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다. 어느새 홈스쿨링과 함께한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가는 느낌이다.


홈스쿨링의 첫 번째 기우는 사회성(?)


세 남매가 어렸을 때의 모습. 사회성은 타고난 부분이 있어 학교에 가지 않고도 모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을 갖고 있다.

홈스쿨링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은 아이들이 친구가 없어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걱정을 많이 한다. 그 말이 듣기 싫어 그냥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거짓말로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교회나 기타 활동을 하면서 지내는 것을 보니 오히려 다른 아이들을 리드하면서 잘해나가는 것을 보고, 그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의 사회성은 리더십의 80%가 타고난다고 하듯이 어느 정도 부모에게서 타고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나보다는 아내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다행히 아이들이 나보다는 아내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즉, 환경을 어떻게 마련해주느냐가 중요하지 무조건 학교에 안 가니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선입견이나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리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홈스쿨링이 주는 기쁨과 만족감이 큰 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즐비한 좌충우돌의 시간은 가득하기만 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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