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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과 우정 사이', 세종시 부동산가격 폭등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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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과 우정 사이', 세종시 부동산가격 폭등의 민낯 
  • 이영선 변호사
  • 승인 2021.03.26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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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의 친근한 법률 이야기(2)] 돈 앞에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죽마고우
시세 차익폭 커지자 계약금과 잔금, 등기비용 빌려준 친구 나몰라라
필자가 목도한 사건만 3건, 이외 신도시에 적잖은 사례 노출... 세종시의 어두운 자화상
원수산에서 바라본 도담동과 1생활권 전경 ⓒ정은진 기자
원수산에서 바라본 행복도시 전경 ⓒ정은진 기자

‘사랑과 우정 사이’라는 노래가 있다. 친구를 사랑하지만, 우정 때문에 고백하지 못하고 떠나보내는 애뜻한 마음을 노래한 곡이다.

이처럼 우정을 지키기 위해 사랑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살다보면 우정이 늘 우선이 아닌 경우도 있다.

우정 속에 사랑 또는 다른 것들이 개입되어 우정에 금이 가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렇다면 우정 사이에 돈이 개입된다면 어떨까. 돈 앞에 우정이 지켜질 수 있을까. 최근에 소송으로까지 번진 '세종시 사례'를 보고 생각해 보자. 

A 씨는 아파트 청약신청 후 당첨 문턱을 넘었고, 그것도 향후 시세가 아주 많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였다.

그런데 청약 당첨에 기쁨도 잠시, A 씨는 계약금과 잔금을 낼 돈이 없었다.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게 되자, A 씨는 죽마고우인 친구 B 씨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민다. A 씨는 B 씨에게 자신을 도와주면, 아파트에 1/2 지분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도 했다. 

B 씨는 A 씨와의 우정을 생각해 계약금과 잔금, 등기비용 등을 대신 지급했고, 아파트는 A 씨 명의로 등기가 되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아파트는 등기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분양가격의 2배 가까이 시세가 올랐고, A 씨에게 다른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더욱이 아파트 가격이 앞으로 여러 호재들로 인해 더 오를 것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A 씨 마음은 복잡해진다. 

드디어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낸다.

자신이 B 씨로부터 받은 계약금, 잔금 등 받은 돈만 돌려주면 나머지 금액은 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했다. 즉 B 씨는 자신에게 돈을 꿔줬으니, 그 돈만 갚으면 된다는 것이다.

폭등한 시세 차익은 모두 자기 몫으로 차지하려는 심산이었다. 

이에 B 씨는 단순히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A 씨가 오른 시세의 1/2를 주기로 했으니 약정대로 지급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아파트 가치의 1/2 지분이 B 씨에게 있다는 지분 계약서를 제출했다.

쟁점은 A 씨와 B 씨의 계약이 단순한 금전차용 계약인지, 이익을 보장한 투자 계약인지에 있다.

여기서 B 씨가 제출한 지분계약서가 결정적 증거로 사용된다. 단순한 차용이라면 차용증만 작성하면 될 것인데, 지분계약서까지 작성한 것은 투자약정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전지법 전경.
대전지법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놓고 조정 회부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재판부의 조정 회부로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해당 판사는 친구 간에 돈싸움을 판결하기보다는 조정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정도 돈과 욕심 앞에는 아무 소용이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돈이 필요할 때에는 우정을 앞세워 도움을 구하고, 큰 이익을 보는 순간 욕심이 우정보다 앞서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한번만 생각해보면, 지금 오른 시세는 결국 친구가 계약금과 잔금을 대신 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이영선 변호사
이영선 변호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만큼, 우리의 마음은 점점 메말라 가는 것을 느낀다. 돈과 욕심이 인간의 감정을 점점 지배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례가 예로 든 한 건에 그치지 않았다는데 있다. 필자가 다룬 건만 3건을 넘어서고 있다.

죽마고우부터 세종시에서 새로 사귄 친구간 거래 사례까지 잊혀질만하면 분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 폭등 이후로는 이 같은 일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하나만 명심하자. 결국 남는 건 사람... 사람간의 우정과 믿음이 우리를,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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