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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오송역 앓이'? 이용객 전국 10위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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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오송역 앓이'? 이용객 전국 10위 굳건
  • 박종록 기자
  • 승인 2020.09.03 1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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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41만 명으로 스타트, 세종시 출범 후광효과 톡톡 
2018년 599만 명 이어 2019년 670만 명 돌파... 9위 넘볼 기세 
인근 서대전‧조치원‧공주역 제자리 걸음... 상생 차원 수요 분산해야   
세종시민들은 여전히 충북 오송에 있는 KTX 오송역을 오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KTX 세종역과 ITX 정부청사역 신설안이 동시 추진되고 있는 배경이다. 
세종시민들은 여전히 충북 오송에 있는 KTX 오송역을 오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KTX 세종역과 ITX 정부청사역 신설안이 동시 추진되고 있는 배경이다. 그 사이 2019년 이용객 680만 명에 육박하게 된 오송역 전경.

[세종포스트 박종록 기자] 충북의 앓는 소리 진원지이자 지역 이기주의의 상징으로 통하는 ‘KTX 오송역’. 

주변 도시와 상생을 저해하는 외침 배경은 오로지 ‘오송역세권 활성화’에 있다. 때마침 청주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3일 입장문을 통해 행정수도 완성론과 함께 KTX 오송역의 관문화를 결부시켰다. 

정부도, 충청권 어느 시‧도도 인정한 적 없는 ‘세종시 관문역 위상’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움직임이다. 바꿔 말하면, 세종시에 어떠한 고속철도 도입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월권에 가까운 내정간섭을 되풀이하고 있다. 

오송역 이용 수요 대부분이 세종시민과 정부세종청사 공직자 및 민원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그러면서 세종시 출범 이후 오송역 실속은 야금야금 챙겨가고 있다. 지표는 이용객 수요(승‧하차 포함)에서 확인된다. 

본지는 한국철도공사(이하 한국철도)가 지난 달 31일 발간한 통계연표인 '제57회 2019 철도통계연보(I) 지역간 철도'를 살펴봤다. 

그 결과 KTX세종역 또는 ITX정부세종청사역 설치가 ‘오송역 존재감’을 위협한다는 주장은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전국 주요 역사 연간 수송인원 비교.(발췌=제57회 2019 철도통계연보(I) 지역간철도)
2019년 전국 주요 역사 연간 수송인원. (발췌=제57회 2019 철도통계연보(I) 지역간철도)

오송역 이용객은 지난 2012년 약 141만 명을 시작으로 2018년 599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조사 결과상에선 680만 명 선까지 수요를 확대했다.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만해도, 연간 이용객이 약 483만 명이었던 서대전역과 약 389만 명이었던 조치원역에 비할 바 안됐다. 

2019년까지 전국 역사 중 최고 상승률을 보이더니, 어느덧 전국 주요 역사 10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충북의 바람은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오송역 소재지이자 역세권인 봉산리에 1500여 세대 규모의 입주자를 모집하는 민간임대아파트 1차 분양이 마무리됐다. 

최근 오송역 앞 역세권으로 분양을 마친 임대아파트 조감도 전경. 

 

반면 주변 지역 다른 역들의 연간 이용객은 대체로 제자리 내지 줄어든 수치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500만 명에 육박하던 서대전역 이용객은 2018년 400만 명 밑으로 떨어지더니 2019년 들어 다시 400만 명 선을 회복했다. 

사실상 세종시의 관문역이라 할 수 있는 조치원역은 2012년 400만 명에 육박했으나 2018년 약 342만 명으로 급감하고, 2019년 들어 350만 명에 근접하는 수치로 올라갔다. 

출범 기준으로는 2개 역사 이용객 모두 줄어든 상황. 모두 KTX 오송역에 수요를 빼앗긴 탓이다. 오송역은 그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호남‧경부선이 모두 통과하는 분기역으로 성장했다. 

2015년 개통한 KTX 공주역은 2018년 17만여 명에서 2019년 19만여 명으로 연간 이용객이 증가했으나, 입지상의 문제로 인해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사실상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골리앗 오송역 수요의 2.8% 수준이다. 

호남선 KTX 직선화는 공주역 활성화 요소도로 고려 가능하다. 사진은 최근 집계된 전국 역별 수송객 수요 현황. (제공=코레일)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와 비교한 2018년 전국 주요 역사 연간 수송 인원 현황. (제공=코레일)

공주역이 소재한 공주시 이인면 인근 면들의 인구가 적은 탓에, 가까이는 공주역과 가까운 탄천면, 계룡면과 논산시 노성면, 상월면, 부여군 초촌면 등, 멀리는 논산 시내나 부여 읍내의 인구를 합쳐봐도 공주역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부여나 논산에서는 시간맞춰 각 도시로 운행하는 시외버스나 강경 등 논산시 행정구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어 보인다.

KTX 세종역이 생겨도 수요 자체에 변화가 생길 리 만무한 것도 사실이다. 

오송역과 달리 세종시 직통 비알티(BRT) 버스가 없어, 공주역을 이용하고 싶은 세종시민도 교통의 불편함 때문에 오송역에 내리는 형편이다. 공주역 연계 교통편은 공주 시내버스 몇편과 논산 시내버스 및 부여군 농어촌버스 각 노선 한편씩, 그리고 이따금 운영되는 시외버스 몇편 뿐이다. 

결론적으로 골리앗 오송역은 주변 지역과 상생의 의미로 수요를 분산할 필요성을 안고 있다.  

활성화 숙제를 떠안고 있는 KTX 공주역 전경.
활성화 숙제를 떠안고 있는 KTX 공주역 전경.

공주시민들도, 세종시민들도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은 단순하다. 바로 KTX 공주역 수요 확대와 KTX 세종역 또는 ITX 정부청사역의 조속한 신설에 있다. 

오송역의 절대적(?) 지위는 인정한 채, 최소한의 이용 수요를 나눠 갖자는 얘기다. 실제 호남권의 익산역과 광주송정역, 영남권의 대구역과 구미역, 울산역, 수도권의 청량리역과 평택역보다 거대 역으로 성장했지 않은가. 

전라권에서 광주송정역~공주역~세종역~천안아산역을 직선화 KTX 노선 신설을 원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오송역 수요는 사실상 세종시 특수에 기댄다. 도청 소재지가 있는 청주시내, 더 나아가 충북 전체적인 접근성도 결코 좋지 않다. 

오송역은 충북의 유일한 KTX역임에도 불구하고, 충북을 대표하기는커녕 접근성이 더 좋은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칭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KTX 세종역 설치 입지인 금남면 발산리 교량 모습. 아래로 대전~세종 연결도로(국도 1호선)가 있다. 
KTX 세종역 설치 입지인 금남면 발산리 교량 모습. 아래로 대전~세종 연결도로(국도 1호선)가 있다.

충북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KTX 세종역 또는 ITX 정부청사역 등 고속철 신설 논의가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 미래 행정수도 위상과 결부시켜도 세종시 내부에 고속철도역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세종시는 누누이 간이역 수준의 효율적인 KTX 세종역 신설을 강조하는 한편, ITX란 한 단계 아래 철도 도입안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충북을 배려한 구상이다.  

KTX세종역 또는 ITX정부청사역이 생기면 오송역이 위기를 맞는다는 충북의 주장은 기득권 유지이자 기우란 분석은 이처럼 객관적 수치와 입장으로도 입증된다.  

9일 발표된 KTX 세종역과 ITX 세종역 노선도 예시. 각 지자체별 이해관계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입장은 모두 제각각이다. (제공=세종시)
지난 7월 9일 발표된 KTX 세종역과 ITX 세종역 노선도 예시. 각 지자체별 이해관계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입장은 모두 제각각이다. (제공=세종시)

또 최근 세종시가 아주대 산학협력팀에 의뢰해 나온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도 설득력을 높이는 대목이다. 

KTX 세종역 비용편익비(B/C)는 0.86, ITX 정부청사역 B/C는 0.83으로 모두 높게 나왔다. 

향후 정부가 KDI를 통해 예비타당성 검토에 나설 경우, 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기반한 분석적 계층화 과정(AHP) 값도 0.5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예비타당성조사 B/C값이 1에 못 미치는 0.8 이상이어도, AHP 값이 0.5 이상만 나오면 사업 추진은 가능하다.  

더욱이 지난해 1월 정부가 전국 지자체별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 사업을 진행했던 것처럼, 국가적 필요에 따라 정부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추진해볼 수 있는 사업이 됐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흐름과 맞물려 내판역 분기 지선철도 및 ITX정부세종청사역 건설 계획이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에 우선 반영돼야 하는게 급선무로 인식된다. 

KTX 세종역 설치는 국토부가 사전 타당성 검토 직후 부정적 입장을 발표했으나, 설치 명분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기반시설로 평가된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원하고 미래 행정수도 위상에 반드시 필요한 게 고속철”이라며 “4차 국가철도망계획 등 일련의 흐름 속에서 능동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현재는 행정수도 완성이 급선무인 만큼, 충청권의 연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며 “행정수도가 골격을 갖춰가면, 자연스레 역사 재배치 및 기능 보강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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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 2020-09-04 09:49:52
개인적으로 현재 세종시가 주장하는 ktx역의 위치는
그냥 안되는줄 알면서 시간끌기용으로 계속 주장하는듯하다.

차라리 itx정부청사역을 먼저 만드는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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