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신설, ‘가능 VS 불가능’ 진위는
상태바
KTX 세종역 신설, ‘가능 VS 불가능’ 진위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20.12.25 15:08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시와 국민의힘, 연말 뜨거운 진실 공방 
어느 누구도 ‘실행 가능 로드맵’ 제시는 없어 
정부와 주변 지자체 설득, 사업비 마련 등 숱한 과제 산적 
미래 KTX 세종역의 유력 입지로 손꼽히는 금남면 발산리 일대. 현재는 주로 논과 밭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래 KTX 세종역의 유력한 입지로 검토된 금남면 발산리 일대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2020년 연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세종시 VS 국민의힘’간 KTX 세종역 신설 논쟁. 

양측 주장의 진위와 공방전을 떠나 가장 중요한 의제는 ‘KTX 세종역의 현실화’ 여부로 모아진다. 

KTX 세종역 신설안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부터 수면 위에 올라와 충북의 조직적 반대의 벽에 부딪히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춘희 시장이 제시한 2025년 개통 목표는 일단 어려운 양상이다. 

정부가 지난해 1월에 이어 다시 한번 예비 타당성 면제 카드란 특단의 의지를 꺼내보이지 않는 이상 그런 모양새다. 

당시 세종시는 충북과 연관된 ‘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 사업(2030년)’을 반영하는데 그쳤다. 우선 순위로 제출한 대평동 종합운동장과 금남면 KTX 세종역 건립사업은 아쉽게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1월 정부의 예비 타당성 검토 면제 사업 면면. 세종시가 우선 건의한 KTX 세종역과 종합운동장 건립 사업은 반영되지 못했고, 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안이 담긴 바 있다.

2021년 상반기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뒷받침하는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시나리오를 써도 쉽지 않은 로드맵이다. 

KTX 세종역 건립 사업이 지난해 12월 종합운동장에 이어 내년 하반기 예비 타당성 검토 대상 사업에 올라도 2022년 예타 진행과 기본‧실시설계, 착공, 준공 절차까지 밟으려면 대단히 빠듯한 일정이다. 

KTX 오송역의 ‘세종시 관문’ 지위를 뺏기지 않으려는 충북의 반발 역시 걸림돌로 남아 있다. 

지역구 강준현(을)‧홍성국(갑) 국회의원의 공통 공약이자 국민의힘과 정의당 역시도 지난 총선을 통해 이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앞으로 추진 의지가 꺾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제는 가시화 시기다. 2020년을 마무리하고 있는 지금 앞으로 숙제를 조망해봤다. 

√ 정부의 부정적 논리, 우선 넘어야할 산 

세종시가 지난 7월 9일 KTX 세종역 및 ITX 정부청사역에 대한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를 발표한 지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국토부가 발표한 자료

무엇보다 정부의 부정적 시각은 넘어야할 가장 큰 산이다. 

세종시는 지난 7월 9일 아주대 산학협력팀의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를 발표할 시점만 해도 고무적인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충북의 조직적 반대 속에 지난 2017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보다 크게 나아진 비용편익비(B/C) 수치 때문이다. 

당시엔 0.58에 그쳤으나, 지난 7월에는 0.86까지 치솟았다. 기준치 1에는 못 미쳤으나 향후 정부의 예비 타당성 검토 대상사업 선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였다. 

총사업비 역시도 1425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예타 대상에 포함된 종합운동장(4000억원)의 1/3 수준으로 파악돼 부담을 줄였다. 역사 위치는 변함없이 금남면 발산리 일대가 최적지로 분석됐다. 

비알티(BRT) 및 대전~세종 광역철도(2029년경)와 연계, 정부대전청사 및 도심 접근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세종시 인구 증가세와 행정수도 위상, 대전 서북부 지역민 수요 등도 B/C를 높여줬다. 

이는 내년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 반영을 추진 중인 ‘ITX 정부세종청사역 신설안(B/C 0.83)보다 더 높은 점수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같은 날 즉시 보도자료를 통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정오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여건 아래 (KTX 세종역) 신설 추진은 불가하다. 특히 KTX 세종역은 고속철도 수요와 정거장 안전 등 운영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세종시 추진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표면적 반대 사유는 신설 세종역이 부본선 없이 본선에 고속열차 정차계획을 담고 있는데서 찾았다. 안전에 매우 취약한 구조로 열차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진은 금남면 발산리 일대 'KTX 세종역' 검토 예정지. 현재 추진은 국토교통부 제동으로 어려워진 상태다. (사진=정은진 기자)
사진은 금남면 발산리 일대 'KTX 세종역' 검토 예정지. 현재 추진은 국토교통부 제동으로 어려워진 상태다. 터널과 터널 사이에 간이역 설치 시, 안전성 및 열차 이용 효율에 문제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사실상 KTX 세종역 추진에 제동을 건 셈이다. 

세종시가 열차 효율과 안전성을 위해 제시한 여러 방안은 모두 고려되지 않았다. 

당시 용역안에는 ’교량 위에 역사를 건설‘하는 방식이 담겼고, 일반적인 20량 대신 12량 열차 적용으로 운영 효율 및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봤다. 말 그대로 간이역 기능을 지양했다. 

정부가 이 같은 판단을 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기위한 세종시의 대응 전략 마련이 중요해졌다. 

그 즉시 대응안이 제시되지 못하다보니, 시민사회에선 ‘사실상 무산’이란 반응이 이어졌다.  

2021년 세종시와 지역구 국회의원실에 던져진 숙제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선 금남면 발산리 일대 주민을 중심으로 지역민 전체에게 희망 고문만 하는 매개체로 전락할 공산이 적잖다. 

다행히 정부의 재론 여지는 조금 있어 보인다. 

당시 국토부는 본지와 인터뷰 과정에서 B/C 0.86 결과를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란 해명과 함께 지역간 갈등 문제 등을 놓고 심도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덧붙인 바 있다. 

√ 1500억원 안팎의 사업비, 무엇으로 마련하나 

세종시민들은 여전히 충북 오송에 있는 KTX 오송역을 오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KTX 세종역과 ITX 정부청사역 신설안이 동시 추진되고 있는 배경이다. 
세종시민들은 여전히 충북 오송에 있는 KTX 오송역을 오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KTX 세종역과 ITX 정부청사역 신설안이 동시 추진되고 있는 배경이다. 사진은 오송역에 정차하고 있는 KTX (본지 자료 사진)

아주대 산학협력팀이 간이역 형태로 산출한 KTX 세종역 예산안은 1500억원 안팎(1425억원). 

ITX 정부세종청사역은 내년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되면, 국비 지원의 길을 연다. 세종시 만의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전~세종~충남‧북을 잇는 기능뿐만아니라 정부세종청사의 업무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명분을 갖고 있다.  

KTX 세종역은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현행 철도건설법상 KTX 세종역 신설 예산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전액 시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시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예산 반영은 쉽지 않은 결단을 요한다. 당장 예타 대상사업에 포함된 종합운동장(2025년 목표)마저 추진 동력을 잃고 있는 판이다. 

국토부 철도정책과 관계자는 “세종역 신설 시, 판단여부를 떠나 (역 신설) 요구를 하는 세종시가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며 “이 사업 자체는 국비 지원 대상이 안 된다. 내년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 가능한 사업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결국 서두에 언급한 대로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에 다시 반영되거나 ‘국가적 필요’에 의해 별도 검토가 이뤄져야만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누가, 어떻게 ‘KTX 세종역’을 실현할 것인가 

지난 4.15 총선 당시 토론회에서 밝힌 강준현, 홍성국 의원 외 후보군들의 입장 (본지 자료 사진)

현실적 장벽이 분명한 가운데 누가 어떻게 ‘KTX 세종역’을 현실화할 것인가도 중요해졌다. 

최근 ‘세종시 VS 국민의힘’간 진실 공방이 미래지향적 논쟁으로 승화되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장 추진 주체라 할 수 있는 세종시는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추진’ 의사만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행정수도에 KTX 세종역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이 가시화되면, 역사 신설의 당위성과 타당성이 높아질 것이라 믿는다”며 “앞으로 정부 및 인근 지자체와 협의, 공감대를 넓히면서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의 정부 건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기 내 2025년 로드맵 실행을 위한 구체적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충청권 4개 단체장과 민주당 시‧도당 위원장간 간담회를 통해 공동 추진을 합의한 ‘ITX 정부청사역’ 연결안의 청신호를 언급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더불어민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약을 내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준현 국회의원실도, 총리실과 연관된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국회의원실도 별다른 언급 없이 관망하는 모습이다. 

국회법 개정안과 법원 설치에 관한 법률, 행복도시건설특별법 등 세종시 4법 통과가 당장의 현안인 것은 사실이나 시민들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021년에는 KTX 세종역 건립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에게서도 중앙당의 약속을 이끌어내고 충북의 반대(과거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 주도)를 설득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에 대한 비판만 지속하고 있을 뿐,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없다. 

국민의힘은 24일 이춘희 시장 브리핑 당일 “세종시는 이미 2019년 8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2021년∼2030년) 신규 사업 건의시, 기존 노선의 역사 신설은 제외하라”는 공문을 받았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시민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고 숨겨왔다”고 비판했다. 

이춘희 시장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KTX 세종역을 반영하겠다던 약속이 허언인 점도 꼬집었다. 

국민의힘 시당은 “174명의 국회의원, 2석의 지역구 국회의원, 17석의 시의원 의석을 확보하고도 간이역 하나 못 만드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변명조차 구차하다. 세종시가 발을 빼는 중이 아니라면 솔직한 입장을 듣고 싶다. 시민들에게 구체적인 로드맵을 진정성 있게 설명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호남선 KTX 직선화는 공주역 활성화 요소도로 고려 가능하다. 사진은 최근 집계된 전국 역별 수송객 수요 현황. (제공=코레일)
호남선 KTX 직선화는 공주역 활성화 요소도로 고려 가능하다. 사진은 올해 공표된 2018년 기준 전국 역별 수송객 수요 현황. 오송역의 비약적 성장이 세종시의 후광 효과인 만큼, 이를 KTX 세종역으로 나눠줄 필요성은 충분하다. (제공=코레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선영 2020-12-28 09:42:28
행정수도에 KTX역, 지하철, 철도, IC하나 없는게 말이되냐? 세계적인 비웃음 거리다. 오송역이 왠말이냐? KTX세종역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예타면제로 가야한다.

코라일 2020-12-26 12:00:19
오송역으로도 충분함. 예산낭비 좀 그만하자.지겹다

정도 2020-12-26 09:44:08
경제성을 높이려면 역의 위치를 세종청사 주변에 두면 됩니다.
수많은 공무원의 왕래와 세종청사 주변의 인프라를 활용한 여행객들이
끊임없이 왕래할 것입니다.
이걸 다 알면서 안하는 세종시는 도대체 누구의 세종시인지 정말 모르겠네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