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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세종시’에선 치료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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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세종시’에선 치료 불가능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8.20 18: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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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제보] 부실한 세종시 응급의료체계 현주소 재확인
3일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6명 증가, 모두 타지로 후송
이춘희 시장, 9개 음압병실 정상화 시사... 세종충대병원, ‘9월 중 가동’ 예고
의심환자는 결국 청주 하나병원행... 골든타임 의료체계 재정비 절실

 

세종충남대병원 인근 지점에서 시작되는 방축천. 아래로 내려가면 천변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다. 
지난해 5월 NK세종병원에 이어 올해 7월 16일 개원한 세종충남대병원. 2개 병원은 세종시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들이다. 개원 이후 많은 시민들은 대부분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119 응급환자의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다. ⓒ정은진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세종시 응급 의료체계가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에서 다시금 빨간불을 켜고 있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전반 응급 의료 영역에서 되풀이된 ‘타지 병원 후송’ 현실이 여전하다. 지난해 5월 NK세종병원(나성동)에 이어 지난 달 세종충남대병원이란 2개 응급의료기관을 갖추고도 응급 의료체계 안정화 속도가 더디다. 

최근 본지가 보도한 ‘산모 출혈 사망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코로나19 관련 의심환자‧확진자’ 치료 과정에서도 원정 의료는 반복됐다. 

시민사회 역시 지역 사회에 연착륙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촌각을 다투는 골든타임에 지척에 있는 병원에 가지 못해 원거리를 가야 하는 당사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최근 3일 사이 6명이 늘어 56명까지 늘어난 세종시 코로나19 확진자 수. 응급 의료체계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코로나19 의심 증세 ‘연기면 A 씨’, 결국 청주 하나병원행  

지난 11일 연기면에 사는 시민 A 씨는 아내 B 씨의 고열로 119 출동 신고를 접수했다.

출동한 대원은 60대 후반의 B 씨가 39.5도의 고열임을 감지, 방진복을 입은 채 앰뷸런스에 탑승해 환자 이송 채비를 마쳤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보호자에게 일차적으로 어느 병원에 가고 싶냐는 통상적인 의사확인 절차를 거쳤고, 보호자는 최근 개원한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을 지목했다. 충대병원은 연기면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기도 했다 .

병원의 진료 및 입원 의사를 타진했지만,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통보로 다른 병원을 알아보게 됐다. 2차는 평소 당뇨약을 타오던 대전 건양대병원. 이마저도 불가능해지자, 결국 돌고 돌아 청주 하나병원으로 향했다.

B 씨는 고열로 인해 코로나19 감염 의심을 받았으나, 검사 결과는 ‘음성’ 판정. 이에 마음의 한시름을 놓은 보호자는 이후 집에서 가까운 세종충남대 병원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평소 당뇨와 신장이 안 좋았던 아내의 추가 진단을 위해서였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음성 판정을 받은 B 씨에게 입원 시 2박 3일 음압병실 사용을 권했다. A 씨는 수가가 비싼 음압병실 사용 권유에 큰 부담을 느꼈고, 결국 세종충남대병원 행에 몸을 싣지 못했다. 

A 씨는 “갑자기 아플 때도 못 가고, 이후 서류 챙겨서 갈 때도 못 가고 병원이 있는데도 왜 못 가는지 모르겠다”며 “아주 실망이 크다. 가까운 곳에 크고 좋은 병원이 생겨서 좋아했는데, 남의 동네일처럼 하면 어떻게 하냐. 영 잘못된 것 같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세종충남대병원 측은 “타 병원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도 48시간이 지나기 이전에는 주의가 요구돼 음압병실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전국의 모든 병원이 공히 적용하는 기준”이라며 “시기가 시기인 만큼 환자 측에서 양해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 3일 새 ‘6명’, 후송은 타지로 

세종충남대병원 음압병실  ⓒ정은진
세종충남대병원 음압병실. 37개의 병실이 구비됐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9개 병동의 조속한 사용을 약속했고, 세종충남대병원은 9월 중 정상 운영을 준비 중이다. ⓒ정은진

지난 18일 세종시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50일 만에 추가로 발생했다. 2명의 확진자는 각각 중부권 생활치료센터(경증)와 대전 충남대병원(중증)에 입원했다. 

시민사회가 37개의 음압병실을 갖춘 세종충남대병원에 수용을 못하는 상황에 의문을 품게된 배경이다. 

20일 4명의 추가 확진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직 이송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세종충대병원 음압병실 사용이 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응급실 내 음압격리실로 수용되어야 하는데, 현재 응급실 내 2개의 음압병실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대전 충남대병원 기준에 부합한다”며 “응급실에 이어 당초 목표로 둔 37개 음압병실 운영 시스템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오는 9월까지 정상 운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세종충남대병원의 37개 음압병실 전부 사용은 어렵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인턴이나 레지던트 등의) 인력 수급 문제가 걸려 있다”고 전했다.

이춘희 시장은 20일 시청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세종충남대병원이 곧 음압병실 9개를 확보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히 협력해 다른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병실 배정과 입원에 신경 쓰고 있다. 세종시와 대전시 등 개별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중부권역으로 함께 환자를 배치하고 있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답변했다.

코로나19 확산, ‘응급의료체계 정비’의 시급성 재확인

본지는 지난 11일 자로 ‘산모 출혈 사망사고’ 취재 과정에서 세종충남대병원의 진료 불가 항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부인과 분만은 임신 32주 차(8개월) 시점부터 가능 ▲산후출혈 응급진료 불가 ▲흉부외과 9월부터 진료 ▲피부과와 이비인후과, 치과 진료 곤란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불가능 ▲약물중독 진료 불가 ▲폐쇄 병동 미운영 현주소가 세종시 응급의료체계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환자 관리 및 치료 영역에서도 재정비가 절실해졌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2018년까지는 응급의료기관이 없어 세종시 환자 80%가 타지로 후송됐다. 지난해 엔케이세종병원과 올해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이후로는 외부 유출률이 70%까지 줄어들었다”는 현주소를 언급했다. 

그는 “세종충남대병원은 아직 응급의료기관이다. 광역시급 권역 종합병원의 여건은 안된다”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만 심장이나 뇌출혈, 뇌졸중 등 중증질환은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해 신속하게 치료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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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크루즈 2020-08-20 22:56:54
Mission impossible. 뭔들 가능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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