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파기·배액배상’ 난무, 세종시 부동산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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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파기·배액배상’ 난무, 세종시 부동산 천태만상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8.07 16:5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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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론 등 부동산 호재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세종시 부동산 시장 휘청
배액배상 손해 불구, 계약 파기 선택하는 집주인... '영끌'로도 불가, 실수요자 한탄
부동산 업계 '지나친 호가 경쟁', 자성의 목소리도 나와
현재 세종시 부동산 날씨를 알려주는 이미지. 매수·매도인, 중개자의 한줄평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픽토그램 제작=김인혜 기자)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잔금 치르기 일주일 전에 계약 파기 통보를 받았어요. 결국, 수천만 원을 더 얹어서 겨우 계약했어요.”

최근 세종시에서 부동산 ‘계약 파기’가 잇따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행정수도 이전론이 불거진 지난 달 20일 전·후로 빚어진 현상이다. 

16년 만에 부활한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본질적 가치는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에 등장한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계약 당사자들의 볼멘소리와 아우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본질적 배경은 행정수도 호재에 편승한 매매가격 '호가(부르는 값) 높이기' 경쟁에 있다.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와 집주인들이 집값 올리기에 혈안이 되면서 안타까운 사연이 속출하고 있다.  

임대인, 즉 집 주인 입장에선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파기하는 게 자산 증식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7억 원 아파트 거래 과정의 계약금은 매매가의 10%인 7000만 원. 위약금은 배액배상 시, 계약금의 2배인 1억 4000만 원이다. 이보다 더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기에 계약을 취소한다는 얘기다.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세종시 부동산 가격. 여기서 파생된 '천태만생'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인식 전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앞으로 더 오르겠지?’하는 기대심리가 갖가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분명히 급등한 건 팩트다. 내 집 가격이 오르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호가 높이기에 혈안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업계 차원에서도 자정의 움직임이 필요한 때다. 정작 중요한 '행정수도 완성'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갑작스런 계약 파기가 가져온 안타까운 사연

시민 A 씨는 지난 5월 4억 원 상당의 B 아파트를 매도인이 1년 전세로 지내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계약 당시 매매계약서와 전세계약서를 동시에 작성했고 계약금을 지급했다. 중도금은 따로 협의하지 않은 채 잔금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계약 파기 요청이 들어왔다.

급작스러운 계약 파기에 변호사 상담까지 받았으나, 매매계약서에 효력이 발생할 만한 문구가 명시가 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돌아왔다. 결국 매도인에게 배액 배상을 받고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제 배상금으로 세종시에서 살 수 있는 집은 없었다.

또 다른 시민 C 씨는 다른 시·도에 있는 집을 매도 후 세종시 집을 계약했다. 이후 ‘계약 파기’로 이어지자 집도 절도 없이 중간에 붕 뜬 상황이 연출됐다. 이후 터무니없이 오른 금액에 다른 집을 매매하기 엄두가 나지 않아 C 씨는 ‘비자발적 무주택자’가 됐다.

부동산 외부에 매매 물건을 안내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상승세에 인터넷 부동산 가격이 '호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배액배상 아랑곳없는 '계약파기' 비일비재   

이처럼 요즘 부동산 거래 과정 중 가장 흔한 사례는 바로 ‘계약 파기’다. 다음 수순은 자연스레 ‘배액배상’이다. 위약금보다 오른 집값 액수가 훨씬 더 크기에 ‘배상액을 물어주고 말지’란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거래라도 성사하면 그나마 다행이나, 이제는 매물마저 귀해졌다. 집 주인들이 ‘매물 거둬 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도담동 B 부동산 중개인은 “물건이 나오자마자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며 “연일 가격이 상승세임에도 불구하고, 매물을 찾는 사람은 꾸준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매물이 나오면 계약금부터 걸어두려는 사람이 많다”며 “일부 매도자는 더 높은 금액을 위해 계좌번호 주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위약금을 감수하고 파기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어진동의 한 중개인)", "계약파기가 많다. 가계약, 정식계약 상관없이 많이 파기한다(종촌동의 한 중개인)", "파기하는 경우가 많다. 매수자가 피해가 커서 곤란하다(보람동 한 중개인)" 등 업계 전반의 인식이 비슷하다.   

이미 아파트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호재 소식에 ‘지금이라도 올라타자’라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행복도시 내 아파트 실거래가 양극화가 뚜렷하면서, 고운동과 아름동, 종촌동 주민들 일각에선 부동산 규제 부분 해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고운동 아파트를 실개천에서 바라본 야경. 
행복도시 내 아파트 실거래가 '계약 파기' 및 '배액 배상'으로 혼돈을 겪고 있다. 사진은 이 기사와 무관.

본지 기자가 부동산 앱에 제시한 매물을 따라 직접 부동산에 찾아가봤다.

인터넷에 제시된 아파트 금액보다 부동산중개인이 제시한 금액은 1~2억 원 이상 높았다. 그 이유를 묻자, 하루하루가 아닌 아침·저녁으로 매매가격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운동 C 부동산 중개인은 “한번 거래가 되면 그 금액에서 5000만 원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며 “이런 현상으로 아파트 거래금액은 고공행진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말 집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은 점점 요원해지는 형국이다. 전월세에서 집주인으로 갈아타려던 꿈이 수포로 돌아간 이들은 당혹스럽다. 매매를 하고 싶어도 매물이 없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으로는 움직일 상황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어렵게 계약을 하고도 파기가 되면, 곤혹스러움과 실망의 깊이는 상상하기 어렵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줄인 말)'로도 살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중개업자들 사이에선 ‘자정운동을  벌여야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선 쉽지 않은 노릇이다.

김동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 부지부장은 “일주일 전이 피크였고, 이 같은 상황이 지금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며 “중도 계약 파기는 매도·매수자 서로 곤란해지는 상황이니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연일 상승하는 ‘부동산 호가’에 관망을 권하는 부동산 중개인도 적지 않았다. 또 대다수의 중개업자들은 "무주택 수요자들은 올 하반기 산울리 등의 분양 물량을 노려보라"고 추천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정답’이 없는 부동산 시장. 세종시 부동산의 다음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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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푸 2020-08-08 10:07:02
다 팔고 세종시를 떠날 사람에겐 분명 대박기회일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세종시에 못들어옴

초보자 2020-08-07 21:00:13
행정수도는 무슨 딱 부동산투기판. 생산성 없는 교통체증의 도시.끝

세종시주민 2020-08-07 17:19:17
집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모르지만, 계약까지 한 마당에 배액 배상까지 하면서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손해로 돌아오는 건 모르는구나.... 나중에 그 집이 10억으로 올랐다 칩시다. 그럼 다른 세종시의 집도 그만큼 오르기 때문에 배액 배상한 만큼의 매매차익 절대 볼 수 없습니다. 뭐 여기 팔고 더 싼 밑의 지방으로 가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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