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이어온 명약, ‘경옥고’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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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이어온 명약, ‘경옥고’ 바로 알기
  • 양계환 원장
  • 승인 2020.01.05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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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마을 허준 선생(1)] 동네 한의사 양계환 원장이 전하는 첫 번째 칼럼 
동의보감에 소개된 ‘경옥고’ 유래와 효능, 복용법, 제조법 대해부 

 

천년을 이어온 명약으로 손꼽히는 '경옥고'. 

본지는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한의약 관련 칼럼 연재를 새로이 시작합니다. 

한의학은 매우 다양하고 방대한 분야이나, 앞으로 지속될 칼럼에선 독자들이 수용하고 활용하기에 부담이 없는 주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실생활에 유익하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한의약 정보를 전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이번 칼럼은 맑은숲 한의원(세종점) 양계환 원장이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맑은숲 한의원은 인사혁신처가 자리 잡고 있는 어진동 세종포스트빌딩 4층에서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첫 편에선 가족들의 건강 선물로 익숙한 ‘경옥고’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편집자 주> 

✔ ‘경옥고’ 명칭 유래와 동의보감

앞으로 세종마을 허준선생 칼럼을 게재할 맑은숲 한의원 양계환 원장.
앞으로 세종마을 허준선생 칼럼을 게재할 맑은숲 한의원 양계환 원장.

의약의 궁극적 목표는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하는 것’이라 말 할 수 있다.

동의보감은 그런 약으로 ▲경옥고 ▲삼정환 ▲연년익수불로단 ▲오로환동단 ▲연령고본단 ▲반룡환 ▲이황원 ▲현토고본환 ▲고본주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약이 경옥고다.  

경옥고는 12세기 중국 남송시대부터 그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신철옹방’(신철옹이라는 사람의 처방)으로 등장해서 금원시대 ‘철옹선생방’을 거쳐 주단계의 ‘경옥고’로 굳어진 명칭을 갖게 됐다. 

주 구성약재는 인삼과 생지황, 꿀, 복령 4가지다. 송대에 경옥고가 유래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의미보다 좀 더 흥미로운 점으로 다가온다. 바로 인삼인데, 중국의 인삼은 주로 소화기 질환에 응용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지금처럼 원기를 보하는 개념의 인삼은 고려인삼에서 찾을 수 있다.

안상우 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는 “경옥고는 송대에 고려와 교역을 통해 입수한 신라인삼을 주재(主材)로 1170년경 송대 의서에 장생불로의 신선방으로 처음 기록된 이후 역대 의서에 자주 등장하게 됐다”는 유래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시대 단계의학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조선의 의학자들은 ‘동의보감’에서 내경편 첫 번째 처방으로 경옥고를 수재했다”며 “이후 양성연년약이(養性延年藥餌)의 대표방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안 박사는 “조선의 의학자들은 경옥고의 다양한 효능과 주치증에 노채(勞瘵)와 중풍후유증으로 인한 탄탄(癱瘓)에 이르기까지 범위를 확장했다”며 “역대 의서의 가감활용을 두루 응용·전승함으로써 오늘날 대중적인 장수약제로 알려지는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노채는 폐결핵 등 체력이 약하고 호흡기능이 저하된 병증, 탄탄은 반신 마비를 뜻한다. 

단계의학설은 ‘양(陽)은 과하게 남아돌고, 음(陰)은 항상 모자란다’는 이론이다.

치료에 있어서는 음을 보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서 滋陰降火(자음강화)를 주장했고, 이런 이론에 적합한 약이 바로 경옥고라고 볼 수 있다.

결정적으로 지금 사용하는 경옥고는 주단계의 이론에 입각한 동의보감의 경옥고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 물질‧정신 보양의 최고 명약 ‘경옥고’ 

‘옥처럼 진귀하다’란 의미의 경옥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도교의 경전 ‘황정경’이 있다. 

이 책을 열어보면, 경은 경실(瓊室) 즉 뇌를 가리키며 옥은 옥액으로 콩팥에 간직하고 있는 정수(精水)다. ‘동의보감’의 양생법(養生法)에 의하면 뇌와 신장은 척추 속의 척수액으로 이어진다고 보며, 척수액 같은 생명의 물질을 배양하는 것이 양생의 근본이라고 보고 있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신형장부도.
동의보감에 기록된 신형장부도.

동의보감의 ‘신형장부도’를 보면 몸의 앞쪽으로 정기신(精氣神)이 배속된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 그리고 뒤쪽에 삼관 즉 미려관, 녹로관, 옥침관이 서로 상응하여 배치되어 있다. 

삼관의 통로를 통해 정기가 오르내린다고 보고 있으며, 이 정기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경옥고가 한다고 봤다. 

주단계의 경옥고 처방 구성에 대한 설명을 보면, “지황은 수기(水氣)를 기르고, ‘정(精)’ : 인삼으로 원기(元氣)를 보하며 ‘기(氣)’ : 복령으로 본(本)을 보하고 ‘신(神)’ : 꿀의 감미(甘味)로 이들을 조화롭게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물질적 의미의 경옥고(척수액)와 정신적 의미의 경옥고(정기신)가 위와 같이 설명되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으로 경옥고가 왜 양생을 위한 최고의 명약으로 불리우는 지 공감이 갈 수 있다. 

✔ 장수와 생명 물질 배양 기능의 ‘경옥고’ 

동의보감에 기록된 경옥고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정(精-정기)과 수(髓-골수)를 늘려 주고 진기를 고르게 하며, 원기를 보하여 늙은이를 젊어지게 한다. 모든 허손증(虛損症 : 허약해서 오는 모든 질환)을 보하며, 온갖 병을 낫게 한다.

 

정신이 좋아지고, 오장(인체 장기)이 충실해지며,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오며, 걸음걸이가 뛰는 말과 같이 빨라진다. 하루에 두어 번 먹으면 종일 배고프거나 목이 마르는 일이 없다”고 나와 있다. 

동의보감이 말하고 있는 효능에 대해서도 위의 이론에 근거하여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 경옥고, 어떻게 만드나 

경옥고 만드는 법도 동의보감에 자세히 나와 있다. 

생지황과 인삼, 백복령, 꿀을 고루 섞어서 사기 항아리에 넣고 기름종이로 다섯 겹 싸매고 두꺼운 천으로 봉한다. 

 

구리 솥에 넣어 수중(水中)에 매달아 놓고 항아리 아가리가 물 위로 나오게 하고, 뽕나무불로 3일 동안 중탕한 후 꺼낸다. 밀납으로 항아리의 주둥이를 봉하여 우물 물 속에 하루 동안 넣어둔 후, 다시 꺼내 먼저 끓이던 물에 넣어 24시간 달인 뒤에 물기가 다 없어지면 꺼낸다. 

 

이렇게 하면 항아리 안에 끈적끈적한 것이 남는데 그것이 바로 경옥고다. 

어진동 맑은숲 한의원 캐릭터.
어진동 맑은숲 한의원 캐릭터.

복용법은 한 번에 한 두 숟가락씩 데운 술에 타서 먹거나 술을 못 먹는 경우에는 끓인 물에 타서 하루 두 세 번씩 먹는다. 

경옥고가 천년을 이어오며 명약으로 인정받는 이유와 그에 대한 가치를 알아봤다. 동의보감의 경옥고라는 자부심도 다시금 새겨보는 기회가 됐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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