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부동산 규제 기준’, 세종시만 희생양 
상태바
경직된 ‘부동산 규제 기준’, 세종시만 희생양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11.14 16:5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전 수개월 주택가격상승률, 청약경쟁률이 규제 핵심… 같은 면적 대비 심각한 가격차 기준은 빠져 
세종시가 제출한 중장기 산업입지 수급계획(37만 8000㎡)과 산업단지 지정(1곳)이 국토교통부 2019년 산업입지 수급계획 및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반영됐다.
세종시는 지난 달 2차례에 걸쳐 국토부를 향해 투기지역 해제 요청을 한 바 있다. 최근 부산시와 남양주시의 규제를 완전히 풀어준 국토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현재 소득세법상 ‘투기지역’,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지정 기준은 과연 온당한 것일까.  

혹여 행정편의주의적인 꿰맞추기 기준은 아닐 지, 아니면 보다 보편타당한 기준으로 나아가는데 주저하는 보수적 기준은 아닐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투기지역의 정량 기준은 ▲직전 월 당해 주택가격상승률 > 전국소비자물가상승률*1.3배(공통) ▲직전 2개월 당해 주택 평균 상승률 > 전국 주택가격상승률*1.3배 또는 직전 1년간 당해 주택 가격 상승률 > 직전 3년간 연평균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 중 1개 이상 해당(선택)이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정성적 요건이 더해진다. 

투기과열지구 역시 정량요건의 핵심은 주택가격상승률이다. 직전 2개월 청약경쟁률이 모두 5대 1 초과 또는 전매행위 성행으로 주거 불안 등이 선택요건으로 추가된다. 정성요건은 투기 성행 또는 우려 지역이란 판단에 의한다. 

조정대상지역도 정량요건의 공통사항은 주택가격 상승률이다. 선택요건에 청약경쟁률과 3개월 전매량 증가율이 있다는 점이 다르고, 정성요건은 각종 지표 등을 고려할 때 분양 과열 또는 과열 우려지역에 따른다. 

기준을 좀 더 단순화해보기로 했다. 평균 실거래가격으로 규제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이다.  

같은 면적, 예컨대 84㎡ 기준 직전 3개월 평균 실거래가격이 ▲8억원 이상이면 투기지역 ▲6억원 이상이면 투기과열지구 ▲5억원 이상이면 조정대상지역 등 이런 방식이다. 

이 같은 발상은 서울을 위시로 한 수도권과 지방간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이미 심각하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서울처럼 수년에 걸쳐 초고가 상승을 질주해온 수도권과 지방에 주택가격 상승률을 동일 지표로 삼아 적용하는데 모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이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실수요자들의 꿈 실현’에 있다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꿰맞추기 기준에 전면적 수정을 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규제가 관통해야할 지점은 바로 ‘주택 가격 안정’과 ‘미친 집값 상승 억제’에 있다. 

여전히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같은 면적 대비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지역은 규제에서 완전 해제되고, 비교 불가능한 서울과 동일한 규제를 세종시란 신도시에 적용하고 있다. 

정부 당국이 이 같은 의견에 귀 동냥이나 할지 모르겠으나, 실질적인 지표로 문제점을 지적해보고자 한다. 

✔ 최고 수위 투기지역 최고가, ‘세종시 7억원 VS 서울시 34억원’ 

세종시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 중인 서울시 강남구와 동작구, 서초구를 한번 비교해봤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84㎡를 대상으로 올렸다. 세종시 최고가는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에서 7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는 래미안 대치팰리스 10층이 28억원에 거래됐고, 최저가도 2003년에 건축한 예지향 2층이 7억 4000만원으로 14년 뒤 건축된 새뜸마을 11단지보다 높았다. 

서초구에선 아크로리버파크 16층이 34억원에 팔렸고, 2002년 건축한 리치타운 1층이 6억 1800만원으로 새뜸마을과 비슷했다. 

✔ 투기과열지구 비교, ‘세종시 7억원 VS 경기도 과천시 14억여원’ 

한 단계 낮은 규제인 투기과열지구로 넘어와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과천시의 최고가는 14억 6500만원(2007년 14층), 최저가는 11억 4000만원(2008년 2층)으로 세종시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남시도 최고가 9억 8000만원(2016년 11층)을 찍었다. 최저가는 24년 전 지어진 덕풍현대 4층으로 3억 3000만원을 기록했다. 2015년 건축된 고운동 10단지 1층의 2억 2200만원보다도 1억원이 비쌌다. 

✔ 조정대상지역은? ‘세종시 7억원 VS 부산시 8억여원 VS 남양주 6.8억원’ 

3년 만에 규제 장벽을 완전히 허문 부산시 해운대구와 동래구, 경기도 남양주시와도 견줘봤다. 

남양주시는 최고가 6억 8700만원(2017년 12층)으로 세종시와 비슷했고, 부산시 해운대구에선 2006년에 완공된 14층 아파트가 8억 15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13년 전 아파트가 세종시 최고가보다 1억 1500만원 높았다. 인근 동래구의 최고가도 6억 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 ‘주택가격상승률, 청약경쟁률’, 절대 지표 불합리  

가장 높은 수위의 투기지역부터 조정대상지역까지 지정 기준. 
가장 높은 수위의 투기지역부터 조정대상지역까지 지정 기준.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가격을 억제하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 실현에 다가서려면, 멈추지 않는 ‘최고가 장벽’부터 허물어트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도 아직 주효하지 못한 지향점이다. 

주택가격상승률 대비 물가상승률, 청약경쟁률이란 천편일률적인 규제 기준만으론 수도권과 지방의 집 값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기도 하다. 

이는 앞서 살펴본 지난 3개월간의 주택 실거래가격 비교로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 형평성 없는 부동산 대책, ‘세종시는 희생양’  

부산시 3개구와 경기 남양주시는 3년만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뒤, 거래 실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무규제 지역으로 진입을 뜻한다.

최근 3년 만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시와 남양주시만 쾌재를 부르는 양상이다. 현행 기준에 따른 해제라고는 하나, 이 지역 거래 물건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제도가 형평성 있게 대한민국 전체를 보고 적용되지 못한 결과물이다. 

서울 강남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받고 있는 세종시만 희생양이 되는 모습이다. 8년 차 세종시의 주택가격상승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이를 억누르고 있고 그것도 비합리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주택가격상승률과 청약경쟁률을 조절할 요량이었다면, 이전 공무원에 대한 특별공급 50%를 진즉에 거뒀어야 했고 청약 가능 지역을 전국으로 풀지 말았어야 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취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과열 경쟁을 묵인해줬고, 2030년까지 성장해야하는 신도시 특성상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다림의 시간은 더 필요했다.  

아파트 취득세가 전체 세수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던 기형적인 도시 ‘세종시’. 

최소한 기업과 대학, 문화관광 산업이 걸음마를 띄는 시점까지라도 성장의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세종시가 인구수는 서울의 1개구 수준이나, 단층제 특성상 ‘구 단위’가 없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서울시의 구 단위가 바로 세종시의 각 생활권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9개 구는 투기과열지구, 16개 구는 투기지역으로 세분화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처럼, 세종시도 각 생활권 상황에 맞춰 부분 적용의 필요성도 나온다.  

✔ ‘투기지역 해제’가 필요한 이유 

1단계 조정대상지역, 2단계 투기과열지구, 3단계 투기지역에 적용되는 규제 내용. 투기지역 해제로 당장의 큰 변화는 없으나, 지역 경제활성화의 숨통을 틀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과 지역사회의 대체적 기대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분명한 건 세종시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가격이 하락하는건 나쁘지 않으나, 거래가 안 된다면 이상적인 부동산 정책이 아니다”며 “일정 수준의 거래량이 회복되는 수준까지 규제 완화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서울시 및 부산시와도 차이가 있다는 점도 적시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50% 수준이라 규제를 일부 완화해도 캡투자라든지 투기가 횡행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 교수는 “(무규제 지역인) 대전시가 최근 호황을 겪고 있는 이유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80% 이상이어서 갭투자가 가능한데 있다”며 “최소한의 상징적 조치인 투기지역 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행 규제 지정 기준의 모순도 지적했다. 그는 “기준이 조금 맘대로 정해져 있다. 획일적이고 규제만을 위한 조건이라 보여진다”며 “보다 세심한 기준 마련 등을 검토해야할 때”라고 제언했다. 

김동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도 “투기지역이 해제된다고 해서 청약시장에 당장의 큰 변화는 없다”며 “상징적인 조치다. 세종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도시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 구조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경직되니, 상가 대출과 거래도 동반으로 막힌 양상이란 사실도 언급했다. 김 지부장은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포커스를 둔다면, 기존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제도를 재정비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민세종 2019-11-22 09:02:57
댓글을 다 지우셨군요. 지역언론은 주민과의 소통은 안 하시는군요. 게다가 스팸성 댓글이라며 게시도 못 하게 하시고.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