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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저 먼 기억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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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저 먼 기억으로부터
  • 송길룡
  • 승인 2012.09.10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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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프리즘]

▲ 자료=서울아트시네마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서울아트시네마를 부랴부랴 찾아 <현실의 새로운 감각: 주목할 3인의 작가전>(2012.8.31-9.9) 상영회 마지막 날 겨우겨우 세 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임흥순의 <비념>(2012), 장건재의 <잠 못 드는 밤>(2012), 오멸의 <이어도>(2010). 3작품 모두 대단히 인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특히 <비념>과 <이어도>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번 상영프로그램의 컨셉에 담긴 이면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비념>은 1947년 국가공권력에 의해 2만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를 낸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8-90세에 달한 현재 생존자들의 모습을 통해 절대로 씻겨낼 수 없는 처참한 기억에 대한 소환을 시도한다. 특별한 관광지로 알고있는 제주도의 상처깊은 먼 기억을 끌고와 이곳이 역사의 멍울을 이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지금의 제주도의 ‘역사’는 무엇으로 표정바꾸기를 하고 있을까? 뒷말 무성하다 슬그머니 소리가 낮아진 ‘세계7대자연경관’의 신천지에서부터 해군기지건설로 깨져나가는 ‘이상한 생태공간’ 강정마을까지를 아울러야 하지 않을까? <비념>은 먼 옛날 같은 4.3사건의 기억을 끌고와 구럼비바위의 검은빛 바다 위에 포개놓는다.

<이어도>는 극영화의 외형을 지니되 일반적인 영상의 흐름을 도입하지 않고 제주를 특징화할 수 있는 몇 가지 장면들로 제주의 ‘역사’를 압축해 보여준다.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고 망연자실하던 여인네가 힘없는 발길로 꿋꿋이 세월을 견뎌낼 즈음 4.3사건을 상징 하는 폭력적 불청객의 방문을 받는다.

이 영화들이 제주 4.3사건을 현재의 입체감으로 조명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그 질문 자체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그 질문의 여운속에서 ‘국가폭력’이라 말을 다시금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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