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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명의 회원이 만든 세종연기이야기 발간이 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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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명의 회원이 만든 세종연기이야기 발간이 큰 성과"
  • 홍석하
  • 승인 2012.08.29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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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중부방송 공동기획 ‘세종시를 만나다’ - 세종향토사연구소 강정현 소장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를 잊는 사람은 똑같은 비극을 되풀이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역사는 오늘의 거울이란 말도 있다. 지금의 모습이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고 지난 세월 동안 만들어져온 그 무엇이란 뜻이다. 내고장 역사 찾기에 앞장서고 있는 세종향토사연구소 강정현 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참석=강정현 소장, 사회 홍석하기자


Q. 우선 세종향토사연구소에 대해 궁금한데 언제 어떻게 설립이 됐나?
1960년대 세종시 전의면의 비암사라는 절에서 한 학생에 의해 3층석탑 위에 있는 석불비상이 발견됐다. 거기에 명문이 새겨져 있었는데 ‘673년인 계유년에 백제의 국왕대신 및 칠세부모를 위해 명복을 빈다’라는 글귀였다. 그것을 근거로 23년간 연구와 검토 끝에 1983년 백제대제를 지내게 됐다. 이후 당시 연기문화원의 위원들과 김재붕 선생을 정점으로 향토사연구회를 만들고 29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Q.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나? 역사 현장이나 유적지를 다니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닐텐데?
78세다. 그전부터 산을 좋아해 산악회도 만들고 했는데 연구소에 몸담고 나서 젊은 때는 정상까지 거뜬하게 올랐다. 요즘도 매월 한번씩 지역의 유적지를 찾아 다니는데 최근에는 부여, 서천, 홍성을 다녀왔다. 젊은 때보다는 못하지만 향토사 연구를 하다 보니 새로운 역사를 만난다는 기쁨에 힘든 줄 모르고 다니고 있다.

Q. 연구소에는 어떤 분들이 함께 하고 있나?
연구소는 문화원 병설로 향토사료실을 가지고 있다. 주로 향토사에 관심있는 지역주민으로 구성됐는데 부소장, 감사, 재무가 있고 상시 근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행사가 있을 때는 문화원 식구들의 조력을 받고 있다. 연구과제가 있으면 월 1회 이상 모여 기획회의도 하고 지역 향토유적 발굴에도 나선다.

Q. 세종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소실된 유적지 같은 곳이 있나?
그런 것이 없어야 다행이겠고 건설청에서도 소실되는 문화유적이 없도록 잘 살피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지역, 금남면의 신촌리나 장재리의고인돌이 개발도상에 나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문화유적이라는 것이 애초 있던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

Q. 소장님은 백제 부흥운동이 일어났던 주류성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먼저 주류성이 어떤 성인가?
학자는 아니지만 주류성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금은 작고하셨는데 김재붕 선생이 주류성이 연기군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문도 발표해서 읽어보고 워크숍에도 함께 가봤다. 당시 주류성이 당산성이다, 운주산성이라고 얘기했는데 머리에 박혀있다. 그렇다. 주류성이 지금 부안, 서천, 홍성이라고 주장해 다녀봤지만 당나라 수군이 군대를 이끌고 온 백강이 어디냐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코 안성천이다. 예전에 안성천을 소사라고 했는데 소는 흰 백자를 뜻한다. 안성천이 백강일 때 가장 가까운 운주산성이 주류성이라는 것이다.

Q. 정식 문화재 등록이 되고 관리가 되려면 우선은 학계에서 인정을 받는 게 급선무일텐데?
책자도 읽어보고 고찰해 봤을 때 학계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류성은 백제부흥운동의 중심지로 백제가 멸망한지 1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시 조상의 업적을 기리고 그 뜻을 살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다. 앞으로 학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세종시에서 학술세미나를 매년 개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Q. 일일이 발품을 팔고 조사과정을 거치다보면 성과들이 쌓이고 그럼 그걸 어떤 식으로든 기록을 하고 책자도 펴내서 알려야 하지 않는가 그런 계획이 있는지?
과거 연기군과 충남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매달 유적지를 답사해 연기군의 산과 강, 성씨, 관아, 사찰 등을 조사해 책으로 낸 것이 17권이 있다. 생생한 기록을 담았는데 특히 지난 21일 우리 회원 32명이 나름대로 연구한 자료를 모아 향토사료 제1집 세종연기이야기를 발간한 것을 큰 성과라 생각한다.

Q. 개인적으로 놀라운데 역사를 전공하시지도 않았고, 전국 최장수 농협조합장을 지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이런 일을 하게 됐나?
농협에 오래 근무하면서 연기군 지역을 샅샅이 알게 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적지를 찾고 유물을 많이 발견했다. 그래 이걸 한데 모아서 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마침 연기군문화원의 향토사 연구모임이 있어 가입하게 돼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예전 경험과 접목시키다 보니 1991년에는 금남면향토지를 발간하게 됐다. 그 후 2002년부터 향토사연구소 소장직을 맡게 됐다.

Q. 많은 일들을 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번에 발간한 향토사료집을 단독으로 발간했다. 세종시에서 향토사 연구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세종시 건설로 2,210만평에 살고 있던 고향사람들과 함께 유물과 자료도 함께 지역을 떠났는데 한데 모아서 세종시의 옛 역사를 후손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바란다.

Q. 세종향토사연구소의 뜻에 함께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돼나?
앞으로 세종시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의 도시가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만큼 문화유적과 역사에 관심 있는 전문가와 시민들도 많을 것이다. 이들이 참여해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좀 더 전문성을 갖춘 연구소가 되기를 바란다. 언제든 세종시문화원을 통해 연락해오면 함께 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역사는 거창한 게 아니다. 나의 역사가 마을의 역사를 만든다. 마을의 역사가 잘 기록되고 관리되고 쌓이면 그게 바로 지역의 역사요, 나라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역사학자만 역사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게 아니다. 바로 우리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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