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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유 당선자, 정치력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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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유 당선자, 정치력 한계?
  • 홍석하
  • 승인 2012.05.3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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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예산 고작 50억.연기소방서 폐지 등 기대보다 우려 커

특별자치시장으로서 막강한 정치권력과 행정권력을 거머쥔 유한식 당선자가 요즘 고민이 깊다는 소식이다.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조직설계나 국비 확보에서 '정부홀대'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동분서주에도 결과는 초라하기 때문이란다.

뒷배경 노릇을 해야 할 선진당도 난파 직전에 몰려 토박이 유 당선자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 마치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자고나니 위대해지고 자고나니 초라해져 세종시의 한가운데 철저히 혼자 버려진 느낌일 게다. 그럼에도 세종시가 간절히 나를 원했다는 표심을 지렛대로 안간 힘을 쏟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선자는 이런 고민을 ‘세종시중장기발전계획 용역보고’ 공청회 말미에 고스란히 드러냈는데, 요지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시범사업임에도 인구 12만명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공무원 숫자를 계산한다. 총리실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재정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이루어진 게 없다. 예정지역과 편입지역간 균형발전 위해 그동안 정부부처에 많은 요청을 했는데도 중장기발전계획에 조차 수용되지 않았다"고 고민과 불만을 털어놨다. 말미에는 정부에 대해 거의 호통에 가까운 목소리로 탄식을 쏟아냈다.

결국 4월에 이어 지난 17일 환경부,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5개 부처를 공식 방문했음에도 내놓을 만한 '떡'은 없다. 연기군이라는 작은 지자체 수장을 하다가 장관급 시장이 됐어도 정부부처 실무자는 '떡'을 선뜻 내려 주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는 모습이다.

세종시는 제2의 수도권의 위상을 가진, 서열로 치면 서울시 다음이다. 서울시장이 국무회의를 참석한다면 세종시장은 주요 사안을 정부부처 장관하고 상의해야 한다. 그게 격에 맞는 일이다. 비록 임기는 2년에 불과하나 위기와 격변의 소용돌이에서 2번의 군수와 초대 세종시장에 당선된 백전노장으로 그만한 품과 배짱, 철학을 보여줘야한다.

시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낼 일이 아니라 분명한 결과를 가져와 보여줄 책임이 있다. 정견은 미리 준비해 보고 읽을 수 있지만 시나리오가없는 치열한 협상의 자리에서는 철저한 준비로 상대를 압도하지 않고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없다. 후안무치한 정부의 홀대는 어떤 당선자도 한 번은 겪어야 할 신고식과 같다.

요즘 지역 인사들이 "시장은 원래 정치력과 무관하다. 정치력은 국회의원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근본을 모르는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토박이 유 당선자의 짐을 덜어 주려는 것인지 시장을 바지로 만들려는 것인지 모르나 도를 넘은 자기편 감싸기로 보인다.

출범 후 당선자에게는 지금보다 더 큰 시련과 좌절이 올 수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자신이 아니라 '토박이'라서 지지한 주민들과 세종시의 미래에 돌아갈 것이다. 혼자서 불면의 밤을 보내지 말고 주민들에게 답을 구해야 한다. 안되면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식과 시장 취임식을 머리띠 두르고 집회로 치룰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역사적인 세종시 출범에 특별교부세 232억원이 필요한데, 5분의 1 수준인 50억만 내주고 첫 해부터 명품도시를 빚더미에 올려놓는 정부에 대해 토박이 유한식 당선자는 당당히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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