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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의제, 광화문에서 세종시로 급전환광화문 위원회, 이전 구상 유보… 대체 부지 마련 실패, 국가균형발전 가치 ‘세종집무실’ 급부상
청와대 설경. (제공=청와대 효자동 사진관)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시대 개막이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면서 광화문 벽에 가로막힌 세종집무실 의제가 자연스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현 정부는 지난 대선에서 '열린 청와대 이미지'에 부합하는 광화문을 이전 대상지로 정했으나 현실적 장벽에 부딪혔다.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 위원(전 문화재청장)은 4일 서울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복수의 언론을 통해 광화문 집무실 구상의 유보 의사를 밝혔다.

보안을 전제로 한 열린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1월 초 위원회 결성 이후 곳곳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수용한 조치로 해석된다. 

서울청사 일부 공간 활용안도 제시됐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고, 사실상 대체부지도 찾지 못했다. 대체부지는 영빈관과 본관, 헬기장 등의 기능 확보를 위해서였다.

유 전 청장과 승효상 건축가 등 주요 위원들은 이날 이 같은 판단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대국민 브리핑에 나섰다.

단, 광화문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추진 여운은 남겼다. 서울시의 새로운 광화문 광장 조성사업 등 재구조화 이후, 장기적 과제로 이전안을 추진하겠다는 것. 재구조화 사업은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낸다.

결성 2개월여만에 광화문 시대 위원회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됐고, 청와대 다른 실무부서가 이 같은 과제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은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 흐름에 국면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세종집무실 설치는 지난 2012년부터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도 빛을 보지 못했다. 이전 정부에선 위헌 논란에 휩싸였다고 하면, 현 정부에선 ‘광화문 대통령 시대’란 슬로건에 밀렸다.

광화문 집무실 설치가 무산 수순에 접어든 만큼, 입법부(서울)와 행정부(세종) 분리에 따른 비효율 해소 가치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가치로 태동한 세종시의 정체성 강화에도 부합한다.

총리 공관은 서울과 세종 2곳 모두 존재하는데,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편히 머물고 집무를 보고 갈 공간이 없는 현실도 국가적 아이러니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의 발빠른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달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을 만나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제안을 했다”며 “김 장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과 달리 청와대 부지가 이미 총리공관 위쪽에 확보되어 있는 점도 차별화된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광화문에 청와대 기능 대체 부지가 없는 데 반해, 세종에는 10여년 전 도시계획에 확보된 청와대 부지가 마련돼 있다. 국무총리 공관 북측 위편에 위치한다.

이 시장은 “별도 (부지에) 건축물로 설치하는 방법이 기본적으로 존재한다”며 “김 장관에게 건의한 부분은 이미 알려진 대로 정부세종 신청사에 집무실을 설치하는 안이다. 여기에 총리실과 직속기관, 기획재정부 등 주요 기관들을 동시 배치하는 구상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부세종 신청사 실시설계가 오는 9월에 시작되는 만큼, 지금부터 내부 공간 배치 등을 조정하면 충분히 반영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

행정수도 완성 시민대책위 등 시민사회도 청와대 집무실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꺼져가는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어서다. 올해 국회 세종의사당 용역 추진 및 설계비 반영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일각에선 지난 2007년 행정중심복합도시 착공 원년 이후 12년만에 다시 찾아온 황금돼지해가 세종시에 긍정적 기운을 가져오고 있다는 해석도 한다”며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행정수도 완성을 다시금 중앙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2021년 완공되는 정부세종 신청사는 청와대 세종집무실의 임시 예정지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전경에서 우뚝 서있는 건축물이 정부세종 신청사 조감도.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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