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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일상이 되나김주희 철학박사 두 번째 책 <소리 없는 우리의 폭력> 출간
올해 8월 첫 저서 '소득상한제'에 이어 이달 '소리 없는 우리의 폭력' 책을 출간한 김주희 박사.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8급 공무원이자 지난 8월 첫 저서 <소득상한제>를 출간한 김주희 박사가 4개월만에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소리 없는 우리의 폭력>이다.

최저임금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시기, 첫 저서에서 최고임금 개념인 ‘소득상한제’를 제안했다면, 이번 책은 신자유주의 시대 폭력의 양상을 사회철학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과거의 폭력은 국가 간, 민족 내 이념을 달리하는 집단 간 대결구도에서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 책이 내 건 문제의식은 21세기 폭력의 양상이 계층과 계층, 개인과 개인으로 비집고 들어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

김주희 저자는 “지난해 인천 여중생 살인사건, 최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등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며 “사이코패스, 분노조절장애 등 한 개인이 비정상인으로 분류되면서 병적인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분노가 분노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폭력이라는 거대한 원을 탈출하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흔히 사이코패스의 뇌는 일반인들의 뇌와 구조적으로 다른 특징을 가진다고 알려진다. 공격성을 억제하는 세로토닌 분비와 MAOA 유전자 이상이 그 예다. 하지만 저자는 생물학적 구조나 유전자의 변이 역시 환경과의 상호작용 아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회 구조 내의 폭력성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폭력적 범죄 발생을 해소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 박사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숙고나 실천 없이 범죄자에 대한 분노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다른 인종, 다른 세대, 다른 계층, 다른 성(性)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동등한 생명을 가졌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자본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 저서인 <소득상한제>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됐다. 김 박사에 따르면, 폭력은 자본이 적정하게 분배되지 않을 때 출현한다. 또 폭력은 불평등한 자본으로 인해 생명에 대한 권리가 박탈돼 또 다른 누군가의 권력 아래 종속될 때 발생된다.

저자는 프랑스 정치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의 저서 속 이야기를 인용해 이를 설명한다. 부족민보다 많은 재산을 가지는 것이 금지된 한 아메리카 인디언 추장 얘기다. 추장은 경제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자신의 ‘권력 없음’으로 인해 지위를 누릴 수 있다.

김 박사는 “구성원이 요구하면, 추장은 다른 부족들에게서 얻은 온갖 종류의 전리품과 선물을 내놓아야 하고, 이를 어길 시 추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추장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바로 언변이다. 전쟁 상황이 아닌 이상 추장은 부족 내 폭력이 생기지 않도록 중재자의 지위를 누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폭력적인 사회의 거울, 학교

책 '소리 없는 우리의 폭력' 표지.

그가 특별히 관심을 두고 집필한 분야는 학교폭력이다. 최근 미성년자 유괴 및 살해, 또래 집단폭행 등 점차 심해지는 학교폭력 양상이 결국 대한민국 사회의 위계화, 자본 욕망과 연결돼있다는 것. 갑의 횡포가 판치는 한국사회에서 아이들 역시 자신들이 당하는 폭력을 전가할 또 다른 약자를 찾게 된다는 게 요지다.

김 박사는 “어른들이 마치 나는 이러한 폭력에 가담한 적 없었다는 듯 아이들의 폭력을 보고 분노하는 것은 폭력의 증식을 낳을 뿐”이라며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사회가 공모하고 있는 또 하나의 거대한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적과 입시 위주의 교육방식은 교육의 목표가 입신과 경제적 성공에 달린 것인 양 아이들을 줄세우기에 몰아넣는다. 저자에 따르면, 교육을 통해 육성된 엘리트들은 사회 여러 분야의 고위직에 오르지만 사회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영달에 분투하는 일이 반복된다. 

그는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이 무한한 사회에서 학교는 불평등하고 폭력적인 사회를 뒷받침하고 재생산해 내는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회 전체 변화 없이 학교만이 변화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개인들이 스스로 욕망을 바꾸지 않는 한 사회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주희 저자는 21세기 촛불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분노만을 앞세운 정치적 운동은 결국 기존의 법과 제도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

김 박사는 “두 번의 촛불 이후 우리 삶이 얼마나 변화됐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자유와 평등은 한 몸이고, 폭력의 반대말은 생명력이다. 계층과 지위에 상관 없이 모두의 자유가 함께 존중돼야 분노와 폭력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주희 저자는 1978년 서울에서 출생해 한양대 영어영문학, 철학을 전공했다. 서울대에서 철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후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파리8대학에서는 들뢰즈 철학의 '사건' 개념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고, '잠재적 물질'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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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 ^^ 2018-12-21 22:23:07

    책 너무 좋아요!!응원합니다 ♥♥   삭제

    • 영바위 2018-12-20 17:41:49

      반갑습니다. 자치센터에 일로 찾아갔을 때 잘 처리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했는데 여기서 뵙네요^^
      소득상한제 공감합니다. 철학 공부하여 현실에 접목시키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 찬사를 보냅니다.
      우리 현실을 다룬 정의론 집필을 목표로 해 보시는 건 어떨지요^^
      응원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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