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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회고록' 논란, 반기문에 이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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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회고록' 논란, 반기문에 이득일까?
  • 류재민 기자
  • 승인 2016.10.18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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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 이미지 타격 '반사이익' 설왕설래

 

대한민국 정치권이 '송민순 회고록'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미르와 K재단,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반격을 시작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전 장관은 최근 자신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창비)에서 2007년 UN 북한 인권문제 규탄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전 대표가 북한 의견을 먼저 들어 기권했다는 내용으로 논란을 불렀다.


각종 의혹에 궁지 몰린 정부·여당, 회고록 들고 '반격'


새누리당은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북한 의견을 물어보고 결의안 표결 기권을 결정했다'는 내용을 두고 "적과 내통한 국기문란"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청와대 역시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일"이라고 장단을 맞췄다.


야당은 "제2의 NLL 정치공작"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문 전 대표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미지근한 해명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만약 야권이 출구전략을 제대로 찾지 못할 경우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번 회고록 논란으로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가 타격을 입으면서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연 그럴까?


반 총장은 올해 연말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이후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반 총장은 이번 회고록 논란을 계기로 자신의 전문 분야인 외교와 통일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관측이다.


야권 유력 주자 이미지 타격에 반기문 반사이익?


하지만 19대 대선을 1년 2개월 앞두고 터진 '송민순 회고록' 논란이 반 총장에게 반사이익만 가져다 줄 순 없을 거란 시각도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색깔론과 배후설도 만만치 않은 여론을 업고 입기 때문이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은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북방한계선)포기' 논란을 정치쟁점화 한 것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최종적으로 'NLL 포기'는 없던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지난 17일 MBC라디오 방송에서 "현행법에 위반될 혐의가 매우 농후함에도 불구하고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분이 이렇게 격렬한 사실논쟁, 진실논쟁이 예견돼 있는 것들을 썼다는 것은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회고록에 반 총장에 대한 내용이 기술된 부분을 언급하며 "매우 칭송하는 대목들이 나온다"며 "SNS상으로는 뭔가 유관한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있지만 내가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의구심을 던졌다.


"반기문 총장도 2008년 김정일에게 '각하께 저의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는 축전도 보냈다"며 "남북관계 상 극히 외교적 표현들, 또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그때그때마다 다 진상조사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도 했다.


10년 전 사안 왜 대선 앞두고 꺼냈나? 색깔론에 '역풍' 가능성도


송 전 장관은 외교부장관으로 재직하던 반 총장이 2006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이 되면서 후임 장관에 임명됐다. 송 전 장관은 또 반 총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자 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후배다.


이 같은 인연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송 전 장관이 반 총장의 대선을 돕기 위해 문 전 대표를 의도적으로 흠집 내고 깎아 내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10년 전 사안을 들고 나와 진위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이 현재 당면한 의혹부터 해명하는 게 도리라고 맞불을 놓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당은 18일 대변인 논평에서 "눈앞에서 타오르는 '최순실 의혹' 등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이면서 10년 전 일에 대해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처신하는 집권당 모습이 측은하다.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권력은 짧다"고 꼬집었다.


'반기문 배후설' 반 총장 위상만 높여… '潘 vs 文' 대선전선 '요동'


그렇다고 야당도 막연히 '반기문 배후설'을 제기할 순 없는 형편이어서, 결국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과 '결자해지'가 필요해 보인다.


의제와 전략그룹 다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야당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반기문 배후론'을 주장하다면 역효과가 나올 것이 분명하다. 뉴욕에 앉아 있는 반기문 총장이 이 상황을 기획하고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뿐더러 반 총장의 위상을 매우 높여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존재감도 희박한 손학규 전 대표 배후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반 총장 외에 이렇다 할 대권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 입장에선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되도록 길게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반기문 vs 문재인'으로 대표되는 대선전선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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