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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남편 못잊은 한 할머니의 애틋한 ‘사부곡’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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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남편 못잊은 한 할머니의 애틋한 ‘사부곡’ 화제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6.08.05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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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된 이순례 어르신이 쓴 시(詩) ‘새가 된 당신’,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본선 올라
뒤늦게 세종교육연구원 '성인문해교육' 학습 통해 한글 깨우치고 남편 그리워하는 시 써


‘창가에 아른거리는 단풍잎 사이로
이를 모를 새 한 마리가
빈 화분에 앉아
나를 보고 짹짹 꼬리를 흔든다


그런데 왜 갑자기 눈물이 날까
어쩌면 하늘나라 그이가 새가 되어
“공부하기 힘들지?”
나를 위로하러 온 것 같다
....................... .’


칠순이 된 인생에 이제 막 글자꽃을 피운 한 할머니의 애틋한 사부곡(思夫曲)이 화제다.


올해 세종시교육연구원에서 개설한 초등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배움을 시작한 이순례(70·여) 할머니가 그 주인공. 이 할머니가 이제 막 한글을 깨우쳐 쓴 아주 특별한 시(詩) ‘새가 된 당신’이 최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성인문해교육은 가정형편 등 여러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 18세 이상 성인을 위한 초등교육과정. 초등 1~6학년까지 총 3단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받아 초등학교 졸업장 취득이 가능하다. 세종교육연구원에는 현재 50여명의 어르신이 이 교육과정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이순례 할머니가 쓴 사부곡은 430여 년 전 조선시대 원이 엄마의 사부곡처럼이나 먼저 떠난 남편을 못 잊어 그리워하는 표현에서 70년을 보낸 세월의 두께와 연륜의 깊이가 녹아들어 있다.


또박또박 한 글자씩 써내려간 시에는 하늘나라 어딘가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새’로 상징된 남편을 절절히 그려내 가슴 한켠을 아리게 하고 있다. 문맹을 벗고 글을 쓸 줄 알게 된 것이 남편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할머니는 글을 몰랐다면 그 그리움 얼마나 가슴에 묻어만 뒀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배운 후 오랫동안 숨겨온 감수성에서 우러난 그리움을 간절한 시로 승화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문해교육의 중요성 및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 등을 위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 출품한 전국 5000여 작품 중 최종 본선 20개 작품에 ‘새가 된 당신’이 선정돼 국민이 뽑은 우수작 후보로까지 올랐다.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인생에 글자꽃 피신 어르신의 감동이 묻어난 사연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 자녀들이나 직원들과 감동의 이야기를 나눠달라”며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대국민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 출품된 최종 20여 작품에 대한 국민의 응원을 담은 대국민 투표기간은 오는 10일(18시 마감)까지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가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http://le.or.kr)에 접속해 시화전 대국민투표 팝업창에서 작품에 투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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