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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삶 선물해 준 한국에 감사하며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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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삶 선물해 준 한국에 감사하며 살아야죠"
  • 최태영
  • 승인 2016.03.30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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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리나씨, 뇌신경·척추신경종양 진단 '희망 잃어'
대전선병원서 수술 후 팔·다리 등 감각 회복해 귀국



“한국에 올 때만 해도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죠. 그런데 두 발로 걸어서 병원을 나서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아요.”


희귀질환을 앓으며 희망을 잃었던 한 러시아인이 대전선병원에서 치료 후 제2의 삶을 선물받고 귀국했다.


주인공은 안닌코바 이리나(32·여)씨. 그는 약 3년 전부터 뇌신경 및 다발부위 척추신경 종양을 앓아 왔다. 러시아에서 일부 커진 양성종양을 치료했지만 지난해부터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팔다리가 마비되고 감각을 잃어간 것. 급기야 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 했다.


이리나씨는 러시아의 유명 종합병원과 척추전문병원 등을 찾아다녔고, ‘다발성 신경섬유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마다 “희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말만 들어야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던 중 대전 선병원에서 치료경험이 있는 한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7월 이곳 척추센터 임병철 소장과 연이 닿았다.


임 소장은 “이리나씨를 처음 진료할 때 상부경수와 뇌간 사이에 인접해 있는 종양이 경수를 심하게 압박하고 있어 목 아래쪽이 모두 마비돼 있었다”며 “이로 인해 폐도 50% 밖에 기능하지 못해 자발호흡조차 힘겨울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몇 개월도 못 버틸 상태였다”고 했다.


임 소장은 종양 중에 생명과 직결되는 부위의 척추신경 종양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난이도와 위험도가 높은 수술인데다 수술 후 합병증도 우려됐다. 민감한 척수 신경조직이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고 부종, 폐, 심·뇌혈관계 기능부전에 의한 전신마비, 심지어 사망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다.


이리나씨와 가족은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수술 후 그녀는 새 삶을 되찾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의 감각을 찾기 시작한 것. 재활치료를 통해 걷는 것도 가능해졌다. 최근엔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했다.


항암제 치료도 계속 받았다. 종양 조직검사 결과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전이성 흑색종’이란 진단을 받았기 때문.


이리나씨는 항암제 치료도 선병원에서 받기를 원했고, 먼 비행길의 고행도 마다하지 않고 7차례나 선병원을 더 찾았다. 그는 마침내 이달 중순 선병원의 치료를 마치고 러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리나씨는 “12살 난 아들이 성장할 때까지 만이라도 살고 싶었다”며 “러시아에선 포기했었는데, 한국에서 새 생명의 희망과 살아갈 의미를 찾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계를 넘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준 한국 의료진과 힘든 시간 함께해 준 선병원 코디네이터인 라나씨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새 삶의 기회를 준 이 사회에 늘 감사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이리나씨에게 제2의 삶을 선물한 병원 역시 꼼꼼하게 퇴원 후 조치를 설명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박노경 병원장은 “멀리 타국에서 선병원을 믿고 찾아온 환자를 치료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이리나씨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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