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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학교 부족난,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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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학교 부족난,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 안성원
  • 승인 2016.03.21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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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세종시 학교 부족 현상 진단



한솔동부터 아름동까지… 3년 전 혼란 반복되는 이유


아름동(1-2), 종촌동(1-3)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학교부족 문제가 신도심 내 핫이슈다. 그만큼 학부모들의 불만과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다 새로운 개발지역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학교부족 문제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님에도, 관계 당국이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학교난, 그 현실과 이유를 짚어봤다.


학생유발률 예측실패… ‘학교대란’의 시작


학교부족의 근본적 원인은 학생유발률 예측 실패에서 비롯됐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교육법에 따라 교육감이 설립 권한을 갖지만 세종시는 안정적인 도시계획을 위해 행정도시건설특별법에 따라 행복청장이 학교설립을 수행한다.


그런데 행복청은 학교용지를 확보할 때 학생유발률을 전국 평균수준(세대당 초등학생 0.17명, 중학생 0.08명)으로 반영했다. 신도시의 특성상 젊은 학부모가 많을 것을 대비해 더 높은 수치를 적용했어야 했지만 이를 간과한 셈이다.


학교 신설 업무에 대한 권한은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 7월부터 세종시교육청으로 이관됐다. 하지만 이미 1생활권의 학교설립계획이 세워진 뒤였다. 그리고 첫마을 입주가 시작되자 학생유발률은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24학급 600명 규모의 한솔초에 1500여명이 몰렸다. 학급당 25명을 30명으로 늘리고 학급을 증축해도 부족했다. 교육 명품도시에 빨간불이 켜지는 순간이었다.


이에 시교육청이 전문기관을 통해 학생유발률을 재조사(2013년 6월 기준)한 결과, 1생활권의 초등학생 평균 유발률은 당초 예상치의 두 배 수준인 3.16%(고운동 0.285, 아름동 0.363, 종촌동 0.302, 도담동 0.290)로 조사됐다. 실제 2015년 9월 기준 세종시의 학교는 111개교, 학생은 3만2000여명으로 출범 당시보다 2만 여명이나 늘었다. 시교육청은 학교 설립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학교 ‘신설’ 아닌 ‘증축’… 아름동 ‘학교 대란’ 예고


1생활권 중 일부 아파트단지의 학생유발률은 유독 높았다. 이로 인해 아름초(0.457)나 도담초(0.388)로 학생들이 몰렸다. 현재 아름초(당초 42학급)는 54학급, 도담초(당초 45학급)는 61학급으로 과대화됐다.


이를 우려한 세종시교육청은 2013년 4월 아름동지역에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을 신설하는 등 1생활권 내 13개의 학교용지를 추가할 것을 행복청에 요청한 바 있다. 행복청은 그러나 2006년에 수립한 행복도시건설 개발계획을 변경하기 힘들고, 추후 학생감소로 인한 공실 발생 등을 이유로 5개 학교 부지만 추가하고 일부 아파트부지 공급(1만1824세대)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5개교(다빛초·늘봄초·양지중·양지고·두루고)만 추가 설립됐고, 6개교(아름초·아름중·아름고·도담초·도담중·언양초)는 115실의 교실을 증축해야 했다. 이 미봉책이 오늘날 아름동 학부모들을 원성으로 들끓게 만든 원인이 됐다. 여기에 2010년 1월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도 1생활권의 학교난을 가중시켰다.

 

수정안 논란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진 대기업들은 세종시 건설에서 손을 뗐고, 행복청은 중견 건설사를 끌어 모으기 위해 용적률을 높였다. 이로 인해 아파트는 당초 계획보다 더 과밀하게 건설됐고, 계획인구보다 60%가 더 많이 살게 되면서 학생유발률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명품교육도시 무색하게 만드는 교육환경


현재 학교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아름동 일원이다. 넘치는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1생활권 내 19개 학교에 교실 296실을 증축했다. 더 이상 부지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수직 증축으로 공간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실정.


이로 인해 교육환경은 명품교육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열악해졌다. 올 3월 기준 초·중등 교육시설 현황(e-나라지표)에 따르면 아름초의 학생 1인당 교사대지(학교 토지중 체육장을 제외한 대지의 면적)는 6.9㎡로,
전국 초등학교 평균(16.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2.4㎡)은 평균(16.3㎡)과 7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급식실도 공간이 부족해 학생들이 3교대로 이용해야 하고, 각종 안전사고의 급증으로 보건실 이용률도 급증하고 있다.


갈수록 학령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더 큰 문제다. 아름동지역의 학교 단위별 학령인구 유발률은 ▲만 0~4세 1.149% ▲5~7세 0.692% ▲8~13세 1.088% ▲14~16세 0.393% ▲17~19세 0.257% 등이다. 즉, 중·고교 고학년 학생연령대보다 저학년 저연령층의 인구 유발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자리가 없어 집 근처가 아닌 원거리통학을 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학구를 놓고 주민들 간 갈등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민들은 아직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청소년수련관 부지나 M9블록(공동주택용지)에 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학교신설 억제 기조, 중장기 관점에서의 학생감소 등을 이유로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학부모 A(46·아름동)씨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다. 교실 증축 등의 미봉책으로 안이하게 대처한다면 3생활권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전체적인 교육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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