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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이 급부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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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이 급부상하는 이유
  • 최태영
  • 승인 2016.05.2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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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행이란, 관계 쉼 힐링 그리고 배움

 

권선필 목원대 교수 “소비성·향락성 여행에서 ‘착한 여행’ 변해야”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가이드의 깃발을 쫓아다니며, 호텔에서 잠을 자고,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대형 쇼핑센터에서 국적 불명의 상품을 구매하고, 관광용으로 잘 꾸며진 경관을 구경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패키지 해외여행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평소 자신이 경험하는 일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냥 받아들인다.

 

그러나 최근 이런 여행 행태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보다 도보나 자전거, 기차를 이용한 여행을 즐긴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박업소를 이용하고 현지인이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을 맛본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현지인이 만든 의미 있는 물건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산다. 농사도 해 보고, 현지인과 하나가 돼 그들 속에 들어가 함께 노래하며 춤을 추기도 한다. 바로 ‘공정여행’이다.

 

공정여행은 현지의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지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여행으로, 소위 ‘착한 여행’ ‘책임 여행’이라고도 불린다. 여행자와 여행 대상국의 국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 온 개념이다. 1980년대 유럽 일부 국가나 영·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아직 일반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이처럼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공정여행을 외치는 교수가 있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행정학과)가 그 주인공. 공정여행을 지역과 국내에 확산 전파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설립한 공감만세인터내셔널(이하 법인공감만세)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2009년 청년사회적기업으로 출발한 ㈜공감만세가 사실상 출범의 모태다.

 

권 교수는 “고 대표의 열정에다 공정여행이 갖고 있는 사회 변화 방법론에 주목했다”며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여행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법인을 만들었다”고 했다.

 

권 교수는 대화 도중 공정 여행에 대해 사전에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서울 명동거리와 제주도를 예로 꺼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곳들이다. 중국인들이 호텔을 사고, 식당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와도 자국민이 운영하는 호텔이나 식당 및 상점 등을 이용하면서 결국 국내에 돈이 남아돌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과거 공정 여행을 강조해도 이해하지 못하다가 우리가 직접 겪으면서 조금씩 이해의 폭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태국, 필리핀, 네팔 등은 이미 20~30년 전부터 이런 소비성·향락성 관광이나 여행에 몸살을 앓아 왔다.

 

권 교수는 최근 여행자에게도 환경과 현지인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여행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여행 경험이 없으면 공정여행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앞서 탄생한 것이 ㈜공감만세다. 공정여행 관련 지역 1호 기업이자 국내서도 극히 드문 사회적기업이다. 사실상 공정 여행 상품을 다루는 여행사인 셈이다.

 

하지만 일반 패키지상품을 다루는 여행사와는 크게 다르다. “교육부터 여행상품 개발, 공정여행, 공익활동 등 공정여행 순환구조를 만들어 운영하는 곳은 사실상 국내서 유일하다”고 권 교수는 강조했다.

 

㈜공감만세는 크게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첫째, 여행은 가는 게 아니라 하는 것. 소비보다는 관계를 지향하며, 여행지에 대해 현지인에게 듣고 영감을 얻으며 성매매나 동물학대 및 노동 착취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는 여행을 한다.

 

둘째, 지구와 지역이 웃는 여행이다. 원주민 가이드를 고용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을 이용한다. 기념품은 지역 특산물이나 공정무역 제품으로 구입한다. 현지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걷는 여행을 지향하고 탄소 상쇄를 위한 나무심기(+타임캡슐 묻기) 등을 벌인다.

 

셋째, 쉼(休)과 배움이 있는 여행을 한다. 매 순간 현지인과 소통하며, 박물관이나 미술관 및 사찰 등 그 지역의 역사·문화를 배우는 여행을 한다. 또 현지인과 관계를 통해 스토리텔링과 힐링을 추구한다.

 

여기다 하나 더. ㈜공감만세는 여행 수익금을 전액 사회에 공헌하는 공정한 여행을 한다는 것.

 

그런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권 교수는 “공정여행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기도 하지만 비용이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10% 안팎 비싸다보니 선뜻 나서려는 수요가 아직 많지 않다”고 했다.

 

권 교수는 “가족 단위처럼 인원이 적을 경우 많은 비용 발생이 문제”라며 “공정 여행에 참가하려면 두 팀 정도 규모인 최소 1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10~20명 정도가 공정 여행 최적 인원이라는 것.

 

공정여행 문의 홈페이지(http://www.fairtravelinternational.co.kr) 및 전화 ☎070-4900-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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