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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조치원’ 그들만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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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조치원’ 그들만의 잔치
  • 김재중
  • 승인 2016.03.2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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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빠진 시민참여? 공염불에 불과

사라진 ‘재개발’ 구호, 설명도 없어
원점에서 어떤 콘텐츠 입힐지 고민해야

이춘희 세종시장의 핵심공약인 ‘청춘조치원 프로젝트(이하 청춘조치원)’가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비전선포도 하고 ‘조치원발전 100인 위원회’라는 이름의 시민 동력도 장착했다. 선진지인 일본에 담당공무원을 보내 우수사례도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청춘조치원’ 공약이 뭔지 잘 알지 못한다. 본보 설문조사 결과 조치원읍 주민 열 명 중 일곱 명은 ‘청춘조치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현 시장의 핵심공약에 대한 주민 인지도가 이렇게 낮다면 결국 세종시의 부산한 움직임은 ‘그들만의 잔치’를 위한 것일 뿐, 방향도 목적도 없이 흘러가게 될 공산이 크다.

항구를 떠난 배가 어디로 가야할 지를 고민하는 형국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후보시절 “순환형 공영재개발을 통해 2025년까지 조치원을 인구 10만 명이 거주하는 젊은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장은 서울 관악구 난곡지구 사례를 제시하며 “이 방법이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고도 확언했다. 

그리고 취임 후 불과 4개월이 지난 지금 가타부타 설명도 없이 ‘재개발’이라는 말과 ‘인구 10만 명’이라는 구호가 어디론가 실종됐다. 그 자리는 ‘시민참여형 도시재생’이라는 말로 대체됐다. “시민 스스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재생”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청춘조치원 프로젝트를 재개발 계획’으로 알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공약 포기’와 다름없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은 “재개발을 하겠다는 건지 안하겠다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조치원 주민의 절반 이상은 지역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정체 내지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열에 일곱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재개발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열 명 중 세 명은 번듯하게 건설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로 이사가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실제 행복도시 내 인기아파트 청약이 당해지역 경쟁으로 끝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당해지역 청약자 대부분은 조치원읍 주민이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조치원이 어떤 모습으로 쇠퇴할지 예상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되고 뭔가 바꿔야 한다’는 귀결에 이른다. 가로망을 정비하고 문화센터 등 그럴듯한 공공시설 몇 개 건설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조치원에 살고 싶은 어떤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문화든, 관광이든, 환경이든 도시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입혀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10만이 거주하는 젊은 도시’는 지향점이다. 그 지향에 이르는 방법을 원점에서부터 차근차근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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