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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우리 동네 無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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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우리 동네 無체능'
  • 김재중
  • 승인 2016.03.2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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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불모지, 그저 달릴 수밖에…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지난해 4월 첫 방영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연예인들의 좌충우돌 생활체육 도전기가 주요 소재다. 연예인들끼리 펼치는 ‘그들만의 리그’는 차고 넘쳐 짜증을 부른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나와 우리 중 한 명’인 생활체육 동호인들을 연예인들의 대결상대로 등장시키면서 큰 공감대를 얻고 있다.


혹자는 이 프로그램이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고 평가한다. 일견 옳은 말이다. 그러나 대중의 공감대 없는 계도 예능프로그램이 가당키나 한가. 생활체육이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포장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시야를 가까운 곳으로 돌려보자. 세종시 생활체육회가 추산하는 동호인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어림잡아 세종시 성인 열에 한둘은 생활체육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통계에 합산되지 않은 정부세종청사 내부 동호인, 인근지역 대전 등에서 활동하는 동호인까지 합산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반인들은 차치하더라도 동호인들마저 시설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그나마 시설 상당수는 여기저기 산재된 공원이나 공공시설 한 편에 선심 쓰듯 만들어 놓아 제대로 관리가 될 리 없다. 동호인들이 사비를 들여 관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규모 시설이 대부분이어서 대회라도 한 번 열려면 이곳저곳을 전전해야 한다. 때문에 동호인들끼리 남모를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수요는 있지만 시설이 없는 종목도 많다. 단적으로 행복도시 거주자들은 수영을 즐길 수조차 없다. 주민들의 끈질긴 요구로 한솔중학교 수영장이 일반에 임시개방을 준비 중이고, 아름동 스포츠센터 수영장은 준공된 지 오래지만 행정절차 때문에 개장도 못하고 있다.


종합운동장 건립계획은 요원하기만 하다. 행복도시건설청은 타당성이 확보되는 2020년 이후에나 건립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연구기관이 종합운동장 건설 전까지 운동장 부지를 임시 야구장 등 생활체육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해당 부지엔 아파트 견본주택이 줄지어 늘어섰고 오늘도 새 견본주택 공사가 한창이다.


세종시 인구 13만 명. 종합체육시설을 갖기에 아직 이른 시기일까. 인구 13만 지방중소도시인 경북 김천은 전국체육대회를 치러낼 정도의 종합스포츠타운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시 종합운동장 부지의 2배 넓이 스포츠타운엔 연간 67만 명이 다녀간다. 그 만큼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소다.


물론 크고 웅장한 시설을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니다. 주민만족도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훌륭한 시설을 만들어 주민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 응당 그리해야 하는 게 행정의 의무 아닌가.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지난해 230개 기초자치단체 주민의 여가시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김천시가 4위를 차지했다. 재정능력이 좋은 수도권 자치단체를 빼면 사실상 1위다. 세종특별시민이 김천시민의 생활체육 인프라를 영원히 부러워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세종시민은 걷고 달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 연구기관이 세종시민에게 ‘어떤 운동을 하느냐’는 설문조사를 벌인 바 있다. 61.7% 시민이 ‘걷거나 달린다’고 응답 했다. 이것이 세종시 생활체육의 현주소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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