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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PRAY LOVE ‘그린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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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PRAY LOVE ‘그린투어’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4.08.0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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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체류형 농촌체험여행 ‘시동’

북부권 동림권역 ‘아람달’ 손님맞이 분주

청송리2구 등 6개 마을 ‘제2 새마을운동’

“농촌에서 먹고 자고 즐기고 체험하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미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발리)에서 보낸 1년간의 여정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에세이다. 할리우드가 이를 원작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뉴욕에서의 일상과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낀 31세의 여성 여행저널리스트 리즈(줄리아 로버츠 분)의 자아 찾기, 삶의 행복 찾기 여정을 그렸다.

우리나라에서도 리즈처럼 도시생활에 지친 몸을 이끌고 북적이는 휴가보다 한적한 농촌에서 조용한 체험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풍광 속에서 전통문화와 농촌생활을 체험하고,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그린투어(Green Tour)’다. 세종시에서도 체류형 농촌체험관광이 민간 주도로 시도되고 있다. 전동면 청송리2구·심중리1,2구·노장리3,5구·봉대리 6개 마을을 묶은 동림권역(추진위원장 황순덕)이다.

첫마을에서 조치원 방향으로 달리다 홍익대 세종캠퍼스를 지나 우측 전동면 방향 구 도로를 달리다보면 기찻길 옆에 동림권역체험관 ‘아람달’(운주산로 606, 청송리 454번지)이란 건물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일반농산어촌개발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권역단위 종합정비 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이 사업을 위해 국비(70%)와 시비(30%) 59억 원이 투입 중이다. 도시민들이 숙박을 하면서 먹고 쉬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최근 6개 마을 1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동림권역추진위원회가 사업을 위탁받아 ‘그린투어’에 시동을 걸었다.

 

주민 자발적 참여로 공모 선정

 

전동면 6개 마을이 농림부 공모사업에 선정되기까지 각고의 노력이 뒤따랐다. 주민들의 마을에 대한 애정과 공동체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간이역인 전동역 방음벽에는 ‘전동역국제만화로’가 조성돼 있다.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2000만원을 모으고, 매년 국제만화영상전을 개최해온 연기군 출신 임청산 전 공주대 명예교수가 세계 60개국 유명 작가 60명의 작품을 기증해 지난 2009년 조성했다. 이렇게 삭막한 기찻길 방음벽이 야외 갤러리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모든 마을에서 혐오시설이라며 손사래를 치던 생활폐기물종합처리시설도 전동면 주민들은 오히려 유치했다. 60억 원의 인센티브 중 40억 원은 주민 보상에 쓰이고, 나머지 20억 원으로 토지 8000여 평을 매입해 ‘집단농장’으로 활용 중이다. 땅을 사기 위해 농업회사법인인 전동면발전회주식회사도 설립했다. 앞으로 친환경 기업을 유치해 임대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생활폐기물종합처리시설에는 수영장, 헬스장 등을 갖춘 시민스포츠센터도 건립돼 운영 중이다.

‘잘 사는 마을 만들기’를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농림부 공모사업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 동림권역 개발사업은 2011~2013년 1단계 사업이 완료됐고, 2015년까지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숙식이 가능한 동림권역체험관 ‘아람달’(4439㎡)을 비롯해 다목적광장(2061㎡), 스포츠클라이밍(300㎡), 약수터 정비(300㎡), 지압산책로(400m), 등산로(500m) 등이 완료된 사업들이다.

2단계 사업은 수변 공간 조성(3400m), 동림산 전망대(30㎡), 산양삼 체험장(6315㎡), 권역안내판(5식) 등이다. 현재 세부설계 중이다.

 


베어트리파크-뒤웅박 등 연계 관광

 

동림권역체험관 ‘아람달’은 체류형 농촌체험여행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1번 국도와 경부선 기찻길 사이로 조천이 흐리고 동림산과 운주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자연을 벗 삼아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농촌을 체험하고 다양한 레포츠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아람달’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다. 힐링촌 산야초 축제 효소담기 당일 체험과 1박 2일 농촌체험여행이다. 당일 체험은 8월 17일까지 개최 중인 산야초 축제와 연계해 효소담기, 산야초 화분 만들기, 옥수수 따서 쪄먹기, 감자 까서 전 부쳐 먹기, 뒤웅박고을 및 장류박물관 구경하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점심으로는 10여 가지 색의 산야초를 넣은 비빔밥이 제공되는데 참석자들이 다 함께 참여해 비비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1박 2일 농촌체험 여행은 주로 수도권에서 관람객들이 이용하고 있다. 중부권 최대 수목원인 베어트리파크를 비롯해 운주산 등산, 행복도시 내 신흥 관광명소인 세종호수공원, 밀마루전망대 등이 일정에 포함됐다. ‘아람달’ 부대시설인 풋살장, 족구장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저녁은 산야초 삼겹살 바비큐와 막걸리가 무한리필로 제공된다.

이밖에 ‘아람달’에서 자전거 길을 따라 고복저수지 둘레길, 전의초수, 개미고개 6·25전쟁 기념비 등을 둘러볼 수 있고, 인근 국궁장 체험을 할 수 있다. 60석 규모의 세미나실도 갖추고 있어 기업, 단체 등의 워크숍 등도 가능하다.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 관건

 

체류형 농촌체험여행이 정착하려면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가 관건이다. 동림권역 추진위원회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황순덕 위원장은 “주변 베어트리파크와 뒤웅박고을은 볼거리는 있지만 즐길 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며 “농어촌공사를 통해 추가 지원되는 6억 원의 예산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진위원회는 ‘아람달’ 인근 토지 6600여㎡를 추가 매입해 오토캠핑장을 조성하고,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텃밭을 탑플레이와 바이크를 타고 돌 수 있는 트랙으로 꾸밀 예정이다. 앞마당에는 에어바운스와 에어풀장, 에어미끄럼틀, 황토팩 체험장, 황토찜질방 등을 만들 계획이다. 기찻길 건너 조천에서는 수상자전거, 뗏목, 고무보트 등 다양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구상이다.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수립 중이다. 천연염색 공예, 짚풀 공예, 산야초 천연비누 만들기 등과 황 위원장의 인맥을 활용한 자연치유 강좌, 시 짓기·노래배우기 등 문화강좌도 마련키로 했다. 농촌체험 활동으로는 옥수수 따서 쪄먹기, 밤 주워 구워먹기, 감자·메밀 전 부쳐 먹기, 전통방식으로 수확한 벼 훑기, 송어잡기, 토종새우 잡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산야초 밭 체험, 산야초(하얀 민들레, 곰보배추, 항암배추 등) 김치 담그기, 산야초(하얀 민들레, 와송, 엉겅퀴 등) 효소 담그기 등도 경험할 수 있다. 겨울에는 인근 논에서 썰매를 탈 수도 있다.

식사는 ‘아람달’ 내 식당에서 곤드레 밥, 산야초 비빔밥 등 건강식을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산야초 삼겹살 바비큐와 막걸리가 무한 제공된다. 세미나실에서 영화상영도 계획하고 있다.

황 위원장은 “올 바캉스 시즌부터 놀이기능을 추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빠르면 9월부터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접목된 체류형 농촌체험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판매, 도농교류 확대

 

추진위원회는 현재 개최 중인 산야초 축제가 폐막하면 ‘아람달’로 농산물판매장을 옮겨 상설화할 예정이다. 먹고 자고 즐기고 체험하는 관광 상품에 농산물 판매를 연계하기 위해서다. 1차 산업(농업)과 2차 산업(가공), 3차 산업(관광·축제)이 융합된 6차 산업의 모범사례를 만들겠다는 게 추진위원회의 복안이다.

체류형 농촌체험여행이 동림권역에서 자리 잡으면 원주민과 이주민 간 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의 주요 공약인 로컬푸드도 정서적 기반이 다져질 수 있다. 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는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유럽국가에서는 그린투어가 성행하고 있다”며 “농촌체험관광을 통해 예정지역 도시민들과 면지역 농민들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의 매력이 커지고 좋은 소비자와 좋은 생산자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도 세종시 북부권역을 관광지구로 만들고 농업의 6차 산업을 가속화하기로 약속한 만큼 마을주민들도 용기백배한 분위기다. 처음에는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서로 자기 마을로 유치하려던 주민들이 마을 간 유치 경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자기 마을의 이익을 따지기보다 전체적인 설계 안에서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한 후 사업위치를 확정했다.

각 면마다 소재한 30여 개 세종시 농촌체험시설도 서로 연계할 구심점이 필요해 보인다. 각 도시가 운영하는 투어버스처럼 이들 농촌체험 투어버스를 맞춤형으로 운행하는 전략도 추진할 만하다.

황 위원장은 “동림권역에서 6차 산업으로서 농업의 모범사례가 정착되면 이를 세종시 전체로 확대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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