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교실에 휴대폰 안 터지도록 하겠다"
상태바
"교실에 휴대폰 안 터지도록 하겠다"
  • 김학용 디트뉴스 주필
  • 승인 2014.04.22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학용 인터뷰] 최태호 세종교육감 예비후보
최태호 세종교육감 예비후보
최태호 세종교육감 예비후보

최태호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55)는 중부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다. 언뜻, 한국 사람이 한국어를 가르치니까 쉬울 것 같다는 생각에 정말 그런지 물어봤다. 외국인도 한글은 40분이면 읽을 수 있지만, 한국어는 한국인도 가르치기 어렵다고 했다. 세종교육 교육감 후보인 그에게 '한국어학과'에 대한 궁금증부터 풀어봤다.

-한국 사람도 한국어 가르치는 게 어려운가?
"중국어보다 한국어가 어렵다. 존대법이 발달해서 그렇다. 같은 말이지만 밥 먹어라, 진지잡수세요, 식사하세요 수라상 드세요 등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 사람도 한국어 가르치지 못하는 이유

-문법도 어렵지 않나?
"맞춤법과 문법도 어렵다. ‘야, 문닫고 들어와!’ 하면 한국 사람들은 다 이해하는데 외국 사람들은 말뜻을 알아듣지 못한다."

-원래는 ‘들어와서 문닫아!’가 맞지 않나?
"한국인은 중요한 것을 앞에 놓는다. ‘꼼짝 말고 손들어!’도 ‘꼼짝 말라’는 데 강조점이 있다. 영어는 다르다. Hands up and don't move!(손들고 꼼짝마!)라고 한다. 이런 차이 때문에 ‘문화문법’이라고 해서 문화를 함께 가르친다. 요즘 뜨는 문법론이다. 문화와 언어를 같이 배울 때 쉽게 이해한다."

-한국 사람이라고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겠다.
"가르치는 방법론을 배워야 한다. 다문화가정 남편들이 아내를 가르치지 못하는 이유다. 가령, ‘옷이 예쁘다’는 ‘오시 예쁘다’로 발음되지만 ‘옷 안에 뭐가 들었어?’는 ‘오사네~’가 아니라 ‘오다네~’로 발음되는 이유를 모른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 여성은 전부 ‘오사네~’로 발음한다. 우리나라 남편 중에 그게 왜 틀렸는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명도 없다."

-그럴 것 같다. 왜 ‘옷 안에~’는 ‘오다네~’가 되나?
"그건 형태소 때문인데 가령 뒤에 조사가 들어가면 이어서 발음하지만 뒤에 명사가 오면 띄어서 발음한다. ‘옷 안에’는 ‘옷’과 ‘안’을 띄어서 발음해야 한다. 그래서 ‘(발음상) 안에~’가 되어 빨리 발음하면 ‘오다네~’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다 ‘오다네~’로 발음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 그러므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없는 거다."

-한글은 한국어보다 쉽나?
"한글은 배우면 바로 쓴다. 규칙이 너무 간단하니까. 한 소리 한 글자다. 한글은 40분만 배우면 읽는다."

"중등 교사 시절 버리는 학생 없었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행정자치 정책검증위원장을 했다. 좋은 정책이나 이행할 수 있는 정책을 가려 뽑는 일을 했다고 한다.

-한국어과 교수를 하면서 어떻게 그런 일을 했나?
"다문화 활동을 많이 했다. 다문화 가정을 오래 가르쳤다. 좋은 정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발이 넓어졌다."

-교육철학의 핵심은?
"사람 냄새나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요즘은 너무 지식만 강조한다. 지식은 네이버나 구글 즉 인터넷에 다 나온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나는 버리는 학생이 하나도 없었다. 중등에서 학생부에 14년을 근무했다. 문제아를 많이 다뤘는데 한 명도 놓치지 않았다. 그 아이들과 목욕을 하고 연탄봉사를 하고 산행하고 장애복지센터 같이 가면서.."

터키학생들과 함께
한국어학과 터키 학생들과 함께(가운데)


"하버드 법대, 존스 홉킨스 의대 분교 유치하겠다"


-주요 공약은?
"세종시를 교육특구로 만들겠다. 많은 예산을 받을 수 있고, 외국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 세종시를 한국교육의 롤모델로 만들고 나아가 세계교육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

-교육특구 지정 가능한가?
"인천 송도와 제주도가 교육특구다. 세종시도 그렇게 돼야 한다. 미국과 FTA를 할 때 미국은 교육시장을 우리에게 개방을 제대로 안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가서 쏟아 붓는 돈이 많다. 미국 대학은 굳이 한국에 분교를 두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하버드 분교, 존스홉킨스 분교를 여기에 세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요구한다고 하버드가 오겠나?
"하버드나 존스 홉킨스에 요구를 해서 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영국이나 미국 대학들이 제주도로 가고 있는데 이젠 세종이 가져와야 한다. 제 꿈은 하버드 법대나 존스 홉킨스 의대를 세종시에 유치하는 것. 그렇게 해서 일본과 중국 유학생을 우리나라로 오게 해야 한다. 교육특구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학생들이 학교에선 휴대폰을 못 쓰게 하는 공약이 있던데.
"교실에서부터 교권을 확립해야 한다.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전파 차단기 등을 설치해서라도 교실 내에서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나라에선 학생이 휴대폰을 학교에 못 가지고 가게 돼 있고 프랑스만 우리나라처럼 지참이 가능해서 골치를 앓고 있다. 학생의 교내 휴대폰 금지에 10%가 반대하고 있는데 반대론을 감내할 용의가 있다."

한문학 전공, 명심보감 문구 입에서 줄줄

그는 성남서고등학교를 9등으로 졸업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의대 진학을 시도했으나 약점인 수학 때문에 실패했다. 그는 국어 한문 영어 같은 어학에 소질이 있었다. 결국 한문학과에 들어가서 한국어학과까지 공부의 폭을 넓혔다. 한문이 뜨고 한류 바람이 불면서 그의 몸값은 높아졌다.

"한문교육과를 갈 때도, 대학원을 한국어학과로 갈 때도 다들 미친놈이라고 했다. 다 지난 한문을 왜 하느냐는 것이었다. 지금은 주변에서 부러워한다. 30년 전에는 남이 안 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한문과 한류 바람이 분다. 세종이라는 이름과 한류문화학교는 딱 맞는다. 한류문화학교를 만들면 세계에서 한국을 공부하러 올 것이다."

"인일시지분(忍一時之忿)이면 면백일지우(免百日之憂)라!(한 때의 분함을 참으며 백일 간 걱정이 없다)"

인터뷰 도중 그의 입에선 명심보감 문구가 줄줄 나왔다. 화가 나면 이런 문구가 머리 속에 바로 떠오르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한문교육의 효용성을 잘 알고 있다. 한자가 우리 말 명사의 80%를 차지하고 있어서 어휘 공부 뿐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4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83살의 장모를 집에서 모시고 있다고 한다. 한문 공부의 깊이를 말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최태호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는..]

-1959년 경기 여주 출생
-단국대학교 한문교육학과 졸업
-외국어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이사
-한국다문화교육복지협회 이사장
-한국국어교육학회 이사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