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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굴비 한 마리에 밥 두 그릇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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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굴비 한 마리에 밥 두 그릇 ‘기본
  • 이충건
  • 승인 2014.01.13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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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서원

남도식 15찬 남길 게 없어, 벌교꼬막·목포홍탁도 인기


바닷바람에 꾸덕꾸덕하게 말려 짭조름하게 간이 밴 굴비는 눈 깜짝할 새 밥 한 그릇 비워내는 밥도둑이다. 영광 법성포에서 올라온 보리굴비가 노릇노릇 빛깔부터 식욕을 자극한다. 밥을 녹차에 말아 그 위에 한 점 올려먹으면 고소하면서도 향긋함이 어우러진 특별한 맛에 반하기 마련이다. 보리굴비정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남도맛집 ‘서원’ 얘기다.


세종시 첫마을에서 출발하면 유성IC를 지나 구암역을 거쳐 진잠 방향으로 150m 앞 좌측 대로변에 있다. 유성교회 지나자마자 눈에 띄는 3층 목조건물이다.


봄볕과 바닷바람에 말린 굴비를 노릇하게 구워내는 데 비주얼부터 침샘을 자극한다. 한 점 집어 입으로 가져갔더니 살이 단단하고 차지면서 고소하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니었다. 조용히 살 발라먹는 재미에 식탁에서 얘기가 사라진지도 몰랐을 정도. 다른 반찬에 쉬이 손이 가지도 않는다.


그러나 황새기 젓이며 두부조림, 시래기탕, 석굴, 김치전 등 제철에 나오는 맛깔스런 전라도식 반찬 15가지를 함께 맛볼 것을 권하고 싶다. 화학조미료가 안 들어가고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맛을 내 대체로 심심한 편이지만 정성에 맛까지 어우러져 남길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깍두기와 김치 맛이 기가 막히다. 황태, 표고버섯 등 각종 재료를 끓인 육수가 양념의 베이스라는데,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밥 한 그릇을 비우고 반찬 남기기가 아까워 한 그릇을 더 비워야 직성이 풀릴 정도다.


굴비는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참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다. 조기를 말려서 먹는 굴비 중 최상급에 속하는 보리굴비는 4~5월 해풍에 자연건조 시킨 후 통보리 뒤주 속에 보관하는데 보리의 겉겨가 굴비의 기름을 잡아주기 때문에 담백한 맛이 나고 단백질과 칼륨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좋다.
영광굴비는 엄밀히 말해 ‘영광 법성포 굴비’라고 해야 맞다. 영광굴비의 대부분이 법성포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닭에서다. 법성포는 오래전부터 조기가 많이 잡혀 굴비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지금은 조기가 잘 잡히지 않아 그 지역에서 가공한 굴비를 그냥 ‘영광법성포 굴비’라고 부른다.


영광굴비가 맛있는 건 염장방법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1년 넘게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조기를 켜켜이 잰 다음 시간차를 두어 재는 ‘섶장’이라는 방법이다. 이 지역사람들은 소금물에 조기를 담갔다 말리는 타 지역 굴비를 ‘물굴비’라 부르며 하급으로 친다. 요즘은 가공과정이 간소해져 건조기에 넣고 한나절 말리면 굴비가 되는데 아무래도 급하게 말린 것은 볕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과 맛의 차원이 다르다.


보리굴비정식은 점심 2만원, 저녁 2만7000원이다. 저녁 정식은 굴비가 크고 요리도 추가된다. 저녁때는 술손님이 많은데 벌교참꼬막(싯가), 목포홍탁(7만원·14만원), 활전복구이(싯가) 등이 인기다. 먹고 싶은 음식이나 안주가 있으면 미리 예약도 가능하다.

<서원> (042)822-1272 대전시 유성구 구암동601-20(유성교회 인근)

글=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사진=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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