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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아닌 ‘성공’ 통해 인생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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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아닌 ‘성공’ 통해 인생 배워야”
  • 최태영 기자
  • 승인 2013.12.29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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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공부했다 | 하버드 물리학과 박사과정 최순원

26일 성남고서 초청 특강

"실패를 통해서가 아니라, 성공을 통해 인생의 교훈을 배워라."

남들이 보기에 꽤 성공한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을 법한 한 청년이 고교생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흔히 실패를 통해 성공을 배운다는 게 진리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 청년은 이를 뒤집어 한번이라도 성공해 봐야 인생의 교훈도 알 수 있다고 했다.

하버드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2년차인 최순원(26)씨가 주인공. 그는 26일 오전 성남고 대강당에서 400여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방학 중 연동면 노송리 집에 다니러 왔다 조치원여고에서 초청을 받고 특강을 했는데, 그 학교 교사가 업무연락을 통해 지역 학교에 알려 조치원중, 조치원여중, 도담고, 한솔고 등으로 확대된 것.

최씨는 "현재 하버드대에서 원자와 레이저 등을 이용해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기반기술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발전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씨는 대전과학고를 2003년 수석으로 입학했고 2005년 조기졸업 했다. 과학고에 다닐 때는 각종 상을 휩쓸었다. 대전에서 열린 수학과학경시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각각 1등과 금상을 차지했고, 2003년 한국물리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2004년 7월 열리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를 위한 국가대표 선발에서 역시 1위를 차지했고, 곧바로 참가한 이 국제대회에서 세계 8위인 금상을 수상했다.

각종 수상을 휩쓴 뒤 돌아왔을 때는 "학교는 물론 사회에서 나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 쇄도, 중앙부처 장관과의 오찬, 청와대의 행사 참가 요청 등. 그는 그렇게 바쁜 고교시절을 보냈다.

탄탄대로일 것만 같던 최씨는 2005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원서를 낸 해외 유수 대학 6곳에서 모두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과학고 재학 때는 교내는 물론 언론, 정부 등 사회에서 촉망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때였기에 낙방의 슬픔이 더욱 컸다"며 "특히 고교 시절 나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해외 유명 대학에 진학하는데, 나만 대학 진학에 실패한 것을 인정할 수 없었고 그 사실이 매우 싫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성공한 선배들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게 진심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다독이기 위해 졸업한 고교에 직접 특강을 요청했다. "실패한 경험을 들려주고 싶었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불안정한, 그래서 가능성 많은 10대말 20대 초반의 인생을 다독이고 싶었던 셈이다. 그는 "스스로 채찍질을 하고 돌아갈 수 없는 배수진을 친 뒤 1년간 최선을 다해 극복했다"고 했다.

그는 재수 끝에 2006년 9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인 칼텍(Caltech)에 입학했다. 3학년 때는 ‘2011년 가장 유망한 3학년 물리학과 학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사이 국내에서 병역 의무도 마쳤다.

최씨는 칼텍에 입학한 뒤 다시 모교를 찾아가 앞서 재수 시절 인생에서 처음 경험한 쓴맛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서도 강연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교훈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가 아니라, ‘성공을 통해 배운다’는 것"이라며 "만약 어떤 일에 실패를 했다면 최선을 다해 그 실패를 이겨내야 하지만, 내 입장에선 한번이라도 성공을 경험하면 거기서 평생 갈 인생의 교훈을 배운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성장과정’ ‘부모님의 영향’ ‘실패의 경험’ ‘공부 방법’ ‘하버드에 대해서…’ ‘중3: 선생님과의 갈등’, ‘최선을 다한 순간…’ 등 다양한 화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사설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뭐든지 최선을 다할 때 인생의 전환점이 보이거나 있게 마련"이라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소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다보면 더 나은 인생의 길을 갈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여자친구, 성적, 대입 등 고교 시절 고민이 많겠지만 그 고민을 계속 하되 고민인 채로 놔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은 성공의 방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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