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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특별도시 세종 ‘마스크 쓸 권리’라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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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특별도시 세종 ‘마스크 쓸 권리’라도 허하라
  • 김재중
  • 승인 2013.12.1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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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방재의 사각지대, 시민들은 속수무책

호수공원·세종보, 수면적 증가로 안개발생↑
지난 4∼5일 짙은 ‘스모그’, 아무도 몰랐다

낭만의 상징인가 인간을 위협하는 자연재해인가. ‘안개’가 세종시 미래 도시경쟁력을 저해할 위험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안개는 산업, 건강, 사회발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어 더 이상 단순 기상현상으로 방치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게 기상·방재당국의 공통된 인식.

안개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과 결합하면 치명적 ‘스모그’가 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다, 산성분이 강하면 항공 등의 산업에 타격을 주고 건물과 교량을 부식시킨다. 농작물 생육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교통사고 발생 시 치사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종시가 전국에서 가장 ‘자연친화적인 도시’라지만, 인간의 인위적 손길로 만들어진 ‘자연친화’는 도리어 인간을 위협하는 모양이다. 세종호수공원과 세종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친수공간 확보로 인간의 눈이 즐거워졌을지 모르지만, 수면적 증가로 안개발생 빈도가 늘고 안개농도도 짙어졌다.

본보 취재결과, 지난 4∼5일 세종시에는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한 바로 그 시점, 세종시에 가시거리가 채 100m도 확보되지 않는 ‘특보’ 수준의 짙은 안개가 발생했다. 본보 취재가 없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까맣게 모르고 지나갔을 일이다.

그렇다면 세종시의 미래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금강의 물줄기를 돌리고 세종호수공원을 되메우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세종보 철거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개발생 원인을 제거할 수 없다면, 정확한 예보시스템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시민들에게 최소한 ‘마스크 쓸 권리’만이라도 줘야할 것 아닌가.

그러나 시민들이 이 권리를 갖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환경공단 이동장비를 빌려 일 년에 몇 차례 대기질을 측정하던 세종시는 내년에야 관측 장비 2대를 보유하게 됐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뗐다는 의미다.

안개특보 시스템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 기상청이 30억 원을 투입해 주요 대도시에서 5년 째 시범 운영 중이지만, 특보 정확도가 아직 40%에도 못 미친다. 시범운영 대상지역에 들어가지도 못한 세종시에 언제 안개특보 시스템이 작동될 지 요원하기만 하다. 결국 ‘자연의 역습’ 앞에 세종시민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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