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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 취향 파악하면 기쁨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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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 취향 파악하면 기쁨 두 배
  • 박한표(EU문화연구원 원장)
  • 승인 2013.12.06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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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매너 | 선물

주빈 초청받으면 꽃·선물 등 지참
그 자리에서 포장 뜯고 감사 표시해야
빨간 장미 프러포즈 오해살 수 있어


"선물이란 말처럼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도 드물 것이다. 남에게 주어버리는 것임에도 한없이 기쁘고, 내가 받으면 더없이 행복해지는 것이 선물이다. 주는 사람 우선이 아니라 받을 사람 우선으로 정해지는 것이 선물이고,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 정성으로 마련하여 건네는 것이 선물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은 내 사랑하는 마음, 내 고마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마음이 아닐까."(최원현의 <오렌지색 모자를 쓴 도시>중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출산이나 약혼, 결혼, 생일, 축제 등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우정이나 베풀어준 은혜의 표시로 반드시 선물을 해야만 한다. 그때마다 받는 이의 취향을 세심하게 배려하되 어려울 경우 간접적으로 넌지시 물어볼 수도 있다. 선물을 구입하면 우선 가격표를 떼어 내고 감사의 글과 함께 잘 포장한다. 서양에서는 공식 파티를 갈 때 보통 선물을 가져가지 않으나 자신이 주빈으로 초청된 경우 꽃이나 선물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예로부터 선물을 하는 데에는 몇 가지 규칙이 전해 내려온다. 살펴보면 ▲받을 사람의 취향을 연구한다 ▲가격표를 떼고 우아하게 포장한다 ▲본인에게서 직접 선물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감사의 표현을 한다 ▲당장 다시 선물을 보내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에서처럼 선물을 줄 때 겸양으로 ‘별 것 아닙니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어린아이에게 선물을 줄 때도 각자에게 이것은 ‘네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방문 때 지나치게 값진 선물은 상대방을 당황시키고 부담을 주게 되므로 이를 유의한다 ▲서양에서 케이크는 여주인이 스스로 만드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물로 적합하지 않다.

선물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다. 서양에서는 선물을 선택하는 것도 자신의 취향의 표현이므로 아무 선물이나 안 고르고 많이 생각한 후 선택한다. 가장 일반적인 선택 기준은 선물을 받는 사람의 평소 취향을 기억하여 선물을 선택하면, 선물을 받는 사람은 기쁨이 두 배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친구가 아무리 그냥 오라고 해도 한두 병의 포도주나 샴페인을 사 가지고 간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넥타이 선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받은 이의 취향과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에게는 빨간 장미꽃 다발을 선물할 경우 사랑의 고백이나 프러포즈로 오해받을 수 있다. 향수를 선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포도주 이외에 선물로는 라이터, 지갑, 책 등이 무난하다. 도움을 준 사람과 그렇게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지나치게 개인적인 선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학상을 받은 문학작품이나 상대가 관심이 있을 주제의 책이 적당하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고전음악 음반, 아니면 포도주 한 상자, 초콜릿, 부인에게는 꽃다발 등을 선물할 수 있다.

꽃 선물을 할 때도 매너가 있다. 결혼, 출산, 승진 등 온갖 경우에, 그리고 초대에 감사하거나 축제 때에도 꽃다발을 선물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꽃가게 주인에게 물어보고 만들어, 명함을 넣어 배달시키는 것이다. 가장 곤란한 경우는 손님들이 있을 때나 저녁 만찬 직전에 꽃다발을 가져와서 안주인을 당황하게 하는 것이다. 언제 꽃병을 찾아 물을 담고 꽃을 놓겠는가? 또는 주인이 여행을 떠날 것을 뻔히 아는데 꽃 선물을 하는 것도 곤란하다. 이런 경우에는 꽃을 미리 배달시킬 수 있다. 꽃을 선물하면서 다음과 같은 것은 지켜야 할 매너이니 주의해야 한다. ▲소녀에게는 현란한 강한 색의 꽃을 주지 않는다 ▲환자에게 지나치게 강한 향기가 나는 꽃은 전달하지 않는다 ▲전원에 사는 사람에게는 꽃다발을 주지 않는다.

선물을 받고 나서 지켜야 할 일반적인 매너들은 다음과 같다. ▲선물을 받고 한 구석에 밀쳐놓는 것보다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없다. 과장 없이 감탄하고,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 ▲과자면 주위사람에게 하나씩 주고 직접 먹어보면서 감탄한다 ▲우편으로 왔거나 간접적으로 전달되었으면 가능한 한 감사의 뜻을 적어도 일주일 안에 전하여야 하나, 가급적 전화가 아니라 개인 서신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때 기성 표현 문구를 피하고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 좋다 ▲진심으로 감사하되 당장 선물로 답례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오히려 부담감을 덜거나 의무감에서 해방되려는 행동으로 보일 뿐이다. 우정이 있다면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좋다. 일본 사람은 반드시 동일한 식당에서 동일한 음식으로 갚는다고 한다.

끝으로, 나라마다 선물하는 습관도 각양각색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일본인들은 별다른 이유가 없어도 기회 있을 때마나 선물 주고받기를 즐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역시 우리처럼 그 자리에서 선물을 풀어보는 행동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중국에서는 선물이 위법이지만 선물을 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남미 사람들은 선물 받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선물 없이는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없다. 또한 남미에서는 상대방의 집을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가서는 안 되며 특히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 할 때는 프러포즈로 오해받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아랍인들은 특히 큰 선물을 좋아하며 술을 선물하는 일은 금물이다. 홍콩이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알람시계나 벽시계는 장송곡과 유사한 소리를 낸다고 하여 선물로 주는 관습이 없다. 그리고 지나치게 값비싼 선물은 뇌물이 될 수 있으므로 특히 조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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