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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세종 vs 박근혜의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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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세종 vs 박근혜의 세종
  • 김재중
  • 승인 2016.11.24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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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3, 토지이용계획 비교분석

도시외양은 개방적, 내용은 폐쇄적
통치철학의 차이가 빚어낸 간극

 

세종시 건설과 관련해 ‘원안 플러스알파’를 주장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대다수 사람들은 중앙부처의 단계별 이전계획이 착착 이뤄지고 있으니 약속이행에 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을 법하다. ‘중앙부처 이전을 세종시 원안의 전부’라고 여긴다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수립된 행복도시건설계획. 즉 도시계획의 밑그림 자체를 ‘원안’이라고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종시 최대 자랑거리인 공원녹지 면적이 25차례 도시계획 변경을 거치면서 55만㎡나 줄어들었다.

 

획일적 모양의 아파트로 가득 찬 다른 신도시와 차별화된 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저밀·중저밀 주택용지를 많이 마련했지만, 건설사 구미에 맞춰 그 비율을 축소하고 중·고밀용지 공급을 늘렸다. 그 사이 정부세종청사가 사용할 땅은 무려 47.7%나 늘어났다. 본보가 2006년 첫 행복도시 건설계획과 최근 도시계획에 반영된 토지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2006년초 행복청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업무보고 내용을 살펴보면, 행복도시 건설 취지와 목적은 물론 정부세종청사 건설 원칙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도시구현’이 모토였고 이를 위해 정부세종청사는 ‘개방적이고 시민친화적인 모습으로 건설하겠다’는 실행방안이 담겼다.

2013년.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정부세종청사의 모습은 과연 초심 그대로의 모습인가. 시민들에게 개방할 목적으로 90억 원을 들여 만든 옥상정원은 청사 공무원만의 전유물이 돼 버렸다. 보안상의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대통령 등 국가요인에 대한 저격 위험이 있다며 청사 주변 상업용지 13만 5523㎡를 932억 원에 사들였다. 당장 내년 입주해야 할 세종시 지방청사 건립예산 464억 원을 반 토막 내는 정부지만 ‘보안 목적’이라면 예산을 물 쓰듯 하는 모습이다.

노무현의 세종과 박근혜의 세종. 개방의 관점을 중요하게 여기냐 보안의 관점을 중요하게 여기냐에 따라 간극이 크게 벌어진 것이다. 결국 ‘정부가, 또는 행정이 국민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란 통치철학의 차이 때문에 세종시가 자칫 겉모습은 개방적이면서 실은 폐쇄적인 도시로 건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신행정수도 계획을 담당했던 전직 정부 고위 인사는 "신행정수도 추진 시 도시의 기본구상에 대한 연구용역에서 도시건설의 추구이념을 상생, 발전, 순환, 소통 등 4가지로 보았는데 그 가운데 핵심은 소통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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