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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색, 짙은 향, 달콤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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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색, 짙은 향, 달콤한 맛
  • 박한표(EU 문화원연구원장)
  • 승인 2013.11.1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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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아카데미 | ‘여성의 식후주’ 리큐어

서양식 정식 테이블에서 식후주(食後酒)로는 크게 브랜디와 리큐어(liquor, 프랑스어는 리퀘르 la liqueur)를 마신다. 브랜디는 남성이 주로 마시고, 리큐어는 여성이 즐겨 마신다. 당도가 있고 색깔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리큐어는 곡류나 과일을 발효시켜 증류시킨 증류주나 발효시킨 양조주에 시럽이나 약초, 꽃, 천연향료, 식물의 잎이나 뿌리의 향과 맛 그리고 색을 가한 다음 설탕이나 벌꿀 등을 첨가하여 만든 혼성주다. 아름다운 색, 짙은 향, 달콤한 맛을 가진 술로 여성들이 좋아는 술로 흔히 ‘액체의 보석'이라 부르기도 한다.

리큐어의 기원은 연금술사들이 증류주에다 약용 식물이나 오렌지, 레몬, 장미꽃 등을 넣고 만들어 마시던 술에서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고대 그리스에서 몸이 쇠약한 병자의 회복을 위해 포도주에 약초를 넣어서 일종의 물로 된 약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리큐어의 기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강의 회복이나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보약을 얻으려는 계속된 노력이 리큐어를 탄생시킨 것 같다.

18세기 이후에는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의학적인 효과를 술에서 찾으려는 초기의 생각이 약화되면서 과일이나 꽃 따위의 향을 이용하여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류 사회 부인들의 옷 색과 어울리는 리큐어가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각 가정에서 담그는 과일주가 이 리큐어의 범주에 속한다. 오늘날 리큐어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리큐어가 프랑스에 전해지게 된 것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호 메디치가의 둘째 딸 카트린느 드 메디치가 프랑스의 왕 앙리 2세와 결혼할 때 이탈리아의 리큐어를 가지고가 선을 보인 이후라고 한다.

리큐어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보통 그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스트레이트로 많이 마시는데 리큐어 글라스란 작은 1내지 2온스 용량의 글라스를 말한다.

리큐어란 말은 ‘녹는다’ 또는 ‘액체가 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리케파세레(liquerfacere)'에서 유래한 프랑스어의 영어식 표현이다. 리큐어의 알코올 도수는 매우 다양하다. 27도에서부터 80도까지다. 또한 그 종류도 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리큐어들을 소개해 본다.

베네딕틴(Benedictine D.O.M.)은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방 근처에 위치한 베네딕트파 수도원에서 처음 만들었다. 이 리큐어는 27가지의 재료를 넣어 만든다고 하는 데 그 비법은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42도이고, 색은 엷은 호박색이다. 병의 라벨에 적힌 D.O.M.이라는 말은 ‘최선, 최대의 것을 신에게'라는 뜻의 라틴어 ‘Deo Optimo Maximo’의 첫 자를 따온 것이다.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To god, most good, most great.’

샤르트뢰즈(Chartreuse)는 라 그랑드 샤르트뢰즈(la Grande Chartreuse)라는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노란 색(주정 43도)과 그린 색(주정 55도)의 두 종류가 있다. ‘리큐어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이 리큐어는 원래 수도원의 신부들이 주변에서 구한 130 여종의 약초를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쿠앵트로(Cointreau)는 흰색 오렌지 리큐어의 최고급품으로서 엄선된 오렌지의 에센스를 추출해 고급 브랜디와 섞어 만든 것이다. 1849년 프랑스 루아르에서 태어난 이 리큐어는 디저트에 오렌지 향을 내는데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알코올 도수는 40도이다.

드람부이(Drambuie)는 스카치위스키를 베이스로 하여 벌꿀, 향료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1745년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인간의 만족을 위해 만들어진 음료’라는 뜻이라고 한다.

크렘 드 멍트(Creme de menthe)는 페퍼민트의 박하향이 강한 리큐어로서 녹색, 백색, 홍색의 세 가지가 있다. 녹색과 홍색은 착색한 것으로 알코올의 도수는 대개 27도다. 운동선수, 군인 및 탐험가들의 필수 리큐어로 되어 있으며 식후주로 여성들에게 매우 사랑을 받는데, 얼음을 섞은 냉수에 타서 마시면 맛이 일품이다. 프랑스의 GET사 제품이 유명한데 호리병 모양의 병이 유명하다. 라벨의 ‘peppermint’가 ‘pippermint’로 되어 있는 것은 19세기 전반에 모조품이 너무 많이 나돌아 이를 막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한다.

퀴멜(Kummel)은 영어의 Caraway(회향풀)라는 뜻의 독일어로서 그 열매를 주원료로 하여 만든 리큐어다. 떫고 씁쓰레하나 독특한 맛이 난다. 무색투명한 리큐어로 알코올 도수는 30도다.

삼부카(Sambuca)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식후주로 술에 불을 붙여 커피원두를 3개 정도 넣은 다음 원두가 녹아 흘러내릴 때 레몬 껍질로 불을 끄고 마시는 독특한 리큐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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