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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시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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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시대의 추억
  • 성현기(팝 컬럼니스트)
  • 승인 2013.11.18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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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 에어로스미스

앨범 30장 이상 발표, 1억5천만 판매고
아메리칸 록의 찬란한 음악적 성취 이뤄
싸이 "전설 스티븐 타일러와 협업 감동"


싸이가 이탈리아 남성월간지 <루오모 보그>의 지난10월호 인터뷰에서 "전설적인 아티스트인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스티븐 타일러(Steven Tyler)가 내 바로 옆에서 녹음을 완료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에어로스미스는 1970년 결성된 미국출신의 5인조 록밴드다. 많은 히트곡과 함께 30장이 넘는 앨범을 발표했고 전 세계에서 1억 5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미국 록그룹 중 가장 많은 음반 판매 기록을 갖고 있으며 스티븐 타일러는 인기 여배우 리브 타일러(Liv Tyler)의 친부기도 하다.

싸이와 스티븐 타일러. 싸이 트위터

싸이는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소셜 스타어워즈’에 참석해 스티븐 타일러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당시 SNS 트위터에 "이 분이 바로 스티븐 타일러"라며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스티븐 타일러 역시 "즐거웠고 영광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싸이는 이태리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시절 에어로스미스가 부른 ‘크레이지(Crazy)’ ‘어메이징(Amazing)’을 들으면서 너무 좋아 울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인생의 롤 모델이었던 사람과의 협업에 감동했다. 올해 11월 또는 12월 중에 음반이 나올 예정이고 많은 미국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췄다고 덧붙였던 기사를 접하며 필자는 너무 놀라웠고 잘 믿기지 않는 사실에 현실감을 잠시 상실할 만큼 쇼킹한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필자는 젊은 날 이들의 1973년 작 ‘드림 온(Dream On)’을 ‘컴 투게더(Come Together, 1978)’와 함께 들으며 아메리칸 록에 심취했었다. 에어로스미스는 ‘토이스 인 디 애틱(Toys in the Attic)’과 ‘락스(Rocks)’로 인기를 모으며 아메리칸 록을 대표했지만, 1977년 ‘드로 더 라인(Draw the Line)’이후 대중들에게 어필할 만한 히트곡을 기록하지 못하고 10년의 세월을 록 필드 외곽에 서있었다.

에어로스미스의 1987년 발표 앨범 '퍼머넌트 베이케이션'
에어로스미스의 1987년 발표 앨범 '퍼머넌트 베이케이션'

고난의 시간을 보낸에어로스미스는 본 조비(Bon Jovi)의 음악작업을 통해 명성을 드높인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을 프로듀서로 영입하며 재기에 나섰다. 그리고 ‘퍼머넌트 베이케이션(Permanent Vacation, 1987)’을 통해 침체기를 벗어났다. 세련된 멜로디와 섬세한 코러스의 매력으로 가득한 ‘엔젤(Angel)’이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랭크되면서 앨범 판매고를 높였다. ‘엔젤’은 과거 아메리칸 전통 록을 추구했던 밴드가 팝 메탈의 열풍에 직면해 현실성 있게 살아남는 법을 제시한 곡이란 평가도 얻었다.

이후 반 헤일런(Van Halen)의 ‘웬 잇츠 러브(When Its Love)’와 앨리스 쿠퍼(Alice Cooper)의 ‘포이즌(Poison)’, 배드 컴퍼니(Bad Company)의 ‘이프 유 니디드 섬바디(If You Needed Somebody)’등의 사례에서 보듯 시대적 위기에 처한 1970~80년대의 록 밴드들에게 팝 메탈로 가는 변화의 길을 제시했다. ‘룩스 라이크 어 레이디(Looks Like a Lady)’에서는 아메리칸 헤비 록의 수호자로서의 자존심을 드러냈지만, 팝 메탈의 시류에 영합해 특유의 영혼을 상실한 작품이라는 비난에도 시달려야 했다. 당시 이들의 처지는 차기작 ‘펌프(Pump)’가 음악적으로 증명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 셈이다.

1988년 본 조비의 ‘뉴 저스(New Jers)’로 연속적인 히트곡을 기록한 브루스 페어번은 다시 에어로스미스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는 ‘토이 스 인 디 애틱’과 ‘락스’ 시절의 거칠고 열정적인 헤비 록 사운드를 1980년대 말의 시대상에 어울릴 만큼 정돈된 음악스타일로 정립하면서 록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 결과 에어로스미스는 머틀리 크루(Mötley Crüe), 스키드 로우(Skid Row) 등 만만치 않은 경쟁밴드와의 경합에서 승리하며 1990년대 초반 600만장 이상의 음반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에어로스미스가 1975년 발표한 앨범 '토이 스 인디 애틱'
에어로스미스가 1975년 발표한 앨범 '토이 스 인디 애틱'

당시 이들의 음악 중 전성기 시절의 에너지로 충만한 ‘러브 인 언 엘리베이터(Love in an Elevator)’는 가히 ‘워크 디스 웨이(Walk This Way)’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평가할 만하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압권인 ‘재니스 갓 어 건(Janies Got a Gun)’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의 록발라드와는 경쟁을 불허하는 무거운 진지함을 과시한다. 록 컨트리풍의 발라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변신을 시도한 ‘왓 잇 테익스(What It Takes)’는 밴드의 롱런 기반을 만든 명곡이다. 여기서 섭렵한 스타일은 후속 작 ‘겟 어 그립(Get a Grip)’의 베스트발라드 곡 ‘크라잉(Cryin)’과 ‘크레이지’ ‘어메이징’ 등 하나의 계보 같은 음악 흐름으로 이어졌다.

밴드의 튼실한 음악적 기반이 1970년대의 록과 블루스로부터 기반을 두고 있음을 증명하는 ‘몽키 온 마이 백(Monkey on My Back)’‘마이 걸(My Girl)’ ‘부두 메디슨 맨(Voodoo Medicine Man)’ 등은 당시 록 필드에서 기세등등한 위용을 과시한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히스테리아(Hysteria)’와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애피타이트 포 디스트럭션(Appetite for Destruction)’과 더불어 1980년대를 대표하는 걸작 록 앨범리스트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 이처럼 이들은 아메리칸 록의 찬란한 음악적 성취를 이루며 다시는 비교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시대의 추억으로 각인되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에도 멍이 들고 상처가 남을 만큼 외로움이 엄습해오는 요즘 볼륨을 높여 에어로스미스의 ‘드림 온’을 들으며 망각 또는 잊어버리는 방법을 찾는다. 이제는 이별연습, 이별경험에 익숙해질 나이라고 여겨 왔건만 그 앞에서면 여전히 시리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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