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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포스트
  • 승인 2013.10.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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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여행 | 21세기를 전망하다
앞으로 대형 공연장은 지난날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처럼 전락하고, 공연문화의 주류는 하우스 콘서트나 민중의 삶 속으로 찾아가는 음악회가 될 것이다. 자료사진
앞으로 대형 공연장은 지난날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처럼 전락하고, 공연문화의 주류는 하우스 콘서트나 민중의 삶 속으로 찾아가는 음악회가 될 것이다. 자료사진

21세기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종말론과 Y2K 대혼란을 예견했던 2000년을 지나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20세기 말 학창시절을 보냈던 필자는 젊은 날의 노력과 시행착오의 보상은 21세기의 몫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순진한 낭만주의자였던 필자에게 세상과 삶에 대한 고민의 무게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물질문명의 변화는 세기말과 21세기의 경계만큼 혁신적인 발전을 목격케 했다. 정신과 물질세계의 이러한 양극화는 21세기 그 자체다.

더욱이 미래에 물리적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21세기 클래식 음악문화를 예견한다는 건 내가 언제 죽을지를 점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다가올 클래식 음악문화를 예견해보는 것은 현재의 클래식 음악문화를 진단하고 새로운 음악 세계의 가능성을 생각해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1세기 클래식 음악문화는 여전히 두 흐름 속에서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과거 지향적 클래식 공연 문화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진행형으로서 클래식 창작 음악이다. 전자는 옛 음악을 현대적으로 연주하는 방식과 그 시대의 관습대로 연주하는 방식(고음악)으로 구분된다. 이 두 연주 방식은 지금보다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후자, 즉 창작음악계의 작곡가들은 더는 예술의 진보성을 운운하면서 나도 너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음악을 작곡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음악(modernism music)과 같은 실험적인 음악은 학교에서 과거의 음악 기법을 실습하는 정도로 끝날 것이다. 오히려 미래의 작곡가들은 환경과 생명의 중요성,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회운동과 함께 예술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들은 그런 예술운동에 적합한 음악 작품을 만들 것이고, 음악의 순수 예술성보다 치료나 오락, 교육과 같은 음악의 기능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더욱 많이 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생존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새로운 작품이나 양식을 만들어 내려는 예술가들의 작업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대형 공연장은 지난날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처럼 전락하고, 콘서트 문화의 주류는 하우스 콘서트나 민중의 삶 속으로 찾아가는 음악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클래식 음악은 대중음악처럼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될 것이고, 엘리트 음악이라거나 고상한 음악이라는 과거의 오명과 굴레를 벗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교회는 지역의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음악회 장소가 된다. 자연스럽게 오페라나 뮤지컬과 같은 대단위 음악극은 공간의 특성에 맞게 소규모 음악극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바이올린이나 트럼펫 같은 서양 악기 일변도의 오케스트라에 각 나라의 전통악기와 전자 악기가 결합한 오케스트라가 일반적인 편성이 된다.

음악 청중은 여전히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음악을 선택해 들을 것이다. 음악평론가들과 음악학자들 역시 학문에 근거한 연구를 통해 예술적 가치를 논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 중 눈에 띄는 점은 대중음악에 대한 진지한 연구다. 다시 말해서, 대중 음악가들의 생애는 물론이고 장르의 특성을 이론으로 정립하고, 대중음악의 철학적 의미와 대중음악의 고전(Classic) 작품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가 강단 음악학자들의 주요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21세기 내내, 지금의 대중음악이 계속될지, 아니면 새롭게 변모한 월드뮤직(World Music)이나 클래식 음악이 음악문화의 중심이 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개인의 음악적 취향이 다수의 힘을 얻게 되면 또 다른 주류 음악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가상의 21세기 클래식 음악문화가 그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양한 음악 작품의 출현만큼 클래식 음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아쉬운 요즘, 21세기 가상의 클래식 음악문화의 예견은 어쩌면 필자가 바라고 원하는 음악 세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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