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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7~8병 증류해야 코냑 1병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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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7~8병 증류해야 코냑 1병 나와
  • 박한표(EU문화연구원 원장)
  • 승인 2013.10.1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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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아카데미 | 와인과 브랜디 ②

잔 한 손으로 감싸 쥐고 가볍게 흔들며 음미
손바닥 온기로 데우며 조금씩 색·향·맛 즐겨야
숙성기간 20~30년 V.S.O.P. 등급 품질·가격↑

코냑용 글라스는 라군 형(lagoon shape)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브랜디의 향을 글라스 안에 최대한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함이다. 또 잔을 한 손으로 감싸 쥐는 것은 손바닥의 온기로 코냑을 데우면서 아주 조금씩 색·향·맛을 눈·코·혀로 음미하면서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코냑은 알코올 40%로 만들어야 하므로 병에 담기 전에 증류수를 첨가해 알코올의 함량을 조절한다. 따라서 코냑의 등급은 제조회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숙성 기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등급을 정해놓고 있다. 그리고 그 등급을 상표에 표기해 놓는 것이 특징이다. ‘코냑의 친구는 시간이다’란 말이 있듯이 이 숙성기간이 등급을 대신한다. 그러므로 등급에 따라서 가격의 차이가 있다.

코냑은 원래 코냑의 원료가 되는 개별 증류주인 오드비들을 적절히 블랜딩한 술이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그 숙성연도를 표시하는 방법에 관해 고민이 많았다. 왜냐하면 많은 ‘오드비(eau-de vie, 생명수란 뜻)’들 중 법적 규정에 따라 최소 숙성 연도의 오드비만을 숫자로 표시하는 경우 그 밖에 장기 숙성의 오드비들의 가치가 묻혀 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때 이에 대한 첫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세계 최대의 코냑 회사인 헤네시(Hennessy)사였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스타 시스템(star systeme)’으로 별 하나는 최소 2년 숙성 제품, 별 두 개는 4년 숙성 제품 그리고 별 세 개는 6년 숙성 제품을 가리킨다. 이 이상의 숙성 제품들은 모두 ‘vieill(old)’로 표시했다. 그러다가 헤네시사는 이후 ‘스타 시스템’을 VS, VSOP, Napoleon, XO 체계로 바꾸어 나갔다.

VS는 ‘Very Special’의 약자로 예전의 별 3개에 해당되는 등급으로 최소 3년 숙성의 오드비를 함유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입된 용어이다. VSOP는 ‘Very Special(또는 superior) Old Pale’의 약자로 최소 5~6년 사이의 숙성된 오드비를 함유한다.

Napoleon은 흔히 100년 숙성 제품 또는 적어도 코냑의 최상의 등급을 가리키는 것으로 잘못 오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폴레옹 등급은 최소 6년 숙성된 오드비를 사용하는 VSOP보다 조금 상위 등급의 코냑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XO는 ‘extra old’의 약자로 알려져 있지만 ‘extraordinary’의 약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XO는 최소 15년 이상으로 된 오드비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 회사가 자랑하는 최고의 숙성 오드비들만을 배합한 등급이 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레미 마르탱 사의 ‘루이 13세(Louis XIII)’, 헤네시 사의 ‘리샤르 헤네시(Richard Hennessy)’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그리고 코냑의 등급이 영어로 표기된 것은 주 고객이 영국이었기 때문이며. 페일(Pale)은 술에 색소 등을 넣은 가짜와의 구별을 위해 업자들이 ‘진짜’임을 강조하기 위해 표시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코냑의 등급에 따른 숙성 연도는 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XO 등급 같은 경우는 최소 몇 년이라는 규정은 두되, 최장 몇 년짜리 오드비를 쓸 것인가는 정한 바가 없다. 각 회사에서 자신들이 정한 바에 따라 주정이 블랜딩 되어 지고 판매되어진다.

코냑에서 보여 지는 숙성기간은 블랜딩된 오드비중 가장 어린 오드비의 숙성기간을 명기하게 된다. 따라서 코냑을 주문할 때는 등급까지 주문해야 한다. 등급에 따라서 가격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헤네시(Hennessy) X.O.’라고 등급까지 말해야 한다. 고급 식당에서 주로 제공되는 V.S.O.P.처럼 숙성 기간이 20년 내지 30년 사이의 브랜디가 가장 품질이 좋다고 한다.

끝으로, 코냑을 잘 마시는 방법과 매너들을 살펴보겠다. 코냑 한 병은 통상 7㎏, 즉 포도주 7~8병 정도의 와인을 증류해야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향이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즉, 보통 와인보다 향기가 7내지 8배가 더 높은 것이다. 그러므로 향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잔을 따뜻하게 해서 마시는데, 코냑을 붓기 전에 잔 전체를 직접 살짝 알코올램프에 데우거나 따뜻한 물로 데워 코냑을 서비스 한다. 따뜻한 물로 데웠을 경우, 잔속의 물기는 반드시 닦아야 한다.

그리고 코냑용 글라스는 라군 형(lagoon shape)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브랜디의 향을 글라스 안에 최대한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함이다.

잔에 코냑을 부으면 향이 퍼져 나오는데, 잔을 한 손으로 감싸 쥔 다음 가볍게 흔들어 준다. 잔이 흔들리면서 코냑이 안에서 파도를 치면, 손바닥의 온기로 코냑을 데우면서 아주 조금씩 색·향·맛을 눈·코·혀로 음미하면서 마신다. 한번에 ‘원 샷!’하면서 소주 마시듯이 마시는 것이 아니다. 혀끝에 감돌만큼 마시면서 다시 잔을 보듬고 브랜디의 향기를 즐기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마신다.

코냑을 마시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기다림의 미학을 즐겨야 하는 술이다. 입안에 잔을 털어 넣은 다음 ‘캬!’를 즐기는 한국인들의 입맛과 한 시간에 한두 병을 비우는 취함을 향해 나아가는 ‘결과 중심의 속전속결 형’ 한국식 음주 문화로는 상당히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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