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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균 초대 세종교육감, 물처럼 살다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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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균 초대 세종교육감, 물처럼 살다 가다
  • 이충건
  • 승인 2013.08.3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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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上善若水). 지극히 착한 것은 물과 같다.

물처럼 부드럽고, 물처럼 강하게, ‘꼼수’를 부리지 않고 참고 기다리며 때가 오면 기회를 놓치지 않는 물의 본성을 빼닮은 사람. 그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순리를 거스르지 말고 순리에 의해 모든 것을 생각하고 행동하면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

그는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생의 좌우명대로 살았다. 식사를 할 수 없는데도 의료진의 링거처방을 거부했다. 생명연장을 위한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순리대로 살다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는 그렇게 물처럼 살다 갔다. 지난 8월 27일 오후 11시 13분. 그의 나이 64세였다.

악전고투(惡戰苦鬪).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 힘을 다해 고생스럽게 싸우다.

세종시 첫마을의 학교부족. 그는 생의 마지막 1년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쳤다. 정부의 잘못된 수요예측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비난과 야유는 그에게 쏟아졌다. 억울해 할 시간도 없었다. 쓸 수 있는 공간은 모두 교실로 바꾸고 학급당 인원도 조정했다. 인근 한솔고, 준공 후 미 개교 상태인 종촌중 등으로 학생들을 분산 수용하고 통학버스를 지원했다.

내년 3월 개교에 맞추기 위해 미르초, 새롬중 등 신설학교 추진상황을 하루에 몇 번씩 챙겼다. 비 소식이라도 있으면 공사일정에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토적성산(土積成山). 한줌 흙이 쌓여 산을 이루다.

그가 1년간 이룬 성과에 대한 평가다. 세종국제고가 지난 3월 개교했고 과학예술영재학교 유치에 성공했다. 세종하이텍고(옛 부강공고)를 특성화고로 지정했다. 학교 다양성에 이어 이제 막 일반계고 집중 육성에 시동을 걸려던 찰나였다.

학생 수가 너무 많아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기 어려워지자 전국 최초로 ‘학생이 찾아가는 방과후학교’를 도입했다. "효를 국·영·수처럼 가르치겠다"는 교육철학은 ‘올리사랑’ 운동으로 구현됐다. 세종시와 함께 초·중학교 무상급식도 실천했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신정균 초대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그의 명복을 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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