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변상섭 기자]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 24일 검찰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을 전격 압수 수색을 벌여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압수물을 토대로 사업 시행자인 행복청이 미호강 임시 둑을 법정 기준보다 낮게 축조했거나 부실하게 쌓아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된 것은 아닌지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확보한 자료를 통해 행복청이 사업 시행 당시 미호강 임시 둑을 축조 결정 단계에서부터 불법 행위는 없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행복청이 2018년 초부터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하면서 교각을 설치하기 위해 기존 둑 일부를 허물고 44m 길이의 임시 둑을 새로 쌓았는데 미호천교와 바로 밑 둑 높이가 법정 기준보다 0.3∼0.8m 낮게 시공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호천교 상판은 국토교통부 설계기준대로라면 계획홍수위인 해발 29.08m에 법정 여유고 1.5m를 더한 30.58m 높이로 설치돼야 하지만, 실제는 이보다 0.3m 낮은 30.28m로 세워졌다.
둑 높이도 법정 기준보다 0.8m 낮은 29.78m로 파악됐으며 임시 둑도 기존 둑보다 1m 이상 낮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집중호우를 앞두고 임시 둑을 급하게 다시 축조하면서 견고성이 떨어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행복청은 미호천교 공사를 위해 원래 있던 둑을 허물었다가 이번 폭우 직전인 지난달 29일 다시 쌓기 시작해 이달 7일 공사를 끝냈다.
임시 둑을 쌓으면서 견고한 모래주머니를 사용하기보다는 중장비로 토사를 긁어 올리는 바람에 폭우로 인한 급류에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은 "이런 부실한 대처 때문에 폭우로 미호강 물이 불어나면서 임시 둑이 무너지면서 농경지로 유입된 후 인근 궁평 지하차도로 빠르게 유입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