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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의 모태, 대원농장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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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의 모태, 대원농장서 배우다
  • 지태관(한국공공행정연구원)
  • 승인 2013.07.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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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이야기

서울시민 1500여명 참여, 1인 1구획 원칙
별도 관수시설 안 해, "물주기 자체가 운동"
"소비자에게 잘 했더니 돈 벌리더라"

도시농업에서 주말농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지만 대도시에서는 주말농장을 개설해 분양하기가 쉽지 않다.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은 많아도 참여할 농장수가 적은 게 현실. 하지만 대도시 외곽이나 변두리, 중소도시에 개설된 많은 주말농장들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일부분만 분양돼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말농장이 개설돼 농장주와 참여자들이 상호간에 만족과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는 서로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농장주 입장에서는 개설한 구획수가 전부 분양돼야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되고 농원관리 및 질 좋은 회원 서비스가 가능하다.

회원 입장에서 보면 참여하는 주말농장의 환경이 깨끗하고 경운이나 관수시설, 화장실, 쉼터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하고 애로사항이 있으면 즉시 해결해 주는 농장을 찾게 된다. 따라서 참여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해마다 어느 정도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참여자가 적다면 소득을 올리기 어려워 농원환경을 갖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대원주말농장에는 별도의 관수시설이 없다. 물주기 자체를 운동으로 여기고 참가자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대원주말농장은 우리나라 주말농장의 모태라 할 수 있다. 도시농업에 관심이 큰 세종시민들이 반드시 참고하고 알아야 할 중요한 공간이므로 대원농장의 운영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원주말농장의 대표 김대원 최성희씨 부부는 서울에서 10대째 벼농사, 채소농사, 화훼농사를 지어왔다. 1992년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텃밭 가꾸기 사업을 제의해오자 첫 해 135명의 회원을 모집해 시작한 것이 대원주말농장의 시초다.

농장은 서울 서초구 원지동(254-21) 청계산 아래 그린벨트 지역에 위치해 있다. 2만 3000㎡(7000여평) 규모. 1500여명이 1구획 당 10㎡(약 3평)의 땅에 농사를 짓고 있다. 연 참가비는 13만원인데 대기자 수가 500여명에 달한다. 1인 1구획 이상 배정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 최성희 대표와 함께 한 필자

농장 운영은 매년 4월 중순 개장 일자가 정해지면 참가자들에게 문자로 공지해 준다. 농장개장 전 퇴비와 친환경비료를 시용하고 구획을 나눈 다음 참여자들에 배부한다. 모든 작물에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재배가 가능하나 농원에서 봄에는 상추 치커리 등의 모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봄 작기를 7월 30일까지 모두 마친다. 이후에는 전 포장을 경운해 김장채소를 재배할 수 있도록 정지하고, 배추 묘 24포기, 무 종자를 지원해 재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호박 고구마 등 일부작목은 이웃 포장에 침범하는 등의 이유로 재배 금지하고 있다.

관수는 포장별로 큰 물통을 비치해 물뿌리개에 담아 이뤄지도록 한다. 호수로 관수하는 시설은 되어 있지 않은데, 물주기 자체가 운동이 된다는 생각으로 참여자들이 동참하고 있다. 참여자는 개인 70∼80%, 단체(기업) 20∼30%의 비율이다. 관리가 부실한 구획은 이듬해 분양에서 제외하고, 친환경재배 위주로 재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대표 김대원씨는 농협의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만학으로 대학에 다니고 있다. 부인 최성희씨는 농가주부모임 전국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고문을 맡아 활동 중이다. 도농녹색교류 공동대표, 농림부 여성정책 자문위원, 농촌공사 열린공기업 위원 등을 지냈고 지금도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대원농장은 해마다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위문잔치를 벌이고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에 김치 나눠주기, 지방농산물 팔아주기, 미얀마 헌옷보내기, 야외음악회 등 다양한 지역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대원주말농장의 경영철학은 의외로 단순하다. ‘소비자에게 잘 했더니 돈이 잘 벌리고, 부모에게 잘 했더니 자식이 잘 되며, 지역사회에 잘 했더니 집안이 잘 되더라’는 것이다. 한 해 농사가 마무리되는 12월부터 이듬 해 2월까지는 가능한 부부가 도시농업 선진국인 독일 등 해외연수를 다녀와 주말농장에 접목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임에 분명하다. 도시에서 주말농장이 정착되고 활성화된다면, 우리 농산물 소비는 물론 우리 농업과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시민들이 증가해 도농이 상생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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