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시골마실 58편] 올 때의 그 모습대로 돌아가는 토마토

귀로
태어날 때 모습 그대로
돌아가는 중이다
이번 생애도 순응하면서
잘 살았기에 당당하다
[작품노트]
텃밭의 토마토가 내려앉은 서리에 버텨내지 못하고 힘없이 떨어졌다. 땅으로 돌아가는 귀로(歸路)에 오른 것이다. 그 많던 열매들을 원하는 이들에게 내주고, 아주 오래된 옛날 기억을 하나 얹고 돌아가는 중이다. 내년 칠월쯤이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약속하며 왔던 곳으로 가고 있다. 둥글둥글한 저 모습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왔기 때문인가, 그래서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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