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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최고의 문화상품 오페라
  • 한동운(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13.05.3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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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 ‘바로코’서 유래, ‘일그러진 진주’ 뜻

사치의 극치 궁정 사교문화 위한 춤 음악 만개
체임버 홀서 가능한 협주곡·앙상블 등 실내악도
오페라 흥행돌풍, 이탈리아 작곡가들 최고 대우

지난 네 편의 클래식 음악 여행에서 초기 클래식 음악, 즉 중세 시대와 르네상스 시대 음악을 돌아보았다. 본 편에서는 바로크 시대로 음악 여행을 떠나보자.
바로크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크풍의 가구, 화려한 장식 혹은 과장된 장식의 의자나 침대? 바로크(Baroque)는 예술 사조에서 17세기와 18세기에 유행하던 양식이다. 이 시기에 활동했던 예술가들은 회화의 카라바조와 루벤스, 조각의 베르니니, 그리고 문학의 셰익스피어, 밀턴, 장 라신, 몰리에르 등이 있다.
클래식 음악에서 바로크 시대는 시기적으로 1600년에서부터 1750년까지 유행하던 음악 양식으로 일컫는다. 이 시기 음악가들의 예를 들자면, 몬테베르디, 파헬벨, 알비노니, 코렐리, 북스테후데, 비발디, 바흐, 헨델, 텔레만 등 대중이 기억할 만한 작곡가들이 꽤 있다.
바로크라는 프랑스어 명칭은 포르투갈 어원의 바로코(baroco)에서 유래했는데, ‘일그러진 진주’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는 바로크 시대 이후의 학자들이 당대의 문화를 일반화하는 데서 시작한다. 소위 신세대와 구세대, 구시대와 새 시대라는 식의 이분법적 구분 말이다. 특히 바로크 시대는 궁정문화를 대표하는 시기로 궁정의 격식과 예절은 고급스러움을 넘어 사치스러울 정도로 허례허식이 만연했던 시기였다. 이후 세대가 보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이러한 궁정 문화 속에서 궁정인으로 살아갔던 많은 음악가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있었지만, 사실 시종이나 하인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서, 요즘 공론화되고 있는 갑·을 관계 속에서 그들의 취향이나 궁정 행사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다. 클래식 음악을 엘리트 음악이나 부르주아 음악이라는 선입견을 품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음악적으로 중세나 르네상스 시기와 구분되는 특징은 기악이 음악 문화의 중심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악의 부상 역시 궁정의 사교 문화, 즉 춤음악에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바로크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사라반드, 가보트, 지그, 미뉴에트, 쿠랑트, 부레와 같은 춤곡이 유독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궁정의 체임버 홀에서 연주 가능한 협주곡과 소규모 앙상블, 3중주나 4중주와 같은 실내악(Chamber music) 작품 역시 많이 작곡됐다. 물론 천 년 동안 성당이나 교회, 그리고 궁정을 중심으로 발전했던 성악은 여전히 건재했다. 바로크 시대의 성악 장르는 오라토리오와 칸타타의 출현이 가장 눈에 띈다. 또한, 이전의 성악음악이 무반주 합창, 아카펠라 음악 중심이었다면 이 시기는 기악 반주의 합창 음악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중세나 르네상스 음악과 바로크 음악 간의 양식을 구분하는 예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오페라(Opera)! 오늘날 극장음악의 권좌를 뮤지컬에 빼앗긴 것처럼 보이는 오페라는 400여 년 전, 바로크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장르였다. 이탈리아의 플로렌스에서 탄생한 오페라는 전 유럽에서 흥행의 돌풍을 일으켰고, 덩달아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유럽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고용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마드리갈(Madrigal)과 더불어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최고 문화 상품으로 당대를 호령했다. 이후 많은 작곡가가 부와 명예를 보장받을 수 있는 오페라 작곡가가 되기를 열망했다. 이후 몬테베르디, 륄리, 라모, 퍼셀, 헨델, 모차르트, 로시니, 마이어베어, 벨리리, 도니제티, 베르디, 푸치니와 같은 오페라 작곡가들이 탄생하게 된다.
바로크라는 의미가 비록 ‘일그러진 진주’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150여 년의 짧지 않은 바로크 음악은 음악의 역사에서 새로운 기악 장르의 태동과 성악 음악의 또 다른 변모, 그리고 음악·문학·미술·무용·의상을 종합한 오페라의 출현 덕분에 당대 작곡가들과 이후 작곡가들에게는 창작의 새로운 장을 마련해 주었고, 오늘날 클래식 공연 문화의 청중에게는 심미적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고 음악 혹은 시대 음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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