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지역영화가 지역에 뿌리내리는 모습
상태바
지역영화가 지역에 뿌리내리는 모습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오멸 감독의 흑백영화 <지슬>의 동굴 속 한 장면. ‘지슬’은 제주방언으로 ‘감자’를 일컫는 말.
지역영화라는 말은 자신의 출신지역에 기반을 둔 연출가가 여타의 지역에서와는 다른 그 지역만의 독특한 색채에 주목하면서 그 지역을 이야기의 주요배경으로 삼아 창작하는 일련의 영화들로 이해될 수 있다. 물론 지역영화에 대한 정의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선 견해의 차이에 의해 나눌 수 있는 논의들은 다른 자리로 돌려놓자.
여기서 제시한 지역영화의 정의속에는 ‘일련의 영화’라는 표현이 들어있다. 지역영화를 단발성의 일회적 영화로 보는 시각에서 범위를 한정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는 창작자가 언제든 관심이 가면 선택할 수 있는 소재로서의 지역을 담는 것으로 지역영화가 좁게 이해되지 않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동어반복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지역영화의 정초는 지역영화의 지역적 재생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재생산의 핵심은 무엇일까?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고, 올해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위한 국제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 출품하면서 더욱 큰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지슬>(2012)이라는 영화가 있다. 1948년 제주 사람들의 정경이 담긴 흑백 극영화다. 이 영화속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픔의 뿌리처럼 가닿아 있는 것은 4.3항쟁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과가 주는 의미는 과거 사건의 끊임없는 회고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 영화를 통해 주목해야 할 것은 창작자의 지역적 기반이다. <지슬>의 연출을 맡은 오멸 감독
은 제주를 주요배경으로 삼은 작품들인 <어이그, 저 귓것>(2009), <뽕똘>(2010), <이어도>(2010)를 연이어 발표해왔다. 제주지역 독립영화협회를 이끌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지슬>은 이 작품들의 연장선 위에 있다. 이 영화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제주지역 영화제작사인 자파리필름은 오멸 감독의 이전작품 상영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두 달간 ‘끼리끼리상영회’라는 공동체상영 방식의 상영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물론 제주지역에만 한정돼 있다.

제작-배급-관람이라는 사이클이 지역안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재생산’이란 용어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서의 지역영화 재생산을 눈여겨 본다면, 그 핵심에는 해당 지역을 특유한 방식으로 묶는 ‘역사’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의 역사가 지역영화의 원천이라는 깨달음.
그리고 왜 끊임없이 4.3항쟁은 영화적인 환생을 되풀이하는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제주를 하나의 의미깊은 사례로 삼으면서 지역영화의 또다른 가능성을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